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이광석 교수 (서울과기대), 홍명교 활동가
◇ 김종대> 디지털 기술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 디지털 별곡입니다. 오늘 주제는 유령노동입니다. 뭔가 으스스하죠? 오늘도 활동가 홍명교 씨,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이광석 교수 모셨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 이광석>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홍명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종대> 제가 소개하면서도 조금 소름이 끼쳐요. 유령노동. 이 디지털 분야에 우리가 유령노동이 있다. 이런 말씀 두 분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먼저 어떤 게 유령노동인지 소개 좀 해 주시겠습니까?
◆ 이광석> 예전에 그림자노동이라는 게 있었는데요. 좀 비슷한 말이긴 합니다. 그림자, 유령. 일단은 보이지 않는다라는 느낌.
◇ 김종대> 그 존재가 보이지 않는다.
◆ 이광석> 그렇죠. 주로는 인공지능 기술 혹은 플랫폼 기술과 관련해서 그 기술이 중심이 되면서 그 일의 허드렛일 혹은 심부름꾼 같은 일들을 잡일들을 해 주는 그런 노동자들, 새롭게 형성되는 위태로운 노동자들을 보통 유령노동이라고 많이들 얘기하고 있습니다.
◇ 김종대> 홍명교 활동가께서 우리 유령노동을 직접 체험까지 하셨다고요?
◆ 홍명교> 제가 직접 오늘 이야기 좀 해 보려고 유령노동의 하나인 데이터라벨링 일을 직접 해 봤습니다, 집에서.
◇ 김종대> 어떤 일이죠?
◆ 홍명교> 예를 들면 어떤 사진이나 영상 같은 거 보면 거기 사람도 있고 동물, 고양이, 개 이런 게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체크를 네모 박스를 쳐주는 일을 하는 게 있는데요. 그걸 이미지 바운딩이라고 하는데.
◇ 김종대> 이미지 바운딩. 어려운 용어 많이 나오네요.
◆ 홍명교> 그리고 텍스트 태깅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집 앞에 누가 자꾸 개똥을 놔두고가서 너무 화가 나서 저 사람 어떻게 처벌할 수 없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고 치면 예를 들면요. 궁금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 이럴 경우에 검색을 하잖아요. 이제 그런 경우같이 다양한 사례들, 사람들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이 질문으로 나오면, 제가 왼쪽에 제시된 법안을 보고 태깅을 골라주는 거예요. 정답이 될 수 있는 글자 부분을 딱 체크를, 입력을 해 주는 거죠. 그러면 나중에 어떤 누구든지 그런 관련해서 관련된 내용을 검색을 했을 때 딱 정확하게 나오더라고요. 그게 텍스트 태깅이라고 합니다.
◇ 김종대> 검색 결과가 정확하게 나올 수 있도록 계속 그런 텍스트에다가.
◆ 홍명교> 정확도를 높이는.
◇ 김종대> 정확도를 높여주는 이런 수작업인 걸로 이해가 됩니다.
◆ 홍명교> 그것도 있고 다양한 일들이 있더라고요.
◇ 김종대> 일종의 허드렛일같이 느껴지는데 그러면 고용주가 누구고 이것이 어떻게 쓰임새가 있고 이런 것들이 다 파악이 되나요?
◆ 홍명교> 이제 일종의 오픈 플랫폼 같은 데 들어가서 데이터 라벨러로 등록을 한 사람들이 거기 떠 있는 몇백 개의 작업들이 있는데 자기가 골라가지고 하고 싶은 거 골라서 일을 할 수 있고요. 이를테면 거기에 나와 있어요. 이건 네이버에서 맡긴 일이다, 이건 카카오에서 맡긴 일이다 이런 식으로 정리가 돼 있고요. 그게 이제 네이버의 여러 서비스들을 발전시키는 데 쓰이는 거죠.
◇ 김종대> 그렇군요. 어떠시던가요?
◆ 홍명교> 이게 처음에는 되게 재미있었는데 몇 시간 했는데 하다 보니까 이게 결국에 시급으로 따지니까 삼천몇 백원 꼴이더라고요.
◆ 이광석> 어떻게 보면 그게 현대판 인력시장이라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일이 필요한 쪽에서 의뢰인이 일감을 던져주면, 거기에 맞춰서 시급이 됐든 뭐가 됐든 단기 계약직으로 선택을 해서 데이터 기술과 관련된 일들을 처리하는 그런 인력시장이라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 김종대> 그런 인력시장에 이렇게 연결을 해 주는 그런 플랫폼이 따로 있다고도 얘기를 들었습니다.
크라우드웍스캡처
◆ 홍명교> 그게 이제 제가 방금 말씀드린 크라우드워크 같은 플랫폼들을 말하는 거고요. 이런 업체들을 중개를 해 주는 거고. 거기에 저 같은 사람들이 등록을 해서 하는데 여기서 제일 많이 등록된 업체 같은 경우가 21만 명 정도가 등록이 되어 있다고 하고요.
◇ 김종대> 21만 명이라면 구직자말입니까?
◆ 홍명교> 구직자들이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노동자들이. 그런데 이제 업체 측에서 밝힌 보고서를 보면 이 21만 명 중에 전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이렇게 일을 하는 사람이 그중에 40% 정도 된다고 합니다.
◇ 김종대> 40%가 전업으로.
◆ 홍명교> 계산해 보니까 한 8, 9만 정도 되더라고요.그런데 이게 제가 영화를 전공했거든요. 영화하는 사람이 전국에 한 3만 명 정도 돼요. 그거의 약 3배 정도인 거고요. 소방관이 4만 명인데, 우리나라에. 소방관의 2배인 거죠, 이 숫자가.그만큼 많더라고요.
◇ 김종대> 그렇게 우리나라에도 시장이 형성돼 있다. 그러면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궁금하네요.
◆ 홍명교> 이게 사실은 크라우드워크 같은게 아마존의 사례를 보고 본따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게 2005년에 이미 아마존이 쇼핑몰 사업으로 시작을 했잖아요. 그 쇼핑몰에서 도매상이나 소매상들이 자기가 팔고자 하는 상품의 어떤 이미지나 영상 이런 걸 올리면 등록을 하면 그걸 보고 그 내용을 정리를 해 준다든지, 그리고 이것에 대한 상품평들을 분류를 한다든지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을 구하려고 아마존에서 이제 메카니컬 터크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이게 이제 의미는 터키 기계 인형. 옛날에 18세기에 체스할 때 자동인형 같은 게 있어서 사람들이 저게 사람인가 아니면 기계인가 이렇게 의심했던 그런 게 있는데 거기에서 이제 본따서 메카니컬 터크라고 이름을 지은 거고요. 그런데 일종의 이게 실제로는 인공지능이 하는 것처럼 자동으로 이게 일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뒤에 이제 인간 노동이 숨겨져 있다는 걸 암시하는 의미로 이름을 지은 것 같아요.
◇ 김종대> 그래요?
◆ 홍명교>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아마존에 등록된 사람만 한 50만 명 정도.
◇ 김종대> 엄청나네요.
◆ 홍명교> AI 기술 자체가 이제 머신러닝 알고리즘이잖아요. 기계학습 알고리즘이라고 하는 건데 이게 이제 이걸 컴퓨터를 학습을 시켜가지고 일종의 규칙을 만들도록 하는 건데, 이게 정확도가 높으려면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이 되려면 데이터 양 자체가 엄청 많아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를 때려넣는 작업이 필요한 거죠. 사람이 거기 가서 이걸 가공을 해 줘야 되는데 그 일을 유령노동의 대표적인 사례로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 이광석> 보통 인공지능 기술에서, 이제 데이터를 많이 주면서 인간이 옆에서 살짝살짝 도와주면서 정확한 어떤 그런 이미지값을 형성하기 위해서 혹은 데이터값을 형성하기 위해서 인간의 그런 보이지 않는 작업들이 '선작업'들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 김종대> 그러니까 일하는 주체는 기계가 되고 그 기계를 시중드는 게 사람이 되는 거네요? 여왕개미 같은 기계 하나 있고 일개미들이 다 그냥 수십만 마리가 도와서 도와주는. 비슷합니까?(웃음) 이게 묘사가 제대로 안 됩니다. 이분들의 일자리의 질은 어떨까요?
◆ 홍명교> 일자리 질이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르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분들 말고는 일자리 질이 굉장히 낮고요. 그 네이버나 카카오 이런 데라고 하더라도 2019년에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서 조사한 것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거든요. 그런데 네이버 본사 조합원 같은 경우에는 연봉 5000만 원 이상인 비율이 한 90%가 넘었는데 93%.
◇ 김종대> 고임금이네요.
◆ 홍명교> 고임금이죠. 그런데 다수의 이제 자회사 소속의 조합원들 같은 경우에는 5000만 원 미만인 경우가 84% 이 정도였던 걸로.
◇ 김종대> 확 바뀌네.
◆ 홍명교> 그러니까 이게 엄청나게 양극화가 돼 있는 거죠, 카카오도 마찬가지이고. 그런데 이거는 사실은 눈에 보이는 거니까 조사하면 다 나오니까 우리가 딱 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아까 말씀드렸던 데이터 라벨링이라든지 아니면 플랫폼 노동자들, 배달이나 이런 분들 같은 경우에는 이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양극화가 되는 거죠.
배달의 민족(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김종대> 저임금에 과로사에 지금 엄청난 문제들이 막 폭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이광석> 어떻게 보면 인간의 생체리듬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노동하는 주체는 쉬어줘야 되잖아요. 잠도 자줘야 되고 이래야 되는 건데. 지금 현재 이제 플랫폼 노동의 노동 주기를 보면 기계의 리듬에 맞춰져 있다라는 거죠. 알고리즘의 리듬에 맞춰져 있고 최대한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그런, 그중에 사람도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A에서 B로 특정의 물건을 옮겨야 되면 최단 시간을 A에서 B까지 가장 효율적으로 갈 수 있는 경로들을 기술이 선택해 주는 방식이거든요. 마치 이제 그런 예처럼, 대부분의 플랫폼에서의 그런 기술적 의사결정이라는 것들이 기술 논리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체리듬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게 가장 무엇보다 큰 문제점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 김종대> 우리 배달 라이더하는 분이 방송에 나오셔서 말씀하시는데요. 빠른 길을 자기 노하우로 안대요. 그런데 인공지능이 시키는 길로 안 가면 당장 회사에서 연락 온다는 겁니다. 철저히 시키는 대로만 해야 된다, 이러면서 통제당한다는 느낌, 어떤 존재감이 약화되는 이런 것들 얘기하는 걸 보면 결국은 자기 존중이랄까 자기 존재감이 어떤 존중받지 못한다는 위협감 아닐까요?
◆ 이광석> 맞습니다. 대체로 보면 다 비숙련의 일들입니다. 몇 가지 가이드라인만 지키고 누구든 일을 할 수 있는 일들이 플랫폼 일이거나 혹은 플랫폼 노동이거나 유령노동의 일이기 때문에 실제 일은 굉장히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시간이 자기가 날 때 몰두해서 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경력을 개발하는 기회라든지 이런 것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거죠. 특별히 어떤 커리어로 축적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도 상당히 문제가 있을 수가 있고,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데이터 기록으로서 통제가 되기 때문에 실시간 자기가 수행한 것들이 로그파일 형태로 다 남거든요. 그러니까 언제든 그런 것들에 대한 관리감독 그다음에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들이 항상 풍부하다는 것, 이런 것들이 굉장히 노동을 위태롭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김종대> 우리 정부도 작년에 디지털 뉴딜 발표하면서 39만 개 데이터댐 일자리를 만든다고 발표했어요. 그런데 이 일자리가 과연 뭘 의미하는 거냐 노동다운 노동이냐 아니면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유령노동이냐. 궁금하네요.
◆ 이광석>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유령노동 일자리에 가깝다라고 봐야죠. 왜냐하면 75%가 데이터 레이블링 작업이거든요. 거기에다 4개월짜리 단기 계약에 데이터 노동 일자리인 건데. 당장에 지금 코로나 국면에서는 먹거리가 시급하고 일자리가 시급한 청년 고학력의 일자리의 구직자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일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일의 내용이나 성격을 보면 오늘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유령노동에 가장 충실한 사례가 아닐까 일종에 어떤 분은 공공취로형 디지털 근로다, 이런 말씀도 하시기도 했습니다.
◇ 김종대> 공공취업, 공공근로.
◆ 이광석> 밖에 나가서 잡초 뽑듯이 그런 류의 단순업무들을 청년 중심의 고학력자들에게 일자리를 배분하는 거 아니냐 조금 더 장기적인 비전이나 이런 것 없이 좀 더 인공지능의 어떤 기술력이나 이런 것들에 같이 부합해서 개발자를 키운다든가 이런 것보다는 지금 많은 부분들이 75%가 사실은 그런 단기 일자리라는 점에서 좀 회의적이다, 이런 논의가 많습니다.
◇ 김종대> 들을 때는 멋있었는데, 내용이 그렇다면 몹시 실망스럽습니다. 사실 청년 일자리라는게요. 이력서에 한 줄 쓸 수 있는, 경력이 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일자리가 그렇게 되겠습니까?
◆ 홍명교> 절대 안 되죠. 게다가 이건 노동권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이런 일들은 어떤 권리 보호가 전혀 안 되는 측면도 있고 문제가 좀 많은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경력도 안 되고 소득도 적고 단기 일자리이고 이런 어려움들이 있는 걸 일자리라고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또 어떤 어려움들이 있을까요?
홍명교 활동가(좌),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우) (사진=김종대의 뉴스업 제작진)
◆ 홍명교> 예를 들면 콘텐츠 모더레이터라고 해서 콘텐츠 검열하는.
◇ 김종대> 오늘 어려운 단어 많이 나오는데.
◆ 홍명교> 콘텐츠 검열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 김종대> 콘텐츠를 검열하는 거.
◆ 홍명교> 이를테면 페이스북이나 그런 데 같은 카카오톡 같은 이런 데 이제 SNS에 트위터 같은 데 이미지 이렇게 막 올리잖아요. 메시지도 올리고. 그런데 그중에는 이제 음란물도 있을 수 있고 어떤 혐오 발언 이런 것도 있을 수 있고 폭력적인 불법적인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잖아요.
◇ 김종대> 그렇죠.
◆ 홍명교> 그런 걸 검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콘텐츠 모더레이터라고 하더라고요.
◇ 김종대> 그런 사람들 많으면 N번방 사건 같은 거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 홍명교> 그렇죠. 그렇게 해서 좋을 수 있는데 이런 일 하다 많이 하면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거죠,심리적으로 압박이 되죠.
◇ 김종대> 어두운 세계를 보니까.
◆ 홍명교> 예를 들어서 살인 그런 이미지 같은 걸 보면 계속 이걸 골라내야 되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은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 있죠.
◇ 김종대> 심리적 압박을 느낀다.
◆ 홍명교> 실제로 그래서 미국에서 페이스북에서 이 일을 하던 사람이 그것의 트라우마를 심각하게 겪어서 페이스북 측을 고소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 김종대>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 홍명교> 그리고 영어권에서는 영어권 IT 업체들은 이런 걸 인건비가 싼 필리핀 같은 데로 거기는 영어가 되니까. 이제 외주를 넘기고 하청을 주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서는 이런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종대> 이런 걸 유령노동으로 할 게 아니라 이런 건 전문가들이 해야 될 좀 어떤 정도 대비가 될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결국은 노동하는 사람이 보호받지 못한다. 어떤 심리적 위협에도 노출돼서 트라우마도 생기고 또 소득도 그렇고 이런 어떤 게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으로 저는 들립니다. 그런데 페이스북도 그렇고 플랫폼 업체들,빅테크 기업 굉장히 돈 많이 벌거든요. 엄청난 부를 쌓아가고 있는데 왜 이런 노동자들 보호장치에 대해서는 그렇게 쌓는 부에 반비례하냐 이런 게 의문이 들어요.
◆ 이광석> 그것이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빅테크들이 이제까지 비노조나 무노조 경향들이 굉장히 컸습니다. 예를 들면 최근에 구글 그 큰 거대 글로벌 기업이 알파벳이라는 이름을 가진 노조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화제가 됐는데 아직까지 구글에 노조가 없었어?라고 놀랄 정도로 아직까지 큰 교섭력은 없습니다. 굉장히 소수의 사람들이 만들었는데 IT업계 전체적으로 보면 노조가 굉장히 희소하다라는 걸 알 수가 있고요. 그런데 이분들이 노조를 만든 이유가 이제까지 구글이 어떻게 문제점을 비윤리적인 문제점을 가져왔습니다. 기술개발 과정에서 인종차별 등의 논란이 있어 왔는데 그런 것들을 노동자들 스스로 제어하고 기업의 그런 전횡들을 막기 위한 방식으로 노조를 설립했다라는 것이 전통적인 노조를 만드는 방식하고는 상당히 다르다라고 볼 수 있고요.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최근에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공장을 독일에다가 만드는 발표가 났는데요. 그 발표가 나면서 40억 유로 정도를 투자하고 그게 우리나라 돈으로 5조 3000억 원이 된답니다. 그리고 일자리도 4만 개를 만들어낸다고 하는데요. 엄청 큰 투자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독일이 어쨌거나 굉장히 노동자가 상당히 권리가 큰 나라인데요. 그중에 하나가 노사공동결정이라는 전통이 있는데, 노동자들의 권리들이 굉장히 커서 사업자와 함께 어떤 의사결정들을 기업의 의사결정들을 함께 꾸려나가는 방식들이 있었는데.
◇ 김종대> 그게 제일 잘돼 있는 나라가 독일이죠.
◆ 이광석> 그런데 이 테슬라가 진출을 하면서 실제 일론 머스크가 철학적으로 반노조원칙을 주창하는 것으로 굉장히 유명하다고 합니다.
◇ 김종대> 그래요?
◆ 이광석> 네, 그래서 독일의 노사 결정의 전통이 지금 휘청거릴 지금 상황에 놓여 있고 상당히 독일 금속노조 쪽에서도 굉장히 당황한 분위기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김종대> 아니, 일론 머스크가 그런 반노조 성향이 강하다. 혁신가로서의 어떤 명성에 비해서는 굉장히 또 모순적인...
구글 로고 (사진=연합뉴스)
◆ 홍명교> 방금 구글 얘기하셔서 생각났는데. 구글도 몇 년 동안 계속 노조 결성 시도가 있었어요. 이걸 계속 해고하고 밟고 이랬거든요. 심지어 노조파괴 업체까지 계약을 해서.
◇ 김종대> 노조파괴 업체?
◆ 홍명교> 미국은 탐정업체 같은 데가, 오래된 탐정업체가 노조파괴 일을 하거든요. 그런 데랑 계약을 해서 노조 결성을 시도하는 엔지니어들을 징계를 한다든지 해고시킨다든지 이런 식으로 계속했던 거죠.
◆ 이광석> 예전에 용역업체하고 비슷하네요.
◆ 홍명교> 창조컨설팅 이런 데랑 비슷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종대> 우리나라도 문제가 많이 됐는데. 이게 빅테크 혁신기업으로써의 명성이 저는 오늘 조금 많이 훼손된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마존 같은 경우 작년에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10만 명을 신규 채용했다 이래서 고용 창출한다고 칭찬이 자자했거든요. 그런데 사실 이것도 알고 보면 결국 유령노동 아니냐 이런 어떤 비난의 소지가 있어요.
◆ 이광석> 코로나 국면에서 1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데가 빅테크 기업들이었고 아마존이 아마 거의 최고치였다는 통계도 나왔었는데요. 지난해 초만 10만 명입니다. 이후에 계속해서 고용들을 계속 나갔을 텐데, 그 숫자로 보면 상당히 의미 있는 숫자인데요. 그런데 실제 그 내용을 보면 상당히 이제 재난시대에 일감을 찾는 인간 노동, 값싼 우리가 이제까지 얘기하는 택배나 배송이나 아니면 물류 시스템에 동원되는 노동자들이 대부분이었고요. 대부분 이제 단기노동 형태로 취업이 되는 부분이었고. 그것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 당시에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분들이 이제 마스크 같은 것들을 요구하고 마스크에 대한 권리. 노동기본권으로서 보호받을 권리를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까지 당하는 그런 사례도 있었습니다.
◇ 김종대> 아이고, 저런. 그러면 10만 명 신규 채용에 박수치는 이면에는 오히려 이런 것도 더 비극적으로 인식되는 어떤 시대의 단면이 드러나고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아마존은 이것만이 문제가 된 게 아니죠?
◆ 홍명교> 작년에 작년 가을에 비밀 문건이 하나가 폭로가 됐는데요.아마존 글로벌 보안 운영센터, 이런 데가 있어요. 그런데 거기서 작성한 문건인데. 이를테면 노조 조직화 위협을 추적할 수 있는 정보분석가를 채용하는 공고를 낸다든지, 아니면 아까 말씀드린 사설탐정업체랑 계약을 맺는다든지.
◇ 김종대> 그 탐정업체는 뭐하는 데입니까?
◆ 홍명교> 여기는 미국의 핑커톤이라고요. 1850년에 만들어진 170년된 탐정업체인데. 여기도 이제 노조파괴 업무를 많이 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 김종대> 그래요? 각종 노조 파괴, 공작, 매수, 회유, 협박 다 있을 거 아닙니까?
◆ 홍명교> 노동자들이 예를 들면 자기들끼리 모여서 회의를 했는지 몇 명이 참석했는지 물류창고 앞에서 유인물을 뿌리는 일을 했는데 노동자들이 누가 참석을 했는지. 이런 등등의 감시를 하면서 노조가 만들어질 흐름을 조기에 차단하려고 하는 일들을 계속했다고 합니다.
◇ 김종대> 그렇게 하면 노조를 만든다는 건 거의 생각하기 어렵겠습니다.
◆ 홍명교> 그렇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사실은 아마존에서 노조 결성 시도가, 실제로 물류창고 노동자들이 몇 년 동안 시도를 했는데 계속 실패를 했다고 하고요. 방금 말씀하신 물류창고 일인 것 같은데 제가 알기로. 앨라배마주에 최근에 큰 몇 천 명 일하는 큰 물류창고가 있는데 거기서 최근에 노동자들이 노조 결정을 막 시도를 하니까 지금 코로나가 미국에서는 굉장히 심하잖아요. 그래서 이제 미국 노동위원회에서는 이걸 우편투표를 해도 된다, 노조 결성 여부를 투표로 해도 된다고 결정을 내렸는데, 아마존 사측에서는 그러지 말고 물류창고에 다 모이게 하도록 해 달라라고 요청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종대> 그래요? 저는 점점 여기서 떠오르는 게 무슨 공존을 하는 조화로운 존재가 아니라 빅 브라더,조지 오웰이 얘기했던 어떤 그런 존재를 닮아가는 게 아니냐, 이런 느낌까지 들어요. 감시를 다 한다는데.
◆ 이광석>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물류창고인 경우는 어쨌거나 자동화 시스템 안에서 물건을 분류하거나 허드렛일을 하는 노동이 또한 유령노동이라고 우리가 분류 노동자들도 볼 수 있는데 그들은 서로 그래도 얼굴을 보고 있거든요. 몸으로 부딪히면서 일하느라 바빠서 서로 누가 누군지 모르고.
◇ 김종대> 일단은 모여는 있으니까.
◆ 이광석> 모여는 있으니까요, 신체적으로. 그런데 보통 유령노동 형태가 아까같이 플랫폼 인력시장 같은 형태로 되어지면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니까 어차피 임무가, 일감이 주어지면 일감에 맞춰서 자기 일을 수행하고 그걸로 돈 받고 종결되는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노동 단결권을 행사하고 싶거나 서로 얘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완전히 독립된 형태의 원자화된 형태로 남겨지는 경우가 대다수의 유령노동 형태인 거죠.
◇ 김종대> 유령노동을 강요하는 빅 브라더 어째 그런 느낌이 듭니다. 노동자들을 통제하는 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심지어는 시민단체까지 감시하고 통제하려고 했다고요?
◆ 홍명교> 아까 말씀드린 아마존 보고서에 담긴 건데 그레타 툰베리라고 굉장히 유명한 10대 환경운동가가 있잖아요.
◇ 김종대> 유명하죠.
◆ 홍명교> 기후정의운동을 하는, 세계적으로. 그런데 그 운동가가 소속된 기후정의운동단체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모니터링하는 일도 포함이 됐었다고 합니다.
◇ 김종대> 왜 그랬답니까?
◆ 홍명교> 보통 기후정의운동에서 많이 비판하는 것 중에, 빅테크들이 갖고 있는 데이터센터가 기후위기를 부추긴다라고 비판.
◇ 김종대> 에너지 소비를 많이 해서 탄소배출한다 이런 거죠?
◆ 홍명교> 맞습니다. 그런 걸 위협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이제 아마존 측에서는 그렇게 감시를 한 것 같습니다.
◆ 이광석> 보통 IT기업에서 탄소 에너지 배출과 관련해서 보면 그들이 내는 탄소 배출의 거의 70%가 데이터센터로부터 배출된다고 보시면 되죠.
◇ 김종대> 그렇군요. 다가오는 미래의 우리 노동의 미래가 찬란한 기술 발전의 이면에 가려져서 점점 가치를 상실하는 어두운 측면이 오늘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유령노동을 주제로 해서는 저희가 한 번 더 이 코너를 하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시간이 많이 경과돼서 좀 마칠까 합니다. 활동가 홍명교 씨,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이광석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광석> 감사합니다.
◆ 홍명교> 감사합니다.김종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