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윤창원 기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확인서를 발급해 준 혐의에 대한 1심 결론이 28일 나온다. 이날 판결은 최 대표 본인의 남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은 물론 공모관계에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검찰 "허위 인턴" vs 최강욱 "위법한 기소"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최 대표에 대한 1심 선고를 진행한다. 지난해 1월 검찰이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었던 최 대표를 재판에 넘긴 지 약 1년 만이다.
검찰은 최 대표가 법무법인 청맥의 변호사였던 2017년 10월 조국 전 장관 부부의 부탁으로 아들 조모씨에게 실제로 일하지 않았음에도 문서정리 및 영어번역을 했다는 허위 확인서를 만들어 준 것으로 의심한다. 정 교수가 최 대표에게 확인서에 기재할 내용을 이메일을 통해 보냈고 최 대표가 이를 출력해 도장을 찍었다는 것이다.
확인서에는 2017년 1월 10일부터 10월 1일까지 매주 2회 모두 16시간 동안 변호사 업무를 배우고 문서정리 및 영문 번역 등 업무를 보조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조씨는 이러한 경력을 기재해 2018년 전기 고려대와 연세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 지원했고 모두 합격했다.
이는 허위 경력으로 합격한 것임으로 최 대표가 조 전 장관 부부와 공모해 입학 사정 업무를 방해했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은 이러한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여러 정황 증거들도 그간 재판에서 제시했다. 최 대표가 정 교수에게 확인서를 보낼 때 둘 간에 나눈 대화 내용이 대표적이다.
"그 서류로 ○(조씨)이 합격하는 데 도움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최 대표), "그 서류는 연고대를 위한 것인데 어쩜 좋을지"(정 교수)조씨가 대학원 입시 준비가 한참이던 2017년 5월 최 대표가 정 교수에게 "○(조씨) 목소리 오랜 만에 들었네요"라며 문자한 것도 검찰이 조씨 인턴 활동을 허위로 보는 주요 근거다. 최 대표 측 주장대로 조씨가 실제로 인턴을 했다면 활동 기간 중이었을 2017년 5월에 최 대표가 조씨 목소리를 오랜만에 들었다고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청맥 사무실 직원이 조씨의 인턴활동을 본 적이 없다고 한 진술도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삼으며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반면 최 대표 측은 조씨가 사무실에서 인턴을 했다며 검찰 주장을 반박한다.
특히 이 재판의 마지막에 나온 증인이자 조씨를 사무실에서 본 적이 있다는 청맥 소속 변호사 남모씨의 증언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최 대표가 신청한 증인인 남씨는 지난해 12월 15일 재판에 나와 "최 대표로부터 조국 아들이 외국 유학을 갔다와서 인턴을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 2017년 초순경 얼핏 두 번 봤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시비리 공범 중 최 대표만 기소됐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없이 기소했다며 위법한 공소제기라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조씨가 실제 인턴활동을 했는지 여부를 두고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재판부의 유‧무죄 판단도 결국 둘 중 어느 주장에 신빙성을 부여하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윤창원 기자
◇'선거법 위반' 재판 물론…조국 '입시비리' 재판도 영향줄듯이 재판은 최 대표 본인이 기소된 또 다른 사건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과도 밀접히 연결돼있다. 최 대표는 총선 기간 팟캐스트 등에 출연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활동을 확인했고 확인서를 발급해줬다는 취지로 허위 공표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최 대표 측은 그간 공판준비기일에서 "허위사실 공표가 아닌 의견의 표시"라며 맞서왔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가 최 대표의 업무방해 혐의를 유죄로 판결한다면 이는 최 대표가 허위사실을 발언한 셈이 돼 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해당 재판은 이날 판결을 참고한 후에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갈 계획이다. 검찰도 업무방해 사건의 판결문을 검토한 뒤 최 대표의 발언이 허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추가로 입증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공범으로 기재된 조국 전 장관 재판에도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조 전 장관은 최 대표와 같은 공소사실로 기소돼 별도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미 정 교수의 1심 재판부가 입시비리 혐의 중 상당수를 조 전 장관과 공모했다고 인정하면서 다소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반대로 무죄가 선고되면 최 대표는 물론 조 전 장관도 최악의 상황은 피해 한숨을 돌리게 된다.
한편 최 대표는 전날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이동재 전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도 추가 기소됐다. 업무방해 혐의와 선거법 위반에 이은 세 번째 기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