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법무부가 한동훈 장관 취임 하루만인 18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 주요 보직에 중용됐고, 추미애·박범계 전 장관 당시 승진을 거듭하던 검사들은 한직으로 대거 좌천됐다.
법무부는 이날 "최근 법안 통과 과정에서 검찰총장,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의 사표 제출로 인한 검찰 지휘부의 공백, 법무·검찰의 중단 없는 업무 수행 필요성 등 인사 수요가 있었다"며 대검검사급 고위 간부와 일부 고검검사급 중간 간부 인사를 발표했다. 부임일은 오는 23일이다.
현재 공석인 검찰총장을 대행할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이원석 제주지검장(왼쪽)이 임명됐다. 또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를 지낸 송경호 수원고검 검사(가운데),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오른쪽)이 각각 임명됐다. 연합뉴스주요 보직에는 윤석열 대통령 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검사 재직 시절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대거 발탁됐다. 먼저 공석인 대검찰청 차장검사에는 이원석(사법연수원 27기) 제주지검장이 임명됐다. 검수완박 대국민 홍보전에 앞장선 김후곤(25기) 대구지검장은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전국 최대 검찰청을 이끌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송경호(29기) 수원고검 검사가 신규 보임한다.
이원석 신임 대검 차장은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핵심 참모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지냈다. 송경호 신임 중앙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중앙지검장일 때 특수2부장을 맡았고, 이후 조국 전 장관 일가를 수사 지휘하다가 좌천됐다.
법무부 요직인 검찰국장에는 신자용(28기)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기획조정실장에는 권순정(29기) 부산지검 서부지청장이 발령받았다. 신자용 검찰국장은 한동훈 장관이 중앙지검 3차장으로 있을 때 산하 특수1부장으로 일했다. 윤 대통령, 한 장관과 함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호흡을 맞췄다. 권순정 기조실장은 윤 대통령이 중앙지검장인 당시 형사2부장으로 보좌했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에는 김유철(29기) 부산고검 검사가 임명됐다.
재경지검 수장에도 '윤석열 사단'이 자리를 채웠다. 서울남부지검장에는 양석조(29기) 대전고검 인권호보관이, 서울서부지검장에는 한석리(28기) 법무연수원 총괄교수가 발령됐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이 다수 걸려있는 수원지검장 자리에는 홍승욱(28기) 서울고검 검사가 이동한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황진환 기자반대로 추미애·박범계 전 장관 당시 승승장구했던 검사들은 대거 한직으로 밀려났다. 이성윤 서울고검장, 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은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최근 사표를 던진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났다.
윤 대통령의 총장 시절 징계 국면에 앞장섰던 이종근 서울서부지검장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되면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근무를 명령받았다. '채널A 사건' 당시 한 장관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받았지만 현재 근무를 유지하도록 조치했다. 징계위원으로 참석했던 신성식 수원지검장은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밀려났다.
중앙지검 차장검사들도 1차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2~4차장 등 3명 모두 수사 보직에서 제외됐다. 박철우 중앙지검 2차장과 진재선 3차장은 대구고검 검사로, 대장동 의혹을 수사 지휘한 김태훈 4차장은 부산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이들이 밀려난 자리에는 추미애·박범계 전 장관 당시 대립각을 세우다가 좌천을 거듭한 검사들로 채워졌다. 추 전 장관의 무리한 징계를 비판해온 박영진(31기) 의정부지검 중경단 부장이 중앙지검 2차장으로 승진했다.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박기동(30기) 원주지청장이 3차장으로, 고형곤(31기) 대구지검 포항지청장이 4차장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