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의혹 관련 대응과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발 보도에 대한 대응 문제를 놓고 그간 쌓였던 갈등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일 회의에서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조 최고위원에게 "일부 언론에서 '윤핵관'이라는 출처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나를 공격하는 식으로 보도가 나오니 대응을 잘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조 최고위원은 "내가 왜 당신 명령을 들어야 하나"며 맞섰다.
그러자 이 대표가 "내가 상임선대위원장인데 그럼 누구 명령을 듣는다는 것이냐"고 묻자 조 최고위원은 "윤 후보 말만 듣는다"고 답했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결국 이 대표가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떠나면서 선대위 회의가 종료됐다.
시작은 이 대표가 김씨 의혹에 대한 대응 기조를 선대위에서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제기에서부터였다. 이 대표의 문제제기에 조 최고위원이 "아내 사과 문제는 온전히 후보 몫이고 당 의원들이 도와주지 않는다는 게 후보의 생각"이라는 취지로 맞섰다. 이에 이 대표가 "공보단장(조 최고위원)은 윤핵관 보도부터 대응하라"고 하면서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졌다고 한다.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 윤창원 기자이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에서 업무 지시사항에 반발하는 사람이 있어서 운영체계상 바로잡고자 이야기했다"며 "본인이 선대위원장과 상임선대위원장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공개 발언하는 바람에 언성이 높아졌다"고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조 최고위원은 "오늘 일어난 일은 모든 게 제 탓"이라고 밝혔다. 당 중앙선대위 조직도를 보면, 상임선대위원장(이 대표) 아래 공보단장(조 최고위원)이 있기도 하다.
앞서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은 자주 충돌했다. 조 최고위원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비판하는 카드뉴스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이 대표는 "카드뉴스 이래서 안 만든다고 한 건데"란 댓글을 달았다.
'이준석 패싱' 논란이 불거질 당시 조 최고위원은 "선대위 활동은 선대위 직함을 갖고 하는 것이다. 저 뿐 아니라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이 대표를 비판했었고, '아들 50억 퇴직금' 논란으로 곽상도 전 의원 제명이 추진될 때는 이 대표를 향해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안 한다"고 저격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