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새해 첫날인 1월 1일부터 강원도 동부전선 군사분계선(MDL) 철책을 통해 신원을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월북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어제(1일) 오후 9시 20분쯤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미상 인원 1명을 감시장비로 포착해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병력을 투입, DMZ 작전을 진행하던 중 해당 인원이 오후 10시 40분쯤 MDL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합참이 기자들에게 한 설명에 따르면, 이 지역을 경계하는 육군 22보병사단 부대는 이날 오후 6시 40분쯤 일반전초(GOP) 과학화경계시스템에 경보가 울린 것을 알게 돼 초동조치부대를 출동시켰다. 철책에 설치된 광망은 누군가 철책을 끊거나 일정 무게 이상의 압력을 가하면 경보가 울리고, CCTV가 자동으로 그 지점을 포착하도록 설계돼 있다.
연합뉴스초동조치부대가 해당 지점을 점검한 결과 철책이 손상된 흔적은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시점에서 CCTV에 누군가 철책을 넘는 장면이 포착됐는데, 군은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군이 이 인물을 다시 발견한 시점은 그날 밤 9시 20분쯤이다. 군은 열상감시장비(TOD)로 DMZ 안에서 미상 인원 1명을 포착하고 확보하기 위해 작전을 진행하던 중, 그가 10시 40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인원이 포착된 지점은 2018년 9.19 군사합의를 통해 남북 양측이 감시초소(GP) 11개를 철수하면서 1개는 보존하기로 한 바로 그 GP 근처다. 이 GP는 강원도 고성에 있다.
군은 그동안 찍힌 CCTV 영상을 다시 확인했고, 그 결과 6시 40분쯤 경보가 울렸을 때 이 인원이 철책을 넘는 장면이 포착됐다는 점을 알게 됐다. DMZ에 처음 무단으로 들어갔을 때부터 막을 수 있었지만, CCTV에 이미 찍혔는데도 3시간 가까이 이를 모르고 있다가 월북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 인원이 MDL을 넘어간 뒤, 군은 북한 쪽 DMZ에서 미상 인원 4명을 식별했는데 월북자와의 연관성은 아직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합참은 총성이나 무전량 급증 등 북한군 특이 동향은 식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북한이 현재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도가 지나칠 정도로 강력한 방법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인원의 생사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 2020년 9월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됐다가 총격에 의해 살해됐던 사건도 우려를 더하게 하는 이유다.
군 당국은 대북통지문을 보내 이같은 상황을 북한 측에 통보하고, 일련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합참 전비태세검열실 인원들을 현장에 보내 전반적인 상황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해당 인원이 GOP 철책까지 어떻게 들어왔는지 등에 대해서도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