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겐짱카레' 켄지 사장 SNS 캡처)
부산 카레전문점 '겐짱카레'에서 상표권 도용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표절 의혹을 받는 업체가 해당 주장을 반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겐짱카레의 요시다 켄지(71) 사장은 지난 5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저의 가게 주방에서 일하던 직원이 저 몰래 겐짱카레 상호명과 얼굴마크 까지 제가 아닌 본인의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해 사용한 사실을 뒤늦게 장사하면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가게 상호명으로 "겐짱카레 서면점"과 "겐짱카레본점(중앙동)"을 오픈해 겐짱카레를 최초 시작했던 가게(중앙본점) 근처에서 버젓이 장사를 하며 저의 카레인생 모든 것을 통째로 빼앗아 가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켄지 사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이)성추행, 마약 투약 등 신고를 반복해 경찰 수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임금체불 신고와 관련, 켄지 사장은 일본에서 현금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관례상 직원들에게 현금지급을 했지만 해당 직원들이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신고했고 돈을 줬다는 증거가 없는 켄지 사장은 결국 임금을 다시 지급했다고 전했다.
이후 켄지 사장은 함께 일하던 직원 미치코씨에게 본점을 넘겼다. 그는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00만원, 그리고 '레이낑'으로 50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레이낑은 일본에서 부동산 계약시 주인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권리금과 비슷한 의미로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다. 본점을 넘긴 켄지 사장은 2호점인 남포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켄지 사장, 대법원에서 성추행 유죄 판결 받아켄지 사장의 사연이 뒤늦게 조명을 받고 '겐짱카레본점'이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이강민 사장은 해명에 나섰다.
이 사장은 지난 5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켄지 사장과 갈등을 겪던 일본인 점장이 마약 투약과 퇴직금 미지급 등을 신고했다"며 "직원들은 주휴수당을 한 번도 받지 못했는데도 노동청에 신고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켄지 사장을 신고한 건 모든 직원들의 총의가 아닌 일부 직원의 행동이라는 것.
이 사장은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성추행으로 고소했던 직원이 3명"이라며 "그 중 1명은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 일어난 CCTV 증거가 있었고 대법원에서 켄지 사장의 유죄를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부인 미치코 씨에게 켄지 사장이 본점 인수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 조사 등)사건들에 휘말리다보니 외국인인 켄지 사장이 사업자를 내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사업자로 비자가 나오다보니 비자 문제도 생겨 불안해했다"며 미치코 씨에게 본점 인수를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고있는 서면점은 이 사장과 동업자가 차렸고 서면 2호점은 동업자가 추가로 창업해 운영중이다. 40계단점은 이 사장이 부인 미치코 씨와 중앙본점에서 옮겨온 점포다.
이 사장 부부(사진=SBS 방송영상 캡처)
◇이 사장 "상표권 미련 없어"…문제는 '보증금 지급'켄지 사장은 이 사장이 몰래 상표를 등록해 차린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당사자인 이 사장은 상표권을 넘기고 싶다는 입장이다.
이 사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겐짱'이라는 이름의 상표를 다른 사업자가 등록하고 있었는데, 10년 만기가 곧 끝나가는 시기"라며 "본점을 계속 운영하기 위해 먼저 상표등록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표등록 사실을 켄지 사장도 알고 있었다"며 "'제가 본점은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시거나 공동명의로 하자'고 제안했는데 켄지 사장은 자신의 명의로만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표면적으로 본다면 이 사장이 바로 켄지 사장에게 상표권을 넘기면 될 것처럼 보이지만 중심에는 보증금 문제가 있었다. 미치코 씨가 인수한 본점의 건물주는 켄지 사장이었는데 계약기간이 올해 6월임에도 본인의 비자문제가 해결되자 3월까지 비우라고 요구했다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이에 양측은 법원조정을 거쳐 이 사장 측이 4월 말까지 가게를 비우고 켄지 사장이 보증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여기서 켄지 사장이 받았다고 주장한 레이낑을 법원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은 것. 하지만 켄지 사장은 보증금 지급을 하지 않았고 결국 지난 5월 22일 경매절차가 시작됐다.
이 사장은 보증금만 받으면 상표권은 바로 돌려드린다는 입장이다. 그는 "보증금(을) 돌려받으면 상표권 돌려드리고 당장 이름을 바꾸고 싶다. 그런데 상호를 바꾸고 상표를 달라는 요구만 하고 돈은 안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특허정보넷 '키프리스' 캡처)
양측의 상표권 문제는 지난 8월 특허청에서 최종 거절 결정을 내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 사장이 보증금을 돌려받더라도 상표권을 돌려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서 겐짱카레를 검색하면 출원한 상표권의 법적상태가 거절로 표시된 것을 볼 수 있다. 이 사장은 "재심 요구를 할 수 있지만 상표에 미련이 없어 신청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켄지 사장이 인스타그램 호소문에 "저의 딸이라고 방송을 통해서까지 사칭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 이 사장은 "(당시)방송사와 합의한 각색"이라며 "(켄지 사장)부부가 모두 일본인이니 미치코 씨가 딸인 것 처럼 콘셉트를 잡자고 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