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400년 동안 지진 공백…응력 상당히 누적돼
- 지진, 한번 시작되면 다발로 발생…"앞으로 더 자주, 더 큰 지진 발생할 것"
- 한반도 최대 잠재 지진규모 7.0인데 과거 원전은 6.0까지 견디게 설계
- "원전 하부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견딜 수 있을지…"
- 지반 약하면 진동 더 커져…"포항은 지반 약한 도시, 내진 보강 시급"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1월 14일 (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손문 교수(부산대)
◇ 정관용> 오늘 오후 2시 30분경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죠. 벽이 갈라지고 창문이 부서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5.8 규모의 경주지진이 일어난 지 1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큰 지진이 발생한 셈이죠.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손문 교수를 연결해 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손문>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부산에서는 진동이 좀 많이 느껴지셨을 것 같아요.
◆ 손문> 그렇습니다. 저도 학교에 있는데요. 지진이 발생해서 건물이 흔들흔들했습니다. 큰 진동을 느꼈습니다.
◇ 정관용> 여진이 계속되고 있죠, 지금?
◆ 손문> 그런데 이게 여진인지 이게 좀 조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전진, 본진, 여진을 구분을 할 때 이게 다 지진이 끝난 이후이 결정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지금 5. 4보다 더 큰 지진이 일어나면 이게 전진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함부로 이렇게 잘못 이야기를 하면 시민들이 안심하고 들어갔다가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이게 전진인지 본진인지는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이게 5. 4가 본진이었다고 하는 판정을 내리는 건 며칠 정도 걸리는 겁니까?
◆ 손문> 일단 최소한 2~3일은 두고봐야 될 것 같습니다. 구마모토 지진에서도 6. 5 지진이 일어나고 이게 본진이라고 시민들한테 안심하라고 했는데 이게 이틀 후에 7. 3 리히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거든요. 그것도 더 큰 피해를 유발시켰습니다, 그때. 그러니까 이게 좀 조심스럽지 않나 생각합니다.
◇ 정관용> 2~3일 내에 5. 4보다 더 큰 지진이 날 가능성 분명히 열려 있다 이 말이군요?
◆ 손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가장 궁금한 건 지난해 5. 8도 상당히 오랜만에 큰 강진이다, 이렇게 우리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 손문> 네.
◇ 정관용> 그리고 불과 1년 만에 또 5. 4. 물론 앞으로 뭐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우리 한반도에 지진이 지금 계속 더 잦아지고 있는 겁니까, 어떤 겁니까?
◆ 손문> 우리, 특히 한반도 동남권 있죠? 동남권의 지하에 있는 지각에 응력이 상당히 누적된 것 같습니다. 이게 17세기 때 우리나라에 이 지역에서 큰 지진이 많이 일어났거든요. 그때는 리히터 규모로 보면 7. 0 정도의 지진도 있었는데요. 그 이후에 한 400년 가까이 조용했단 말입니다. 400년 동안 조용한 가운데서 지하에서도 응력이 누적이 됩니다. 그렇게 응력이 누적이 되다가 응력이 점점 커지면 지각이 견딜 수가 없으면 이제 단층운동이 일어나면서 지진이 일어나거든요. 그래서 이 동남권에서 오랫동안 지진의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상당한 응력이 누적된 것으로 판단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좀 우려스러운 건 향후에는 좀 더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점점 증가한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지진의 발생 빈도도 더 잦아질까요?
◆ 손문> 그렇죠. 이게 원래 지진이라는 게 주기가 공백기가 끝나면 다발로 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17세기 같은 경우도 100년 이상을 굉장히 많은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니까 그럴 가능성도 있으니까 지금부터 우리가 철저히 대비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앞으로는 지진이 더 빈번하게 그리고 더 대규모 지진이 올 가능성 분명히 열려 있다, 그거군요?
◆ 손문> 그렇습니다.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이미선 지진화산센터장이 포항 지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정관용> 특히 동해안 지역 부분이 원자력발전소가 많은 곳이지 않습니까.
◆ 손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우리 원자력발전소는 지금 어디까지 견디게 돼 있습니까?
◆ 손문> 원자력발전소는 최근 원자력발전소하고 과거 원자력발전소를 구분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신고리 3~4호기부터 해서 약 리히터 규모로 보면 7. 0 이상 견디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 거는 리히터 규모로 보면 6. 0밖에 못 견딥니다. 그러니까 이게 과거 원전들이 문제인 거죠. 우리나라의 최대 잠재 지진 규모가 한 7. 0으로 보거든요. 만약 운이 나쁘게 이런 고리원전 하부에서 지진이 난다면 이 원전이 과연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 점에서 좀 우려스럽습니다. 과거 원전들이.
◇ 정관용> 손 교수님께서 지금 여러 가지 우리가 우려해야 할 대목들을 짚어주시고 철저한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하셨는데 어떤 대비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막막하네요.
◆ 손문> 그러니까 일단 원전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과거 원전은 지금 빨리 7. 0 이상으로 보강을 해야 됩니다. 보강을 해야 되고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7. 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거든요. 판의 경계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래서 7. 0 이상으로 보강해야 되고 그리고 노후된 원전들. 특히 수명이 다하면 폐기시키는 게 맞지 않을까 싶고요. 만약에 에너지 수급과 관련돼서 신재생에너지가 성공하면 좋지만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에너지 수급과 관련해서 만약에 원전을 꼭 지어야 한다면 최소한 7. 0 이상, 한 7. 4 정도 견딜 수 있는 이런 원전을 지을 수 있는 기술 확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원자력발전소는 그렇고. 오늘 5. 4에서도 포항의 고층 아파트에도 큰 균열이 났던데 이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손문> 이게 지금 우리나라에서 내진 설계 기술이 지금까지 너무 약했거든요. 그래서 국가적인 내진 성능 향상에 노력을 해야 되는데요. 특히 포항 같은 데는. 포항 같은 데는 지반이 약합니다. 그래서 지진 발생하면 지반진동 증폭현상이 일어나거든요. 그래서 지진동에 의한 보강 같은 걸 강화해야 되겠죠.
◇ 정관용> 새로 짓는 건물들은 그런 내진설계를 한다손 치더라도 이미 지어져 있는 건물들에도 내진 보강을 할 수 있는 겁니까?
◆ 손문> 그러니까 요즘은 그런 기술들이 많이 개발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공학자는 아니지만요. 건축공학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들으면 그런 방법들이 많이 저렴한 방법들이 개발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다 해야 되겠군요, 이제.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손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공학과 손문 교수였습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 [CBS 시사자키 페이스북 페이지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