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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희영, 구속 직전 '알 박기' 인사?…측근 비서실장 승진도

사건/사고

    [단독]박희영, 구속 직전 '알 박기' 인사?…측근 비서실장 승진도

    박희영 용산구청장 구속 직전, 구청 내부 인사 단행
    구속된 26일 6급 이상, 다음날인 27일 6급 이하 인사
    2주 전엔 본인 비서 실장 승진시키는 등 '알 박기 인사' 정황
    구속된 안전재난과장도 인사 대상자…동장으로 발령
    "구속 수사 앞두고 인사 맞나", "원칙과 기준 찾아보기 힘들어"

    핼로윈 참사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핼로윈 참사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구속 직전, 구청 내부 인사를 단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기인사라고는 하지만 '핼러윈 참사' 핵심 피의자이자 구속 대상이 인사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6급 이상 인사는 작년 정기인사 때보다 그 규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구속된 박 구청장은 구속 당일, 6급 이상의 국장, 과장 등 124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6급 이상 인사 조치는 작년 정기인사 대상자였던 77명보다 47명 많은 수치로 그 규모가 커졌다. 다음날(27일)엔 6급 이하 269명을 인사 조치 했다. 박 구청장이 구속 전 미리 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 구청장은 2주 전엔 본인의 비서실장을 승진시키는 등 구속 직전 알 박기 인사를 한 정황도 포착됐다.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이번 인사가 매년 진행되는 구청 정기인사라고는 하지만, 피의자가 구속 직전에 인사권을 휘두른 것이 과연 적절한가 하는 뒷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 발생 이후에도 부적절하게 대응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 특수본 수사를 받고 있다. 법원은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박 구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는 핼러윈 축제 안전조치 부서 책임자인 최원준 안전재난과장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 과장 역시 박 구청장과 같은 날 구속됐다. 최 과장은 핼러윈 참사 두 달 전인 올 8월, 이촌 2동장에서 안전재난과장으로 이동했는데, 내년 1월 자로 다시 원효로 2동장으로 보내지는 보직 인사 대상자가 됐다.  

    현재 원효로 2동장은 이번 달 3일 동장으로 발령된 인물로 이번 인사를 통해 동장으로 발령받은 지 한 달도 채 안 돼 건설관리과장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통상 동장의 경우 1년에서 2년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홍보담당관 인사도 단행했는데, 참사 이후 언론대응을 미흡했다는 점이 교체 배경이란 뒷말이 나온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박 구청장은 2주 전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본인의 비서실장 A씨를 운전 7급에서 운전 6급으로 승진시켰다. 당시 비서실장을 포함해 총 5명이 승진했다. 해당 비서실장은 핼러윈 참사 당일 박 구청장과 경남 의령에 동행했다가 박 구청장 집 앞 CCTV 찍힌 인물이다. 당초 구청 내부 직원이었던 A씨는 박 구청장이 올해 7월 취임하면서 비서실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구청장이 구속 직전 정기인사를 단행한 데 대해 구청 내부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사에 박 구청장이 본인의 구속을 예측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내부에선 새어 나온다.

    용산구 한 관계자는 "잦은 인사로 인해 조직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당장 구속 수사를 앞두고 (인사)발령이 이뤄지는 것이 맞느냐 하는 기본적인 목소리가 있다"고 했다.

    박 구청장의 인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 구청장 취임 후, 통상 정기 인사 기간이 아닌 지난 7~10월 여러 차례 국장, 과장급 등의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참사 전까지 문화환경국장을 포함해 안전건설교통국장, 안전재난과장 등 축제 주무 부서장들을 몇달 새 바꿔 업무 연속성 결여와 전문성 부족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관련기사: [단독]용산구 핼러윈 '엉터리 대책회의'…뒤죽박죽 인사까지)

    구청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10·29 참사 후 용산구는 인사와 관련 안전재난과장 임명과 무원칙 인사로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이번 인사에서도 그 어떤 원칙과 기준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구청장이 구속되는 와중에도 구정 안정보다는 본인의 코드인사를 단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한편, 용산구청 안전재난과 직원 4분의 1 이상이 참사 전날인 10월 28일 휴가를 냈던 사실도 새롭게 드러나 논란이 됐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위원실이 제공한  '용산구청 휴가·연가 사용 내역'에 따르면, 안전재난과 직원 총 27명 가운데 5명은 '연가'를, 2명은 '연가 외 휴가'를 사용해 휴가 사용률이 25.9%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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