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관련 증거를 인멸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임원 2명을 구속했다.
이들이 구속되면서 관련 수사를 둘러싼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개입이 이뤄졌다는 의혹은 더욱 짙어진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증거인멸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 소속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TF 서모 상무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송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피의자 및 관련자들의 수사에 대한 대응방식 및 경위에 비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지난 8일 증거인멸·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으로 이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상되자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 컴퓨터와 직원들의 휴대전화 등에 담겨 있는 자료를 삭제하거나 숨기는 등 증거를 인멸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직원들의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나 '합병', '미전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데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전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 등 단어를 문건에서 지우라고 지시했나", "윗선 지시를 받았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에 더해 삼성전자 소속 임원들까지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되면서 그룹 차원의 고의 분식회계 정황을 규명하기 위한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러한 그룹 차원의 증거인멸 시도가 사건의 본류인 분식회계 의혹과 맞닿아있다고 보고 고강도 병행 수사를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