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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어기고 클럽 즐기다 군 감염 비상…지탄받는 기강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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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령어기고 클럽 즐기다 군 감염 비상…지탄받는 기강해이

    '다중밀집시설 이용 자제' 지침 내렸는데 이태원 클럽 방문
    2명은 클럽 방문했다 감염돼…2차 감염 2건 일어나
    초급 간부와 상근예비역 여러명 이태원 인근 유흥업소 이용 자진 신고
    10일 오전부터 사이버사 전 부대원 코로나19 검사
    국방부 "무단 외출은 지시 불이행…징계 논의 착수"

    지난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킹클럽의 8일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태원 클럽 집단발병과 관련해 군 내에서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가운데 2명은 직접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함께 군 당국의 자진 신고 유도 결과 초급 간부와 상근예비역 등 여러 명이 이태원 인근 유흥 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이태원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시행되던 때인데도 일부 간부들의 일탈 끝에 이번 집단감염 사태를 불렀다는 점에서 군 기강 해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국방부는 클럽을 방문한 간부들의 징계 논의에 착수했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서울 용산구 청사에서 근무하는 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의 D하사가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사이버사 근무지원중대 소속인 A하사는 지난 1일과 2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시행되고 있던 지난 5월 1일과 2일에 이태원의 클럽 등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용인 확진자(용인 66번 환자)'와 대면접촉을 하지는 않았지만 동선이 겹쳤고, 8일 아침 7시 30분쯤 확진 통보를 받았다. A하사와 같은 날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용인의 육군 중앙보충대대 소속 B대위도 8일 오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방부는 직후 접촉자로 분류된 103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시행했고, 이 과정에서 C상병이 9일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서 10일에는 D하사까지 확진 판정을 받아 2건의 군 내부 2차 감염이 일어났다.

    이로써 이태원 클럽발 군 내부 확진자는 4명, 군 전체 누적 확진자는 43명이 됐다.

    A하사의 확진 직후 군은 관련 접촉자들의 동선을 최소화하고자 했지만, C상병과 D하사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긴장을 절대 늦출 수 없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8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국군 사이버사령부 소속 부사관이 출입한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별관에 사이버사령부 부대 깃발이 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용산에 위치한 국방부 청사는 이태원과 가까우며 주요 도심과도 맞닿아 있다. A하사가 감염된 뒤 국방부 직원이나 군인, 다른 시민들에게 코로나19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현실이 되면서 군 내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방부는 10일 오전부터 사이버사령부 모든 부대원에 대한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이미 접촉자로 분류돼 8일에 검사를 받은 인원들도 있는데, 이들은 드라이브스루 방식 등으로 검사를 받은 뒤 일요일인 10일 자택에서 자가격리에 준하는 상태로 대기했다.

    이번 집단감염 사태는 특히 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맞춰 내려온 군 내부 지시를 따르지 않은 간부들의 일탈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군은 3월 24일부터 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맞춰 부대 회식과 사적 모임, 골프, 타 지역·부대 방문, 출장 등을 금지시키고 간부도 일과 뒤 영내대기하도록 했다. 외출외박과 휴가 제한 조치도 그대로 계속했다.

    이후 스트레스 증가로 인해 각종 사고가 빈발하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4월 19일 지휘서신을 내려 법과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지휘서신이 내려오기 직전인 18일 새벽엔 경기도의 한 부대에서 근무하는 부사관이 경북 영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고, 19일 새벽엔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속초에서도 간부들이 잇따라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지침은 4월 24일부터 다소 완화돼 간부는 공무원처럼 생활필수품 구매, 병원 진료 등 필요한 경우 지휘관 승인 없이도 외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다중밀집시설 이용은 자제하도록 통제하기로 했다. 5월 8일부터는 장병들의 휴가를 정상적으로 시행했다.

    다소 완화된 지침에도 불구하고 젊은 간부들이 '다중밀집시설'에 해당하는 클럽을 이용했다가 군 내부에서까지 2차 감염이 일어나는 불상사가 일어나게 된 셈이다.

    군은 이들이 지침을 어기고 무단 외출을 했다는 점이 지시 불이행에 해당된다고 보고 엄정하게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10일 "해당 클럽을 방문했던 2명의 간부에 대해 징계 논의에 들어갔다"며 "다만 치료가 우선이기 때문에 조사와 징계 수위 결정 등은 그 뒤에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 상황에서 다시 허용된 장병들의 외출과 휴가를 다시금 일괄적으로 통제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괄적으로 휴가를 통제할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 "지역 발생 상황에 따라 부대 지휘관의 판단으로 외출을 통제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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