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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대한민국 정치에서 통합·협치는 '영원한 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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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대한민국 정치에서 통합·협치는 '영원한 꿈'인가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인선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나서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인선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나서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한 후보자를 "이 정권에서 피해를 많이 봤고 거의 독립운동처럼 해 온사람"이라 했고, 새 정부에서 중용될 것임을 암시했다. 그러나 첫 법무장관 후보자 지명까지는 예상 밖의 전망이었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이래, 검사장 신분에서 법무장관으로 직접 직행한 인사는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한동훈 후보자가 취임한다면 역대 법무장관 중에서도 가장 강한 권력자가 될 것 같다. 윤 당선인은 작은 청와대로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민정수석실 역할이 역대 정권에 따라 청와대 기능의 70% 이상이라는 말이 있었다. 윤 당선인 정부하에선 민정수석실의 주요 기능 가운데 반부패와 인사검증, 공직기강 등 핵심 기능이 모두 법무부 소관으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실상 법무 장관이 막강한 민정수석 권한까지 겸하게 되는 셈이다. 법무장관이 수사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인사를 통해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대통령 당선인이 한 후보자를 선택한 것은 시간적으로 가장 신속한 검찰 장악에 뜻이 있다고 봐야 한다. 언론은 대개 검사장급 인사에 주목하지만, 사실상 검찰조직 장악은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주요 지검의 부장급과 부부장급 인사가 핵심이다. 한 후보자 만큼 검찰 중간간부, 특히 특수부 검사들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인사는 윤 당선인 측근 가운데 없다. 특수부 출신의 약진은 불을 보 듯 뻔한 상황이다. 전방위적인 검찰권 행사가 이뤄진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하나도 없어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한 후보자는 '정권 최대 실세 또는 왕의 남자'라는 해석이 넘쳐 날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국무위원 후보 및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인수위사진기자단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국무위원 후보 및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인수위사진기자단
    문제는 특수수사와 인사, 권한을 떠나 그의 기용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인사란 해석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민주당은 수사.기소권 분리로 막 출범하려는 정부를 압박하고 있고, 윤 당선인은 한동훈 후보자 지명으로 정면대응하겠다는 신호를 확실하게 보냈다. 지난 20여년 간 한국정치는 여야가 극렬하게 충돌하며 죽고살고식 정치를 해왔다. 그 충돌과 갈등의 결과, 국민들은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최근 선거 때마다 여야 협치와 국민통합의 외침이 컸던 것도 그런 배경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권 출범도 시작되기 전에 여야는 마주하는 열차처럼 폭주하는 상황을 만들어 가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권 분리가 아무리 명분이 옳고 가야 할 방향이라 하더라도 정권 말에 단독으로 통과시켜야 할 사안인지 따져봐야 한다. 과연 국민들의 공감대 위에 지금 서 있는지, 극단적인 대결상황으로 몰고 가야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윤석열 당선인이 추진했던 용산 집무실 이전 문제 와도 역지사지 할 필요가 있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에서 단 하룻 밤도 잘 수 없다"며 용산 집무실 이전을 밀어붙였다. 국민들은 청와대를 떠나는 건 선택의 문제일 수 있지만, 왜 꼭 5월 10일 취임식 날을 못박아 놓고 청와대 기능을 용산으로 옮겨야 하는지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윤 당선인도 국민 누구나 최측근 인사라고 하는 사람을 법무장관에 지명한 것을 보면 애초 정치를 통합과 협치로 이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치적 중립과 공정한 수사가 생명인 검찰조직에도 큰 부담을 안겨주게 됐다. 최 측근 인사가 법무 장관으로 지명됐는데 국민들이 앞으로 검찰 수사를 얼마나 동의하고 수용할지 미지수다. 정권은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는 의구심에 늘 직면 할 것이다. 결국은 강 대 강으로 정국을 몰고 갈 때 누구에게도 이득이 없다. 윤석열 정부도 민주당도 국민의 심판에 직면하기 전에 타협의 정치를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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