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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팀 쿡이 잡스의 '왼팔' 맨스필드를 부른 이유

IT/과학

    애플 팀 쿡이 잡스의 '왼팔' 맨스필드를 부른 이유

    애플 임원들과 개발자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 기대

    애플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타이탄' 책임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밥 맨스필드 전 수석부사장

     

    밥 맨스필드가 돌아왔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한 때 '애플 신화'를 써내려 갔던 그가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개발 프로젝트 '타이탄'을 이끌 수장의 자리에 올랐다.

    애플은 최근 맥북 에어와 아이맥, 아이패드, 아이폰과 같은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맡아온 밥 맨스필드(Bob Mansfield)에게 프로젝트 타이탄의 총괄책임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그래픽스 엔지니어 출신인 맨스필드는 2009년 회사가 애플에 인수된 이후 17년 간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활약하며 지금까지 맥북 에어와 아이맥 등을 개발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후 새로운 팀 쿡 체제로 전환되면서 2012년 6월 애플은 하드웨어 기술 담당 수석부사장이었던 맨스필드가 애플을 떠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맨스필드가 제출한 '미래의 제품(Work on Future Products)'를 읽어 본 팀 쿡 CEO는 8월 맨스필드의 사퇴를 번복하고 그가 애플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에 복귀한 맨스필드는 임원직함은 빠졌지만 팀 쿡 체제 하에서 '특별 프로젝트(Special Project)'를 수행하는 직무를 맡았다. 이를 통해 개발된 대표적인 제품이 애플워치로 알려져 있다.

    ◇ 애플 카 '타이탄' 책임자들…'애플 DNA' 부족했나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개발 프로젝트인 '타이탄'에는 수많은 애플 직원들과 외부에서 영입된 자동차 전문가들이 대거 투입되어 프로젝트 인력만 600명에서 최대 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세데스-벤츠 미국 실리콘밸리 연구소 책임자였던 요한 융비르트를 비롯해 테슬라 모터스나 자동차 메이커, 리튬이온 배터리 회사 등 전기 자동차 개발에 필요한 최고의 전문인력이 애플의 비밀 연구소에 모여들었다.

    애플은 2014년 시작한 전기차 생산 프로젝트 책임자로 포드 엔지니어 출신이자 1999년부터 아이팟과 아이폰 개발에 참여한 스티브 자데스키 수석 부사장을 임명했다. 하지만 그가 지난 1월 돌연 애플을 떠나면서 자리는 공석이 됐다.

    이후 4월 애스턴 마틴과 랜드로버의 수석 엔지니어 출신으로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크리스 포릿이 영입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프로젝트 타이탄의 새로운 리더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애플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과거 아이폰 안테나게이트가 불거진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스티브 잡스(가운데)와 팀 쿡(왼쪽), 밥 맨스필드 (사진=유튜브)

     

    21일(현지시간) 매체 더 인포메이션이 타이탄 내부 제보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당초 2019년 공개하기로 한 전기차가 여러 도전에 직면해 2년 더 미뤄진 2021년에 내놓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매체는 밥 맨스필드가 타이탄의 새로운 책임자가 됐다는 소식을 잇따라 전했다.

    애플의 주요 프로젝트 책임자는 전통적으로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시작했거나 외부에서 영입됐지만 오랜시간 애플 내에서 두각을 나타낸 엔지니어 출신이 맡아왔다. 이른바 '애플 DNA'를 가진 이들이었다.

    전기차는 차체를 제외하면 엔진과 같은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전자 부품만으로 만들어지고, 이를 컨트롤할 컴퓨터 주행 시스템이 결합된다. 여기에 애플만의 아이덴티티가 입혀지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애플의 핵심 제품을 개발해온 내부 인력의 참여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맨스필드 기용은 애플 임원들과 개발자들을 이어주는 리더 역할을 맡기에 제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이 당초 2019년 내놓기로 한 애플 카 공개를 미루고 내부 정비를 위한 '추가 시간'을 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 애플이 공들이는 애플 카는 '넥스트 빅 싱' 전략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애플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폰이 더이상 성장동력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당장 아이폰 판매량에서 드러난다.

    애플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23억5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 1분기 보다도 16%가 떨어지면서 애플은 2분기 연속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같은 상황은 가속화 돼 애플의 수익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단 애플의 문제만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16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을 당초 5.7%로 예상했으나 최근 3.1%로 하향 조정했다. 이미 2014년 27.8%에서 2015년 10.5%로 급락한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10% 미만으로 떨어진 수치다.

    애플 카 루머 디자인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로 이어지는 성장 밑그림에 애플 카를 연결했다. 전기차는 실리콘밸리 업계가 '넥스트 빅 싱(Next Big Thing)'으로 꼽는 핵심 플랫폼이다. CES 2015와 CES 2016에서 '커넥티드 카' 열풍이 이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엔진이 달린 내연기관 자동차는 진입장벽이 높지만 전기차 개발은 생산 비용이나 기간, 유지보수 측면에서 애플과 같은 IT 기업이 진입하기 쉬운 편이다. 애플이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카플레이(Car Play)'를 일찌감치 출시했지만 자동차를 통제할 수는 없다. 자동차까지 통제하면 이는 플랫폼이 된다. 애플이 통제 가능한 자동차를 직접 만들려는 이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모터스 CEO는 지난 6월 미국 IT 전문매체 리코드(Re/code)가 주최한 Code 컨퍼런스에 나와 애플의 전기차 개발을 언급하며 "2020년에 애플이 자동차를 양산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그들은 더 일찍 생산을 시작했어야 했지만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애플은 결국 좋은 차를 만들어 성공할 것"이라며 논쟁을 비켜나갔다.

    애플이 전기차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2020년 이후 전기차 시장은 10년간 고속성장해 2030년에는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50%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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