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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입다물면... 탈북 여성, 성범죄 쉬쉬하는 이유는?"

사회 일반

    "나만 입다물면... 탈북 여성, 성범죄 쉬쉬하는 이유는?"

    탈북민 커뮤니티는 남한 안의 북한
    북한 출신성분과 인맥이 곧 권력
    성범죄·인권유린 숨기는 경우 많아
    경찰에 신고? 北 문화에선 어려워
    피해자는 '더럽혀졌다' 자책하기도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CBS 김정훈 기자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전수미 (변호사)

    지난 주말 유명 탈북작가가 한 탈북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죠. 이 작가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해서 앞으로는 법정에서 양측의 진실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탈북민들 사이의 성폭행 문제, 그동안 몇 차례 공론화가 됐는데요. 작년 여름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탈북자 김 모 씨의 이른바 헤엄 월북사건 기억나시죠? 이 김 모 씨는 월북에 앞서서 탈북민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기도 했었습니다.

    당시에 이 사건을 통해서 탈북민 여성들이 겪는 그 성범죄 피해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 좀 알려졌는데요. 오늘은 탈북민 여성들이 성범죄 피해를 입고도 경찰에 신고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그 현실에 대해서도 한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통일부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 자문위원을 맡고 계시는 변호사입니다. 전수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전수미> 안녕하세요.

     

    ◇ 김정훈> 전 변호사님, 작년에도 저희 뉴스쇼를 통해서 탈북민 여성들이 겪는 그 성폭력 피해에 대해서 또 본인이 직접 겪었던 피해에 대해서도 얘기해 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지금 계속 현재까지도 실제 피해자들과의 상담, 또 사건 대리 계속 이어가고 계시는 거죠?

    ◆ 전수미> 네, 맞습니다. 2019년 12월 30일부터 북한이탈여성분들의 미투가 시작이 되었고 그다음에 이제 신변보호 담당관에 대한 미투. 그다음에 말씀하셨던 저의 미투, 그다음에 이번에도 북한 남성이 가해자인 미투가 지금 지속이 되고 있는데 2019년 12월 30일에 시작됐던 미투의 성격은 남한의 권력자들,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서 저한테 상담을 하시거나 본인들이 당했던 거. 특히나 접촉했던 빈도가 많은 신변보호 담당관 그 일부 경찰들이 자신들에게 했던 어떤 부당한 일이나 성적인 착취에 대해서 상담하셨다면 제가 미투를 하고 최근에 들어서는 같은 북한 남성들이 자신들한테 가해 행위를 했던, 일부 남성들이 했던 그런 성착취의 문제나 아니면 임금 착취라든가 여러 가지 인권 유린 행태에 대해서 상담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 김정훈> 줄기차게 여러 가지 피해 신고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그런 피해 사실을 공론화하거나 직접 신고하기 어려운 그런 상황에 대해서 궁금하거든요, 그런 상황들에 대해서. 일단 탈북민들의 커뮤니티가 어떤 분위기인지 또 어떤 문화가 있는지 그 안에 같이 있지 않은 분이라면 잘 많이 모르실 것 같아요. 이를테면 해외에 있는 우리 교민사회하고 비슷하다고 보면 될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좀 설명해 줄 실수가 있을까요.

    ◆ 전수미> 주로 특강을 하거나 강의를 할 때 남한 분들이 저한테 많이 물어보세요. 북한 사람들 왜 그러냐, 잘 모르겠다라고 하시거든요. 같은 조선어 쓰고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거는 북한분들도 마찬가지예요. 서로가 사회문화적인 배경이 너무나 많이 다른데 저는 그렇게 말씀을 드려요. 외국에 있는 우리 한인사회를 한번 생각해 봐라. 한인 커뮤니티 안에서 영어를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 안에서 결혼이라든지 취업이라든가 모든 일상생활이 다 이루어지는 바깥과 교류가 있는 사람도 있지만 교류가 없이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그거를 비유를 하자면 남한 안에 또 다른 북한이 있는 거죠.

    ◇ 김정훈> 남한 안의 또 다른 북한 사회.

    ◆ 전수미> 네. 남한 안의 또 다른 북한이고 그 안에서 이분들은 커뮤니티 안에서 취업이라든가 아니면 어떤 결혼이라든가 아니면 정착생활의 전반적인 것들을 서로가 정보를 교환하면서 그 안에서 살아가고 계시는 그런 모습들이 있죠.

    ◇ 김정훈> 그 안에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또 직업도 얻고 결혼도 하고 이런 관계네요. 그 커뮤니티라는 게.

    ◆ 전수미> 네, 맞습니다.

    ◇ 김정훈> 그런데 우리 교민사회를 보면 해외 교민사회가 있지만 그 안에서 이렇게 나와서 독립적으로 생활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단 말이죠. 그러니까 탈북민 사회는 그 커뮤니티를 벗어나기가 좀 어렵습니까?

    ◆ 전수미> 일반적으로 언어의 측면을 많이들 다르게 생각하시는데 남한 언어 중에서 상당수가 한자어라든가 아니면 그런 프랑스어, 영어, 이렇게 외래어가 정말 많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어디에서 오셨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분들이 심하면 50% 이상을 남한 언어를, 남조선 언어를 잘 이해를 못 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그러니까 언어의 차이, 사회문화적인 그런 차이, 체제의 차이 그런 것들이 너무나 많이 상이하기 때문에 이분들이 한마디로 정말 같은 남한이고 같은 한민족, 남조선이라고 부르지만 외국인 거죠.

    문제는 같은 외모, 같은 조선어, 같은 눈동자를 가졌는데 또 하나의 상대적 박탈감이나 괴리감을 느낄 수 있고 차별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는, 스스로가 이방인이라고 느끼시는 거죠. 완벽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나는 이방인. 결국에는 북한에서 나왔기 때문에 북한 사람도 아니고 남한에 왔지만 온전히 남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그런 이방인으로서 많은 괴리감을 느끼시죠.

    ◇ 김정훈>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그분들이 느끼는 차이, 이질감, 이런 것들이 상당히 크다는 얘기네요. 그래서 그 때문에 커뮤니티를 쉽게 벗어날 수도 없는.

    지난 15일 북한 평양시에서 열린 군민연합대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전수미> 그렇죠. 커뮤니티 안에서 같은 우리도 한인사회에서 봤을 때 한인사회의 커뮤니티 안에서 소개받거나 뭔가를 얻는 것에 대해서 같은 한국 사람이면 신뢰가 있잖아요. 남한 안에서도 거의 외국과 같이 불모지처럼 그러니까 굉장히 괴리감을 느끼는데, 같은 고향에서 온 사람들이 미리 정착해서 살고 있고 그 사람들 가운데 남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거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죠.

    ◇ 김정훈> 그런데 벗어날 수 없는 그 탈북민 사회의 커뮤니티 그 안에서 권력의 차이가 존재한다, 이런 얘기를 들었거든요. 심지어 계급이 다른 수준이다. 이런 얘기까지 좀 나오던데 실제는 어떻습니까?

    ◆ 전수미> 북한에서 원래 그걸 토대라고 하는데 출신 성분이 좋으신 분들.

    ◇ 김정훈> 북한에서의 출신성분.

    ◆ 전수미> 있잖아요. 그래서 맨처음에 그분들끼리 만났을 때는 어디 출신이냐 그것 첫 마디로 물어보세요. 그걸로 이 사람은 북한에서 어떠한 지위, 어떠한 출신이고 어떠한 토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구나를 판단할 수 있는 그게 첫 마디가 그거거든요, 어디 출신이냐, 어디서 왔냐. 한 다음에 그 출신성분에 따라서 만약에 평양시민이다 그러면 아니면 특정한 당 간부다 이렇게 하면 일반 시민들과 본인과의 같은 이름으로(탈북민으로) 묶이는 걸 불쾌해하시는 분들도, 그러니까 감히 북한에서는 쳐다볼 수도 없는 지위였는데 여기서는 같은 하나의 다른 이름으로 묶이는 걸 불쾌해하시는 분도 있고.

    그 신분 자체를 그대로 가져오고 남한 안의 북한이기 때문에 북한의 그런 계층구조를 그대로 가져와서 (북한에서) 하나의 권력을 가졌던 사람이 여기서 또 권력을 가지고 아니면 또 다른 플러스,북한에서 인권유린이라든가 아니면 언론에 많이 나와서 유명해졌던 사람들도 또 하나의 새로운 권력을 얻어서 그런 피라미드의 최상류층에, 탈북민들 커뮤니티 안에서 최상류층에 존재하게 되는 거죠.

    ◇ 김정훈> 신기하네요. 북한에서의 권력과 지위가 남한에서도 이어지는 모습이네요, 그러면?

    ◆ 전수미> 네, 맞습니다.

    ◇ 김정훈> 그럼 그런 권력의 차이가 어떤 북한 커뮤니티 안에서의 성폭력의 한 배경이 된다든가 아니면 성폭력을 겪고도 신고를 할 수 없는 어떤 이유가 된다든가 그런 측면도 있을까요?

    ◆ 전수미> 왜냐하면 북한에서도 상당히 권력형 성범죄가 존재를 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 두려워하는 게 많아서 그동안 군인이나 경찰에 대한 남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그거를 고발을 못 했던 이유들이 북한에서의 그런 사회문화적 가치적 배경 때문이거든요. 남한에서도 그 사람들이 전체적인 힘이 있고 무서운 사람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분들이 새로운 권력을 얻게 되는 사람이나 미국의 누구 대통령을 만났다, 국회의원을 만났다, 미 의회에서 연설을 했다 하면 이 사람 뒤에는 미국의 배후가 있거나 내 뒤에는 국회의원 누가 있어. 항상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다른 북한에서 오신 특히 여성분들은 북한 특유의 가부장적 문화나 그런 권위적인 문화와 플러스 남성이 더 상위에 있다는 그런 기본적인 개념 때문에 이 권력의 뒤에 배후가 있어, 남한의 권력자가 있고 미국의 배후가 있어 보이는 사람들에게 감히 부당한 일을 당해도 그거에 대해서 반항을 하거나 문제제기를 할 수가 없죠.

     

    ◇ 김정훈> 함부로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그런 권력구조가 있다라는 말씀이신데 그런데 또 쉽게 이해가 안 되는 건 탈북민들끼리는 이게 신변보호담당관이라고 하나요? 경찰관들이 이렇게 매치가 돼 있잖아요. 그래서 그 경찰들이 사실은 뭐 가해자가 탈북민, 가해자가 북한에서 어떤 출신이든 어떤 지위를 갖고 있든 그분들 경찰 입장에서는 공무를 집행할 뿐일 텐데 그런 경찰관한테 직접 신고를 한다든가 아니면 자신의 피해를 공론화한다든가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여전히 그런 의문이 좀 남아요.

    ◆ 전수미> 북한에서의 형사의 위치는 인민의 지위를 좌지우지하는 위치인 거지 한국처럼, 남한처럼 민중의 지팡이, 민중을 위해 봉사하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우선 북한처럼 생각하시는 경향도 크고. 오히려 그 사람 말에 복종하거나 내가 이 사람한테 보고를 해야 된다는 그런 강자와 약자의 입장에서 명령을 받는 약자의 입장으로 본인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북한에서는 잡아먹혔다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여자가 겁탈을 당했을 때 남성이 나를 잡아먹었다, 잡아먹혔다. 결국에는 거기에서는 약육강식의 강자가 나를 먹었고 나는 죽은 사람이다. 죽은 목숨이다라고 이제 생각하거든요.

    그 워딩에서 알 수 있는 게. 그런 잡아먹혔으면 어떻게 하냐. 이거를 신고를 하고 투쟁을 하는 게 아니라 문제제기를 하는 게 아니라 나는 이제 몸이 이미 더러워졌어, 망신스럽고 수치스러워. 이건 가려야 돼. 왜냐. 내가 북한에서 배신자, 변절자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여기까지 왔는데 남조선 사회에서도 정착을 못 하면 나는 끝이야. 죽어야 돼. 이건 최대한 수치스러운 거고 망신스러운 거기 때문에 내가 이거를 말하지 말아야 돼. 나 혼자 안고 있어야 돼, 내가 말을 하면 보수적인 권위적인 탈북민 사회에서도 왜 탈북민 전체의 이미지를 내가 더럽히느냐. 너만 입다물고 있으면 된다라는 그런 압박과 인식.

    스스로도,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자 탓을 하는 거예요. 내가 품행을 잘못해서, 내가 도덕이 없어서, 내가 잘못해서라는 스스로의 그런 생각. 주위에서의, 같은 고향에서 온 사람들의 압박 이러한 배경들 때문에 그거를 숨기려고 하지 않거나 용기를 차마 내기가 힘들죠.

    ◇ 김정훈>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을 우리가 쉽게 짐작하기는 또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가 다른 탈북민 분들 상대로 취재를 좀 해보니까 모든 탈북민들이 경찰을 믿지 못한다거나 생존의 위협 때문에 신고를 하기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 물론 그런 사례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너무 일반화하는 것은 또 문제가 있다. 이런 말씀들도 하세요. 변호사님이 실제로 피해상담을 쭉 해 보시면 그런 고충들을 토로하는 그런 사례들이 많이 있기는 하던가요?

    ◆ 전수미> 주로 남한에 3만 4000명 중에 76%가 여성분들이거든요. 아마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은 주로 탈북민 단체장이나 주로 남성분들이 그렇게, 왜냐하면 경찰의 신변보호담당관들이 해야 되는 여러 업무 중에 하나가 탈북민 단체를 관리하고 거기에 대해서 어떠한 지원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돈이 결국에는 결부되는 거기 때문에 경찰로부터 돈을 지원받는 탈북민들은 당연히 경찰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받기 때문에 그런 불편함이 없다거나 그거에 대해서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죠.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언론에 나오는 대부분 북한에서 오신 분들 이미지가 되게 거칠고 이제 우리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3만 4000명의 북한에서 오신 분들 중에서 1%도 안 되는 소수의 이미지, 보여지는 사람들로 인해서 북한 사람들은 다 저렇구나라고 생각을 하시다 보니 그 1% 안 되는 확률로 그렇게 보여지는 것들의 한계가 좀 있는 거고 실제로는 그 3만 명 정도 되는 여성분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갖지 못한 채로 그거를 숨기고 살거나 아니면 명절 때만 되면 이제 극단적인 선택을 하시거나 아니면 그냥 입막음을 당한 채로 사시는 경우가 더 많죠.

    ◇ 김정훈> 쭉 말씀을 들어보면 그 탈북민 그룹 내에서, 그 커뮤니티 내에서의 성폭력 피해 실태, 조금 더 섬세하게 또 그들에 맞는 프레임으로 그들에 맞는 시각으로 살펴봐야 된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전수미> 감사합니다.

    ◇ 김정훈> 지금까지 전수미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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