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안드레 에밋 (사진=KBL 제공)
2016-2017 KCC 프로농구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0개 구단 감독들이 "어떤 팀이 6강에 오르지 못할지 궁금하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각 팀이 6강 탈락의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서 혹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 반드시 제몫을 해줘야 하는 선수들을 정리했다.
▲KCC는 역시 안드레 에밋
에밋는 지난 정규리그에서 평균 25.7점을 올리며 KCC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매경기 30점 내외의 득점력을 자랑했다. 1대1 공격과 기술에 있어서는 많은 선수들이 인정하는 KBL의 1인자다.
'에밋 고(go)'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KCC가 에밋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고 이번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자칫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지만 이미 1시즌을 치렀기에 KCC는 조화를 걱정하지 않는다. KCC의 성적은 에밋에게 달려있다.
▲모비스의 우승? 이종현에게 물어봐
유재학 감독은 "13년 감독 하면서 이번만큼 어깨가 무거운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영입한 206cm의 국가대표 센터 이종현 때문이다.
이종현은 현재 발등 피로골절 부상과 싸우고 있다. 데뷔는 빨라야 11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비스는 당장 이종현에게 많은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양동근, 함지훈, 찰스 로드가 여전히 팀의 중심이다. 포스트시즌 때까지 모비스 농구에 얼마나 녹아드느냐가 관건이다. 유재학 감독도 "플레이오프에 들어가면 어느 정도 손발이 맞을 테니까 그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가겠다"고 자신했다.
▲바셋은 제2의 조 잭슨이 될 수 있을까
조 잭슨은 지난 시즌 KBL의 대표적인 히트상품이었다. 단신 외국인선수 제도의 부활을 상징하는 선수이자 오리온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이제 잭슨은 떠났고 오리온은 오데리안 바셋이라는 가드를 영입했다.
바셋은 잭슨만큼 폭발력을 갖춘 선수는 아니다. 대신 더 안정적이고 팀 플레이에 능하다는 평가다. 추일승 감독은 "KBL 첫 시즌이다 보니 너무 보여주려는 의욕이 앞서 연습 때 실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얼마나 빨리 새 리그에 적응해 강력한 오리온 포워드진과 상생의 길을 걷느냐가 관건이다.
▲이정현, KBL의 간판 '토종' 스코어러 될까
이정현은 지난 시즌 안양 KGC인삼공사의 외곽 에이스였다. 정규리그에서 데뷔 후 최다인 평균 13.6점을 올렸고 포스트시즌에서는 18.8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경기당 평균 2개 이상의 3점슛을 꾸준히 터트렸다. 정규리그 득점 순위에서 문태영(서울 삼성)에 이어 국내 선수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이정현은 국가대표 경험을 쌓으면서 급성장했고 올시즌 KBL을 대표하는 토종 스코어러가 될 준비를 마쳤다. KGC인삼공사는 2-3번 포지션이 두텁다. 그 중에서도 이정현이 해결사로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김태술, 삼성에서 부활할까?
서울 삼성은 오래 전부터 김태술을 원했다. 마침내 영입했다. 최근 2시즌동안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기대만큼 우려도 크다.
그러나 이상민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농구에 김태술만큼 어울리는 선수도 없다. 속공 전개에 능하고 2대2 공격 전개 능력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다만 이 모든 것은 전성기 시절의 이야기다. 김태술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김태술의 슈팅에도 주목해야 한다. 김태술은 특유의 중거리슛이 뒷받침될 때, 수비로 하여금 자신에게 눈을 떼지 못하게 할 때가 오히려 동료들을 더 잘 살려주는 게기가 된다.
▲'건강한' 윤호영을 보고 싶다
원주 동부는 지난 시즌 두경민과 허웅의 백코트를 앞세워 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올해도 젊은 백코트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팀에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는 따로 있다. 바로 포워드 윤호영이다.
윤호영은 김주성과 더불어 팀의 기둥같은 존재다. 그러나 지난 시즌 부상 때문에 정규리그 16경기 출전에 그쳤고 포스트시즌 무대는 밟아보지도 못했다. 윤호영은 동부 수비의 핵심이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능력도 고루 갖춘 포워드. 윤호영이 건강하다면 동부는 누구와 붙어도 두렵지 않다.
▲크리스 다니엘스가 돌아왔다
부산 kt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크리스 다니엘스를 뽑았다. 시즌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 개막전 출전은 어려워졌지만 올시즌 kt 성적은 다니엘스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t의 골밑은 무게감이 크지는 않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1-3순위 지명권 획득을 간절히 원했던 이유다. 결국 다니엘스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5시즌만에 KBL로 돌아온 다니엘스는 꾸준한 몸 관리로 예전보다 더 '슬림'해졌고 기술은 더 늘었다. 골밑과 와괵을 고루 갖췄고 탑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도 해줄 수 있다. KBL 농구를 농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김종규는 얼마나 더 성장했을까
창원 LG의 간판스타 김종규는 비시즌 해외 트레이닝을 통해 일취월장한 모습을 자랑했다. 특히 몸 상태가 굉장히 좋아 차기 시즌 기대치를 크게 높였다. 그러나 국가대표 팀에 다녀오면서 컨디션이 떨어졌고 최근에는 부상을 당해 개막전 출전은 어려운 상태다.
LG는 올해 외국인선수 1순위로 단신 선수인 에페브라를 지명했다. 센터를 맡을 선수에 대해서는 교체를 검토 중이다. 그만큼 골밑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는 상태. 그렇다면 김종규의 어깨가 더 무겁다. 김종규의 지난 시즌은 성장이 다소 정체된듯한 느낌이었다. 올해는 달라질까. 김종규에게나 LG에게나 매우 중요한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 농구는 역시 김선형
코트니 심스가 돌아왔고 테리코 화이트, 최준용이 가세했다고 해도 서울 SK의 중심에는 여전히 김선형이 있다. 김선형은 지난 시즌 초반 뛰지 못하며 34경기 출전에 그쳤고 SK는 김선형이 빠진 기간에 흔들리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올해는 다르다. 업그레이드된 김선형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즌이다. 김선형은 지난 시즌 3점슛 45.8%로 리그 1위를 차지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전까지는 '슛 없는 선수'의 대명사 같은 존재였다. 올해 유지될지 관심사다. 또 신인드래프트 2순위로 영입한 최준용은 화려하다. 김선형은 "우리는 코드가 잘 맞을 것"이라며 화려한 농구를 예고했다.
▲전자랜드의 보물이 된 박찬희
인천 전자랜드는 비시즌동안 KGC인삼공사의 포인트가드 박찬희를 영입했다. 크게 만족하고 있는 눈치다. 최근 전자랜드에는 박찬희처럼 빠르고 적극적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선수가 없었다. 이적하자마자 팀의 주축 선수로 발돋움한 박찬희다.
박찬희는 지난 시즌 41경기에서 평균 21분 출전에 그쳤다. 경기당 5.0점, 3.0어시스트 기록에 머물렀다. 본인도 자존심 회복을 해야하는 중요한 시즌이다. KGC인삼공사 시절 큰 경기 경험을 많이 해봤기에 "올해는 챔피언결정전에 가겠다"고 공언한 유도훈 감독의 다짐처럼 동료들을 잘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