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족 OOO씨 (큰아버지, 익명)
지금부터 어제 신상이 공개된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의 모습을 다시 한 번 공개합니다. 지금 보여드리고 있는 사진이고요. 전주환, 1991년생, 31세 남성입니다. 어제 경찰이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그의 과거 행적도 속속 드러나고 있죠. 서울의 유명 대학을 졸업하고 2016년에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1년간 진행되는 실무 수습을 마치지 못하면서 최종적으로 자격증은 따지 못한 걸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2018년 피해자와 같은 기수로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했고요. 3년 동안 불광역의 역무원으로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2018년에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두 차례 처벌을 받은 행적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10월 교제 강요와 불법 촬영 및 협박 혐의로 체포가 됐고 직장에서는 직위 해제가 됐어요. 그리고 1심 선고가 있기 바로 전날 피해자를 살해한 겁니다. 지금 이 사건 보면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죠. 그리고 각 부처는 재발 방지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는 유가족의 이야기 지금부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유족 측의 대표로서 모든 일 처리를 하고 계신 분이세요. 피해자 A씨의 큰아버지 연결이 돼 있습니다. 큰아버님 나와 계십니까?
◆ 유족 OOO씨>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응해 주셔서 우선 감사합니다.
◆ 유족 OOO씨> 감사합니다.
◇ 김현정> 사건 발생 직후부터 지금 빈소를 지키고 계신데 가족들 상황이라는 게 지금 얼마나 힘드십니까?
◆ 유족 OOO씨> 먼저 현재 동생 부부는 아직도 현실을 인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식사도 지금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정말 온전한 정신 상태가 아니죠. 옆에서 제가 지켜보면 정말 마치 실성한 듯한 그런 행동을 가끔씩 보여주고.
◇ 김현정> 온전한 정신이실 수가 없겠죠. 지금. 왜 안 그렇겠습니까. 어제 가해자 신상 공개됐습니다. 31세 전주환. 얼굴, 나이, 이름 다 확인하시고는 어떠셨어요. 심정이?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해범은 31세 전주환. 연합뉴스◆ 유족 OOO씨> 정말 일반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지능적인 행동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스토킹을 지속적으로 했다는 것에 광적으로 집착성을 보이고 인간이 할 수 없는 정말 잔혹한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끝내는 자기가 완전 범죄를 하겠다는 그런 과대망상을 소유한 아주 사이코패스로 아주 정말 가증스러운 행동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래서 사이코패스 같은 외모일 줄 알았는데, 어제 사진 공개됐는데 어떠셨어요.
◆ 유족 OOO씨> 저도 깜짝 놀랐어요. 정말 너무나 평범하고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청년의 모습으로 이렇게 보이더라고요. 정말 주위에서 정말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얼굴인데 그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정말 있다는 게 정말 소름끼치는 그런 모습이었어요.
◇ 김현정>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더 놀라셨어요.
◆ 유족 OOO씨> 네.
◇ 김현정> 저도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전주환의 범행 당일 행적들이 공개가 되고 있습니다. 그날 낮에는 피해자 집을 찾아가서 피해자와, 그러니까 조카 분과 비슷한 외모의 여성을 미행했고 정신과 찾아가서 진료 기록을 치밀하게 남겼고 법원에 가서 두 달치 반성문도 제출하고 자신의 GPS 위치 정보 교란시키기 위한 앱까지 휴대폰에 설치했다고. 그러고 나서는 사내 인트라넷에 접속을 해서 피해자 순찰 스케줄을 확인한 다음에 범행을 저지른 거 아니겠습니까? 이거 행적 들으면 정말 하나하나가 다 기가 막힙니다만 특히 어느 부분에서 가장 놀랍고 황당하고 화가 나십니까?
◆ 유족 OOO씨> 그런 문제가 발생해서 조카가 고발 조치를 해서 경찰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서 회사에 와가지고 압수수색을 했잖아요.
◇ 김현정> 압수수색도 했죠. 직장을.
◆ 유족 OOO씨> 그러면 회사에서 문제 인식을 하고 그 상황에 대한 어떤 관리 대책이 있었어야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작년 10월에 직위 해제라는 징계를 내렸는데 그런 범죄 행위 내용을 회사에서도 인지를 했을 거 아닙니까?
◇ 김현정> 혐의를.
◆ 유족 OOO씨> 그러면은 거기에 따르는 징계 수위를 좀 더 높이든가 해서 어떤 기본적인 사원 신분에서 조금 제한을 둬야 되지 않았냐.
◇ 김현정> 그러니까 어떻게 인트라넷에 그렇게 자기 아이디 가지고 접속을 하게끔 했느냐. 어떻게 사내 정보망에 접근했느냐 지금 그 부분 말씀하시는 거죠. 아버님?
◆ 유족 OOO씨> 네, 그래서 올 8월에, 한 달 전이죠. 한 달 전에 검찰에서 9년 정도의 구형을 했더라고요.
◇ 김현정> 구형 9년입니다.
◆ 유족 OOO씨> 그러면 9년이면 일반적으로 굉장히 중범죄인의 형량 아닙니까?
◇ 김현정> 높죠.
◆ 유족 OOO씨>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중범죄인의 형량인데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사원 신분 변동 없이 인트라넷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랑 패스워드를 박탈하지 않고 이 사람이 아무 제재 없이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서 피해자 정보나 동선을 파악해서 범죄에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는 게 정말 뼈아픈 대목이죠.
◇ 김현정>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으니까 회사에서 바로 해고를 시킬 수는 없었겠지만 적어도 정보망에 이렇게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자유는 박탈했었어야 되는 게 아니냐. 뭔가 피해자로부터 분리시켰어야 되지 않느냐.
◆ 유족 OOO씨> 정보 접근을 제한했었어야죠.
◇ 김현정> 그 부분이 내내 아쉽다는 말씀이세요.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데 조카가 고향을 떠나서 상경해서 자취 생활을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됐나요. 아버님?
◆ 유족 OOO씨> 집안에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녔어요. 그래서 아마 지금 20살 때부터 했으니까 지금 거의 11, 12년 정도 되네요.
◇ 김현정> 상당히 독립심 강하고 성실한 젊은이였다고 들었어요.
◆ 유족 OOO씨> 특히나 얘가 집안의 맏딸이거든요. 그래서 동생하고는 조금 나이 차이도 있고 그랬는데 자기 엄마, 아빠를 한 번도 이렇게 속상하게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정말 독립심이 강하고 자존심이 강하고 정말 똑똑하고 명석한 그런 아이였죠. 지방 특수목적고에서 항상 상위권으로 있다가 대학교 들어가서도 4년 내내 과 수석, 차석 하면서 장학금을 한 번도 놓치지 않고 그렇게 졸업을 했어요.
◇ 김현정> 그 정도로 열심히 살면서 부모님한테 손 안 벌리고 그렇게 살았던 독립적인 젊은이였군요.
19일 서울 중구 신당역 10번 출구 앞에 신당역 여성노동자 피해자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박종민 기자◆ 유족 OOO씨> 집안이 경제적으로 궁핍하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그런데도 본인이 그렇게 열심히 해서 집안에 진짜 조금도 부담 주지 않고 그렇게 훌륭하게 성장을 했는데. 아빠 집안에 가족들이 좀 많습니다. 그런데도 다들 좋아들 했었죠.
◇ 김현정> 전주환에게 시달린 지가 꽤 오래된 걸로 알려졌는데 가족들에게는 전혀 얘기를 안 했던 건가요?
◆ 유족 OOO씨> 일절 안 했어요. 자기 몰래 변호사까지 선임해서 이 사건 해결하려고 했더라고요. 그러면 굉장히 큰 사안이고 굉장히 큰 고민거리였을 텐데도 부모나 자기 밑에 동생들이 있는데도 아무한테도 얘기를 안 하고. 사촌 동생만 서울에서 그때 당시에 학교를 다니고 올해 졸업을 했는데 학교를 다니고 있으니까 자기 직장 근처에 있으니까 아마 만나서 간간히 얘기했다고는 하는데 깊은 얘기는 않고 이렇게 슬쩍 지나치는 식으로 '내가 지금 그런 일로 좀 힘들다'라는 식으로 표현을 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경찰 조사에서 그런 부분은 좀 나왔던 것 같습니다. 부모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사건 사고인지 알 거 아닙니까?
◇ 김현정> 걱정하시죠.
◆ 유족 OOO씨> 아무한테도 일절 얘기를 안 하고 혼자 모든 걸 해결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부모님들이 이번에 이 소식 듣고 더 놀라고 지금.
◆ 유족 OOO씨> 그러니까 더 가슴이 아프죠.
◇ 김현정> 큰아버님, 악성댓글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대응하실 예정이라고 제가 들었는데요. 제가 들으면서 깜짝 놀랐던 게 이런 비극적인 사건에도 무슨 피해자에 대한 악성 댓글이 달립니까?
◆ 유족 OOO씨> 가끔 이렇게 있으면서 혹시 별다른 기사가 있나 싶어서 검색을 하다 보면 한 번씩 악성댓글이 나오고.
◇ 김현정> 피해자에 대한 악플이요?
◆ 유족 OOO씨> 네. 한녀, 한녀 하면서 한녀가 죽는데 무슨 이유가 있느냐, 이런 식으로. 너무 가슴 아픈, 정말 같이 이렇게 숨 쉬고 있는 시민들이 맞나,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공간을 살고 있는 시민들이 맞나 그러나 싶을 정도로 악성 댓글들이 한두 개씩 보이더라고요. 대부분은 많은 선플을 해 주셨는데.
◇ 김현정> 네티즌 댓글만 문제가 아니고 서울시의원의 망언도 논란이 됐어요.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까 여러 가지 폭력적인 대응을 남자 직원이 한 것 같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됐는데 이게 또 유가족이 들으실 때는 더 마음이 찢어지셨을 것 같아요.
◆ 유족 OOO씨> 정말 이렇게 마주치면 정말 어떻게 정말 드잡이라도 하고 싶은데 이런 부분들이 뭐냐 하면 초기에 언론에서 약간 왜곡된 보도를 했기 때문에 그 여론을 바탕으로 이 사람들이 잘못된 인식을 갖고 그런 발언을 했지 않았나 싶어요.
◇ 김현정> 처음에 왜곡된 보도라면 어떤.
◆ 유족 OOO씨> 확인되지 않은 둘이 사귀다가 무슨 깊은 관계까지 가서 그 깊은 관계를 가졌던 영상을 확보하고 얘가 그걸로 협박을 하지 않았겠느냐.
◇ 김현정> 그런 보도들이 있었는데 전혀 아니라는 거죠?
◆ 유족 OOO씨> 그렇죠. 그런데 지금 계속 확인된 바로는 그게 아니고 역 구내에서 일어난 불법 촬영물로 이렇게 협박을 했다는 것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같은 역에서 근무할 때 이 친구가 여자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했는데 그거를 조카가 최초 발견해서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 아닙니까. 최초 일간지 보도에서는 둘이서 어떤 은밀한 공간에서 이루어진 촬영물을 가지고 협박을 했다는 식으로 이렇게 제가 확인된 기사인지 추측성 기사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어디에서도 아직까지 그런 부분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그런 보도를 하면서 일반적인 사람들이 그런 선정적인 상상 내지는 인식으로 해서 그런 망언이 나올 수밖에 없었지 않냐. 일반 시민이 해도 말이 안 되는 얘기인데 정말 어떤 정책을 다루는 시 의원 입장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게 정말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저런 인간이 저런 자리에 앉아서… 저는 정말 한심할 뿐이고요.
◇ 김현정> 법적 대응까지도 혹시 고려하고 계십니까?
◆ 유족 OOO씨> 네.
◇ 김현정>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 유족 OOO씨> 네, 저희는 변호사를 통해서 그 부분을 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정말 끝도 없이 착잡해지는데요. 우리 듣고 계신 국민들께 유가족으로서 꼭 하고 싶은 말씀 한 말씀 마지막으로 하시겠습니까?
◆ 유족 OOO씨> 저는 당사자의 부모가 아닌 큰아빠로서 아마 부모의 마음을 어떤 식으로도 대신할 수 없지만 정말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사회 또 우리 여론을 이끌어주는 언론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해결책을 바라고요. 오늘 특히 이렇게 CBS 뉴스쇼에서, 김현정 뉴스쇼에서 이렇게 저희들의 목소리를 내도록 이렇게 해 주신 데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은 감사 말씀 드립니다.
◇ 김현정> 아버님 정말 어려운 와중에 이렇게 세상에 제2, 제3의 이런 사건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인터뷰 응해 주신 거 저희가 너무 감사드리고요. 힘내시고요. 무엇보다 부모님들 지금 트라우마 속에 빠져 있는 부모님들 옆에서 많이 위로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유족 OOO씨>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유족 OOO씨> 감사합니다.
◇ 김현정> 신당역 피해자의 큰아버지입니다. 지금 유족 측의 대표로 일을 처리하고 계신 분이세요.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