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예산으로 CCTV를 설치해 논란이 일고 있는 김한근 강릉시장의 사택. (사진=전영래 기자)
강릉지역 시민단체들이 김한근 시장의 사택에 강릉시 예산을 불법으로 사용해 시설물을 설치했다며 5일 김 시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강릉경실련과 강릉시민행동은 이날 검찰 고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시장이 당선된 이후 관사가 아닌 사택에 거주하면서 컴퓨터와 팩스 등 220여만 원 상당의 전산장비를 시 예산으로 구입하고, 보안 등을 이유로 5백만 원 상당의 폐쇄회로(CC)TV까지 시 예산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월 예산 불법 사용에 대한 기자회견을 통해 김 시장의 사과와 설치 비용을 환수할 것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강릉시는 행안부에 자문을 구하고 있다며 아무런 조치와 답변이 없어 지방재정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강릉시민단체. (사진=전영래 기자)
이들 단체는 또 지난 7월 16일 강릉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청소년 음악제와 관련해 수의 계약에 관한 법률 위반과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규칙 위반 혐의 등으로 김 시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강릉시는 지자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5조(수의계약에 의할 수 있는 경우)에 의거해 특정인의 기술·품질이나 경험·자격이 필요한 조사·설계·특수측량·교육·행사 등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강릉시가 수의계약한 기획사는 행사나 공연기획의 특별한 기술·품질이나 경험·자격이 있는 회사가 아니어서 관련 시행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음악제의 총 사업비는 4억 원으로, 사업비가 3억 원 이상 30억 원 미만의 행사성 사업의 경우 강원도의 투자심사를 받아야 함에도 심사를 받지 않고 사업을 진행했다"며 "이는 지방재정법투자사업 심사규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릉지역 시민단체들이 김한근 시장의 사택에 강릉시 예산을 불법으로 사용해 시설물을 설치했다며 5일 김 시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진=강릉시민행동 제공)
이에 대해 강릉시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해명했다.
시장 사택에 행정전산장비를 지원한 것과 관련해서는 "행안부에서 재택근무제 등에 활용하기 위한 정부원격근무서비스(GVPN)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사택에서 전자결제 업무 처리를 하는 부분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안과 안전 등의 이유로 사택에 설치한 CCTV에 대해서도 행안부에 질의했지만, 아직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회신 결과에 따라 조치를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청소년 음악제에 대해서는 "계약은 대행사와 공연협약을 통해 이뤄졌다"며 "관련 시행령에 따라 적법하게 추진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강원도의 심사를 받을 수 없는 시기여서 부득이하게 시비를 3억 미만인 2억 9천만 원으로 세우고 나머지는 후원을 받아 행사를 진행했다"며 "심사를 받지 않고 진행한 부분에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