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근무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자녀가 분양받은 아파트 단지 명의가 여전히 하나자산신탁으로 남아있는 가운데, 신탁 측은 위탁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 1·2단지에는 현재 39가구의 명의가 '주식회사하나자산신탁'으로 남아있다. 여기에는 박 전 특검의 자녀 박모씨가 지난 6월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구 등 화천대유 몫 24채가 포함돼 있다. 박씨는 지난 2018년 12월 분양가인 7억 원에 해당 아파트를 분양받아 현재 호가인 15억 원과 비교했을 때 '특혜 분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신탁 관계에서 해당 매물에 대한 위탁자와 매수자의 관계가 밝혀지면 또 다른 '특혜 분양'이 있었는지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전히 등기 미등록 상태라 실매수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신탁 관계가 밝혀지면 이처럼 박씨 외에도 화천대유 몫으로 아파트를 받은 사람들이 드러나는 것이다. 푸르지오 아파트 입주회 관계자는 "화천대유 몫 24가구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나 성남시쪽 관계자도 받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정치권 등은 신탁 측에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신탁 측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금융감독원을 통해 하나자산신탁 측에 위탁자 등 관련 정보를 요청해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정보보호법이나 비밀유지 서약 때문에 정보 못 준다는 명분을 댄다"며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라 수사로 확보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성남 판교 대장동의 아파트단지 앞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위탁자의 실체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매수자의 실체는 곧 드러날 전망이다. 화천대유 보유분 중 일부는 현재 등기를 등록하지 않은 상태지만, 법률적인 등기 등록 시한에 따라 명의를 등록해야 하기 때문이다.
입주회 관계자는 "아직 등기를 등록하지 않은 입주민도 있다"며 "입주 만기가 7월 말이었으니까 9월 말에 등기 신청이 끝났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 신규 분양에 경우 등기 등록 완료까지 일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10월 중순 이후에는 매수자 정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등기 등록 기한을 넘겨도 벌금이 미미해 더 미룰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법적으로 부동산의 등기는 부동산의 소유권을 얻고 60일 이내에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도록 돼 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최고 등록세의 30%가 과태료로 부과된다.
하지만 박씨는 지난 6월 아파트를 분양받고도 지금까지 등기 등록을 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푸르지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요즘에는 부동산이 실명제라 계약을 하면 무조건 1달까지 신고하게 돼 있다"며 "거래가 됐으면 무조건 등록을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