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전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자택 앞. 연합뉴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등을 지낸 전모 씨는 1978년부터 성남시에서 근무한 직업 공무원이다. 그는 성남FC 뇌물 사건과 대장동 배임 사건 등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주요 의혹에서 여러 번 등장한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9일 숨진 채 발견된 전씨는 1978년 9월 성남시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되며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5월부터 성남시 체육진흥과장으로 일했고, 이듬해 5월에는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대표에게 5급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2014년 6월까지 비서실장을 지낸 전씨는 같은해 11월 4급 행정기획국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이 시장의 지시를 받아 주요 현안들에 대한 대응을 총괄하고 각종 정책 및 주요 계획을 검토, 수립 및 추진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전씨는 성남시가 2015년 5~6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비롯한 대장동 개발업자들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구조로 협약을 추진할 때 예산 업무를 담당하는 국장이었다. 실제 그가 서명한 결재문건도 아직 남아 있다.
아울러 성남FC 관련 뇌물 수수 사건에서도 2014년 11월 네이버 측 관계자를 만나 50억원을 후원해 달라는 취지로 당시 이 시장의 의사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검찰이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그의 이름이 여러 번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취임한 2018년 7월부터는 도지사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전씨는 2019년 5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모친상을 당하자 이 대표 대신 조문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전씨는 이처럼 검찰이 전방위로 수사하고 있는 이 대표 관련 의혹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때문에 최근 검찰에 불려가 직접 소환조사를 당하기도 했다.
전씨는 2019년 7월부터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12월까지 근무했다. 그는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GH 직원 합숙소 의혹에도 등장한다.
한편 전씨는 전날 오후 6시 45분쯤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씨는 노트 6쪽 분량의 유서에서 이 대표를 언급하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이날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의 피고인으로 재판에 출석하며 "본인은 항상 뒤로 물러나있다"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