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치솟고 있는 11일 서울 여의도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판이 세워져 있다. 박종민 기자서울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2천원을 돌파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 중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영향 등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서울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2020.22원이다. 전일 대비 34원 오른 수치로 결국 평균 가격이 2천원선을 돌파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1938.97원으로 올랐으며 서울 경유 평균 가격도 1903.61원으로 1900원대를 뚫었다. 전일보다 47.27원이나 올랐다.
업계에서는 최소 2~3주간 기름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 유가 추이가 국내 시장에 반영되는 데 2~3주의 시차가 있음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현재 상승분은 2~3주 전의 국제 유가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지난 8일과 10일 떨어졌다고 해도 3월 둘째 주는 첫째 주보다 평균 16달러 정도 높은 상황"이라며 "국내 시장에 국제 유가가 반영되는 시차 등을 감안하면 최소 2~3주는 상승 추세로 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피넷에 따르면 2주 전인 지난달 25일부터 국제 유가 시장에서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4일(108.84달러)과 8일(122.99달러) 두 차례 떨어졌지만, 전반적으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마감 기준으로 지난달 25일 배럴당 95.84달러 하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9일 127.86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박종민 기자
지난 10일에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15.33달러로 마쳤다. 전일보다 12.53달러 하락한 상태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산유국들에 산유량을 더 빠르게 늘리는 것을 요청하겠다는 소식 등이 전해진 효과다.
업계에서는 최근 유가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산유국들의 증산이나 이란 '핵협상' 등 하락세 요인과 맞물릴 경우 조정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 핵협상 논의와 관련해서는 원만한 타결이 이뤄질 경우 안정세를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이란 핵협상이 원만히 타결된다면 공급이 증대된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유가가 떨어질 것"이라며 "국제 유가 시장에서는 이란산 원유가 유입될 경우 배럴당 10~15달러 정도 하락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