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보관소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분주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소아 당뇨를 앓아 온 중학생 딸을 '방역 패스' 적용 대상인 학원에 보내고자 코로나19 백신을 맞혔다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왔다.
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 1차 접종 후 뇌사 상태에 빠진 제 딸을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경남 창원의 한 중학교 3학년 A양은 지난달 30일 마산의 한 내과에서 화이자 1차 접종을 했다. 청원인은 "10여 년 간 소아 1형 당뇨로 기저 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학원에 다니려면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해서 1차 접종을 했다"고 밝혔다. 내년 2월부터는 청소년도 '백신 패스' 대상에 포함돼 학원 등에 가려면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청원인은 "11월 29일 부산의 한 병원의 정기 검진 때 담당 의사가 간수치, 혈당, 케톤산증 등 여러 가지 검사 결과가 좋으니 백신을 맞아도 좋다고 해 고민 끝에 다음 날 화이자 1차 접종을 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접종 후 약 이틀간 딸은 메스꺼움을 동반한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지난 3일부터는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접종 후 11일부터 구토 등의 증상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딸을 데리고 내과에도 찾았지만, 증상은 계속됐고 의식까지 잃기도 했다. A양은 부산의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산소 호흡기에 의지한 채 숨을 쉬고 있다고 한다.
청원인은 "일주일에 세 번씩 투석하고 바이러스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계속 써야 하는 상황이고, 이제 폐에도 물이 차올라 치료 중"이라며 "아이의 뇌는 정지되고 병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그는 백신 접종을 강요하지 않았다면 이런 상황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저희는 나라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 백신을 접종해야 사회생활이 가능하니 기저질환이 있어 불안하지만, 국가를 믿고 의사를 믿고 시키는 대로 했다"며 "학교와 지자체는 백신 관련이라는 인과 관계는 예민한 부분이라 알려지는 걸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원시 보건소에서는 아이가 부산에서 치료하고 있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부산시 보건소에서는 백신 접종 인과성을 증명하기 어려워 특별한 지원이 힘들겠다고 한다"며 "인과성을 증명하려면 아이가 사망했을 때 부검을 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저희 집은 한 부모 가정이고 저는 아이 간호와 생계를 함께 책임져야 하는 가장인데 이런 일을 겪고 보니 그 누구도 도움 주시는 분이 없다"라며 "살려 달라는데 죽으면 부검 후 인과성이 확인되면 줄지 말지 결정하겠다고 한다. 이게 국가에서 국민에게 해주는 혜택인가"라며 한탄했다.
이어 "저같이 힘없고 빽 없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제발 저희 아이를 살려 달라. 간곡히 간절히 부탁드린다"라며 "제가 바라는 건 단 하나 딸아이의 예전의 웃음 띤 얼굴을 보고 싶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