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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체크]윤석열 "ICBM 폭발력 조절해 전술핵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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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노컷체크]윤석열 "ICBM 폭발력 조절해 전술핵무기로"?

    핵심요약

    尹, 정치분야 TV 토론서 "ICBM 위력 조절해 전술핵처럼 사용" 주장
    하지만 '전략핵탄두' 폭발력 작게 조절은 불가능…'전술핵탄두' 폭발력 크게 조절은 가능
    美 ICBM 미니트맨 Ⅲ, 기본 300kt 이상 위력…전략/전술핵 구분은 보통 100kt
    B61 전술핵무기는 폭발력 조절해 300~400kt 낼 수도 있지만 반대는 안 돼

    미니트맨 Ⅲ ICBM. 사진은 1970년대에 촬영됐으며 장병들과 비교해 보면 그 크기를 알 수 있다.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 페이스북미니트맨 Ⅲ ICBM. 사진은 1970년대에 촬영됐으며 장병들과 비교해 보면 그 크기를 알 수 있다.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 페이스북 캡처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25일 열린 토론에서 외교안보 분야를 논하면서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에 대해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ICBM이라든가 또는 미국이 우리 아시아 지역에 배치하고 있는 전술핵을 (통해)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 과정에서 "전략핵탄두 규모를 폭발력을 조절해서 전술핵처럼 쓸 수 있다"고 했는데, 전략핵탄두의 폭발력을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다만 반대 경우는 가능한데, 윤 후보가 전략핵과 전술핵의 개념이나 운용 차이를 혼동한 상태에서 한 발언으로 보인다.

    전략핵무기 '폭발력 조절'?…전술핵무기 폭발력 조절은 가능하지만

    핵무기는 크게 전략핵무기와 전술핵무기로 나뉜다. 군사적으로 전략(strategy)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방법을 의미하며, 전술(tactic)은 '전투를 이기기 위한' 방법을 의미한다. 즉 전략핵무기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한 발로도 대도시나 대규모 공업단지를 파괴할 위력을 갖고 있다.

    미국이 실전배치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LGM-30 미니트맨 Ⅲ는 미군 전략사령부(STRATCOM) 예하 공군지구권타격사령부(AFGSC)가 운용한다. 여기에는 W78, W87 핵탄두가 탑재되며 위력은 기본적으로 300kt 이상이다. 폭발력을 조절할 수는 없다.

    B61 전술핵폭탄. 미 공군 제공B61 전술핵폭탄. 미 공군 제공국가별로 기준은 다르지만 전술핵무기와 전략핵무기를 가르는 기준은 보통 100kt이다.

    미군이 운용하는 유일한 전술핵무기는 B61로, 항공기에 탑재해 목표에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투하하기 전 폭발력을 '세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한데, 0.3에서 300~400kt 정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조금 더 정확히는 B-2와 B-52 전략폭격기에 탑재할 수 있는 B61-7이 360kt, B-2에 탑재할 수 있는 B61-11이 400kt 위력을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둘은 전략핵무기로 분류하기도 한다. 나머지 버전들은 수십kt 정도까지 위력을 조절할 수 있다.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폭발한 원자폭탄 '리틀 보이'의 폭발력이 약 15kt이다. 즉 ICBM은 기본적으로 히로시마 원폭 20배 이상 위력을 전제하고 사용되며, 전술핵무기는 위력을 조절하기에 따라 폭발력이 달라진다.

    그러나 윤 후보 주장처럼 미국에서 발사하는 전략핵무기를 전술핵무기 수준으로 위력을 조절해 사용할 수는 없다. 전술핵무기가 전략핵무기에 육박하는 폭발력을 내는 일은 가능하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애시당초 대형 탄두를 멀리까지 실어보내기 위해 크고 비싼 ICBM을 개발했기 때문에 굳이 폭발력이 작은 탄두를 실어 보내는 일은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위력은 차치하고 "전략핵이 시간 적게 걸린다"는 사실…전술핵은 비행기에 실어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인사를 마치고 각자의 자리로 향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인사를 마치고 각자의 자리로 향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다만 윤 후보 발언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언급한 이른바 '나토식 핵공유'에 대해 "미국 괌에 전술핵이 있다고 하면 우리 전투기가 싣고 대응하는 건데, 그 시간보다 반덴버그에 있는 전략핵을 폭발력을 축소시켜서 전술핵 규모로 대응하는 게 시간적으로 적게 걸린다"는 발언은 일부 사실이다.

    괌에 있는 B61 전술핵폭탄은 전투기 또는 폭격기를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괌에서 평양까지는 약 3400km인데, 마하 1.6(시속 1900여km) 속도를 지닌 F-35 전투기에 탑재해서 투하한다고 해도 2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전에는 한국에도 포병이 쓸 수 있는 각종 핵포탄 등이 배치돼 있었지만 냉전이 끝난 뒤 90년대 초반에 철수했고, 대규모 전면전 위험이 사라짐에 따라 여러 종류의 핵포탄·전술핵폭탄을 모두 퇴역시킨 뒤 B61만을 남겨뒀다. 남은 재고 또한 200개 가량으로 많지 않다. 때문에 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보고 있는 유럽 지역에 배치돼 있다.

    이와는 달리 탄도미사일은 그 속도 자체가 워낙 빠르기에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니트맨 Ⅲ ICBM을 쏘면, 평양까지 도달하는 데 30분 정도 걸린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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