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동계올림픽 주 경기장 냐오차오. 베이징2022 공식홈페이지 캡처내년 2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은 조용하면서도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에 맞서 각국 원수들이나 주요 정치인들을 초청하지 않고 선수 중심으로 치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정치적 쇼와 정치적 농간의 무대가 아니다"며 "성공적이고 흥미진진한 올림픽 개최는 개별 국가 관계자의 참석에 달려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간소하고 안전하며, 멋진 올림픽 축제를 세계에 보여주고 세계 올림픽의 건전한 발전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대회 개최 업무에 접근 가능한 인사를 인용해 "올림픽 기간 대규모로 외빈의 중국 방문을 초청할 계획이 없다"며 "전 세계적으로 방역 상황이 심각한 터에 대규모 외빈 초청은 감염 확산 위험을 키울 수 있어 적절치 않다"고 보도했다.
서방 국가들이 신장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며 올림픽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지만 중국이 올림픽을 정치무대로 만들어 올림픽 정신을 더럽힐 수 있는 외부 손님들을 부를 생각도 없었다며 선수를 치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담하는 모습. 그는 이 자리에서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을 시사했다. 연합뉴스 중국 측의 '간소한 올림픽'기조가 현실화되면 베이징 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소수의 친중 국가 수반 등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베이징 올림픽에서 2018년 평창올림픽과 같은 남북 화해와 화합의 모습은 기대하기 힘들게 된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남·북·미·중 4자가 참여하는 종전선언이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질 가능성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북한이 국경을 폐쇄해 가면서까지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림픽 기간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7월 도쿄 올림픽에 갑작스럽게 불참해 국가 차원에서 선수단을 파견할 수도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종전선언 문제는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해서 추진하는 것이 아니지 않겠나"라면서 "베이징올림픽과 종전선언을 불가분의 관계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