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하는 국민의힘 김병욱(왼쪽)·황보승희 의원. 연합뉴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국민의힘 초선 김병욱 의원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하는 내용을 잇따라 생방송하면서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극우 성향의 가세연에게는 야권 현역의원의 성폭행 의혹도 후원금(슈퍼챗) 수입원이 되고 있는 셈이다.
가세연 측은 6일 '정인이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는 김병욱 의원의 사진을 합성한 썸네일(미리보기 이미지)과 '[충격단독]'이라는 딱지를 단 영상을 공개했다.
가세연 측은 그러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도 해당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에 악용할 수도 있어 우리가 먼저 터뜨리는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생방송 배경을 밝혔다.
유튜브 데이터를 분석하는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영상 앞뒤에 붙은 대기영상을 빼고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생방송에서 후원금 수입은 7일 오후 기준 약 49만원 정도다.
이후 가세연 측은 폭로 다음날인 7일 '김병욱 진상조사 후 출당', '김병욱 피해자도 국민의힘'이라는 제목으로 생방송을 또 50여분간 진행해 각각 29만원, 32만원 가량의 후원금 수익을 올렸다.
이처럼 가세연측의 주요 수입원은 유튜브 실시간 방송 채팅창의 '슈퍼챗' 후원금이다. 실제 국내 유튜브 채널의 지난 1년간 슈퍼챗 후원금 수익을 확인해본 결과, 가세연이 7억 2674만원을 벌어 2위(팔천사와강아지세상·수익 3억 2015만원)와 3위(전광훈 너알아TV·수익 2억 8159만원)에 비해 압도적이다.
유튜브 생방송 유료채팅인 '슈퍼챗'은 시청자가 돈을 내면 채팅창 상단에 댓글을 고정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댓글을 상단에 고정시켜 다른 시청자로부터 주목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실제 '슈퍼챗'을 해서 상단에 자신의 의견을 고정하게 되면 출연자들이 종종 댓글을 읽어주기도 해 채팅창 여론을 주도하는 효과도 나타난다.
'슈퍼챗'은 시청자가 낸 돈 액수만큼 댓글을 상단에 오래 고정시켜주는 방식으로도 운영된다. 가령 1만원에 1시간 댓글 상단 고정이라면, 5만원을 내면 5시간 고정이다. 다른 생방송들도 지켜본 결과, 시청자가 내는 금액은 천원대부터 십만원대까지 다양하다.
가세연 측은 김 의원이 이학재 국회의원(바른미래당) 보좌관 시절인 2018년 10월, 경북 안동의 모 호텔에서 다른 의원실 인턴비서를 성폭행했다는 목격담을 제보받았다고 주장했다.
가세연 측은 "피해자는 당시 자유한국당 모 의원의 인턴 비서였던 A씨고 목격자는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의 비서 B씨"라며 "당시 B씨는 술에 취해 먼저 잠이 들었는데 잠시 후 깨어나보니 김 의원이 A씨를 성폭행하고 있었다"고 전하며 목격자의 존재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파장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지자 진상조사 직전 "결백을 밝힌 후 돌아오겠다"며 탈당한 상태다. 김 의원은 해당 내용이 사실무근이라며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욱 의원 의혹 관련 생방송 중인 가로세로연구소.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채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