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농지 투기 의혹에 농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성난 농민들이 지난 8일 경남 진주 LH 본사 앞을 찾아가 '농지투기공사'로 이름을 바꾸라며 건물에 달걀까지 던졌다.
이번에는 '국민분노유발공사'라며 또 한 번 분노를 드러냈다.
바로 LH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꼬우면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공부 못해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라는 글을 올리고 재개발 반대 시위에 온 주민들을 조롱하는 카톡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지난 8일 LH 본사 앞에서는 농민들이 '농지 투기'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고, LH 용산특별본부 앞에는 서울 동자동 쪽방촌 일대의 소유자들이 개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10일 성명을 내고 "두 곳에서는 사력을 다해 목이 터지게 생존권과 권리를 주장하는데, 땅투기 사건으로 세간의 질타를 받는 LH 직원들은 자숙과 반성은커녕 이들을 대상으로 조롱하는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허탈해했다.
지난 8일 경남 진주에 있는 LH 본사 앞에 'LH 한국농지투기공사'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형탁 기자
이들은 "연일 쏟아져나오는 갖가지 소식과 국민 분노를 유발하는 말들을 통해 LH 직원들이 얼마나 심각한 도덕적 해이와 비리 불감증에 빠져있는지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며 "LH는 이번 조롱 건에 대해 선 긋기를 하면서 얼렁뚱땅 넘기지 말고 또다시 국민에게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고개 숙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를 방치하고 계속 심기를 건드리며 국민 분노를 유발하는 '국민분노유발공사'라면 해체가 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통째로 맡은 모양새처럼 직원들이 '개꿀' 직장으로 여기는 LH에 다시 한번 강력히 요청한다"며 "농민과 국민을 조롱한 직원을 징계하고 LH 혁신기구 구성, 과거 일탈과 범죄 행위자 재조사를 통한 엄중 조치, 직원 농지 소유 현황 파악 후 농민과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합당한 조치를 즉각 이행하라"고 강조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는 LH 광명시흥사업본부의 모습·블라인드에 올라온 게시물.이한형 기자·온라인커뮤니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