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서울대 총학생회(총학)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을 비판하며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총학 차원에서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후보자로서는 모교 학생들의 공식 사퇴 요구에 직면한 모양새다.
제61대 서울대학교 총학 '내일'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지금 서울대 구성원들은 조국 후보자에게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의혹에 분노와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면서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는 나라,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위해 서울대 총학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조국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시절 작성한 논문에 제기된 여러 의혹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총학은 ▲ 조 후보자의 딸이 고교 시절 2주간의 인턴십만으로 '확장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 급 논문의 제1저자가 됐다는 점 ▲ 해당 논문의 연구 기간이 끝난 이후 조 후보자 딸이 박사 연구원으로 등재됐다는 점 ▲ 해당 논문이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점 ▲ 해당 논문이 대학 입시에 부정하게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점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총학이 조 교수에게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서울대 학생사회가 '보수화'되고 '우경화'되었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일각의 정치적 해석을 거부했다.
총학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2주간의 인턴십에 참여해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을 보고 밤낮없이 논문 작성을 위해 실험과 연구에 매진하는 학생들의 분노는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또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의혹들이 모두 사실은 아닐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청년 대학생들은 납득 가능한 설명과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정의·공정을 말하던 공직자의 모순된 모습에 배신감을 느낀 국민의 목소리를 뒤로한 채, 조 후보자는 제기되는 의혹에 명확한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문제는 없다'며 후안무치의 태도로 일관하는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돼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총학은 지난 23일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주최한 '조국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의 바통을 이어받아 오는 28일 총학 주관으로 제2차 촛불집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