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동산 원더풀 7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나경원 예비후보의 출산정책 내용에 대해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표에 이어 같은당 오신환 예비후보까지 연이어 일침을 놓고 있다.
허경영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경원 예비후보의 출산정책 관련 기사를 캡처해 올리면서 "여러분 힘들죠? 필요성을 느끼죠? 이제야 다른 정치인들은 따라하려고 용쓴다"며 "나의 길목전법에 걸려든 것이다. 기성 정치인들이 허경영의 가장 큰 홍보요원이 될 것"이라고 썼다.
허 대표는 지난달 20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결혼수당 1억원 △출산수당 5천만원 △주택자금 2억원 무이자 지원 등을 골자로 한 3대 공영제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지원금 규모는 다르지만 나 예비후보의 결혼·출산 보조금, 부동산 대출이자 대납 등 공약이 자신이 내세운 정책과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앞서 나 예비후보는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에서 독립해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으면 총 1억17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결혼하면 4500만원, 출산하면 4500만원을 추가로 지원하고 대출이자를 3년간 100% 대납해줌으로써 '내 집 마련의 꿈'도 이뤄주겠다는 것이다.
허경영 페이스북 캡처
같은 당 오신환 예비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경원인가 나경영인가'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올리고 "세금은 깎아주고 지출은 늘리고, 대충 계산해도 5조원은 소요될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셈인가"라고 꼬집었다.
이를 접한 나 후보는 7일 입장문을 통해 "품격과 원팀정신, 두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고 불쾌함을 드러냈지만, 오 예비후보는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약 자체가 얼핏 들으면 황당하고 자세히 보면 이상한 부분들이 있다"고 재차 비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결혼이나 출산 문제를 돈과 연결시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4500만원이라는 액수의 계산 근거도 서울시민에게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나 예비후보는 "(젊은 세대가) 마음껏 결혼하고 출산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신환 전 의원(왼쪽),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