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윤창원 기자최근 캠프를 확장하며 세과시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월 초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이미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을 '유일한 카드'라 확신하는 게 아니라 그를 '중요한 변수'라 보고 있다는 게 주변의 대체적 평가다.
28일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와 윤석열 캠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윤 전 총장은 이달에만 두 번에 걸쳐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윤 전 총장 측이 만나줄 것을 제의해 이뤄진 자리라고 한다.
실언과 처가 리스크 등 잇따른 악재를 겪으며 고전 중이던 윤 전 총장은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현재의 지지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입당보다는 현재 상황이 더 유리하다"며 무엇보다 미래 비전에 대한 고민에 더욱 신경 쓸 것을 조언받았다고 한다.
다만 이 만남은,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지지하기로 마음먹고 전적으로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게 공통된 평가다.
김 전 위원장 자신도 CBS노컷뉴스와의 여러 차례 통화에서 "지금 누구를 도와주고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야권 후보 전반을 두루 보면서 조언을 구하면 얘기를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윤 전 총장의 '국민캠프'에 이른바 '김종인 키드'라 불리는 김 전 위원장 시절 인사들이 다수 영입된 것을 두고,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지원한다는 얘기가 속속 들린다. 전날 윤 전 총장이 김 전 위원장의 여름 휴가가 직후 "만나 뵙겠다"고 말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서 해석이 됐다.
이에 대해 비대위에서 김 전 위원장과 함께 일한 전력을 가지고 국민캠프에 합류한 한 인사는
'김 전 위원장의 윤석열 지원설'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어떤 지시나 허락, 이런 사항은 전혀 없다"면서 "김 전 위원장이 아무리 유력 대권 후보라도
후보들 중 한 명인 윤 전 총장을 도울 급은 아니지 않나, 본인 스스로 11월쯤 최종 후보가 나오기까지 움직일 생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결과적으로 윤 전 총장과 김 전 위원장의 만남은, 정권교체를 목표에 두고 큰 그림을 보고 있는 김 전 위원장이 유력한 야권 후보에게 '필요한 수준'의 조언을 해준 정도로 해석하는 게 맞아 보인다. 연말 입당 주장이 대표적이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오랜 준비를 거친 당내 후보자들과 경선에서 맞붙을 경우,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는 게 김 전 위원장의 판단이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당 바깥에서 지지율을 유지해야, 국민의힘과의 후보 단일화 시점까지 야권 전체의 파이를 크게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행보가 김 전 위원장 보기에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이니까, 윤 전 총장의 입장에서 필요한 조언을 해준 수준"이라며 "김 전 위원장 용인술 상으로도 자기 밑에 무슨 키즈, 무슨 사단 이런 걸 두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자기 사람을 보내서 캠프를 돕고 이런 경우도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