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간호과학회 및 11개 전공 간호학회 관계자들이 간호법 약속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간호법 제정안을 둘러싼 의료계 갈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간호사들도 단체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대한간호사협회는 오는 14일까지 회원들을 상대로 투쟁 방법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결과는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간호협회는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 간호법 반대단체들이 이미 부분파업을 벌였고, 17일 총파업을 선언한 상태이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검토하고 있다"며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은 사망선고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간호법 관련 간호사 단체행동 설문조사. 대한간호협회 제공 다만 보건복지의료연대와 같은 파업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간호협회는 "거부권이 행사되더라도 의사집단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집단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부당한 공권력의 폭력에 맞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간호법 공약을 지키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한국간호과학회와 11개 전공 간호학회는 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간호법 약속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한간호협회 제공 4천여명의 간호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한국간호과학회 등 총 12개 간호사 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 대한간호협회를 방문해 간호법 제정을 약속했다"며 간호법 공포를 촉구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정책협약서를 통해 간호법 제정을 약속했으며 간호법 발의 당시에도 국민의힘 46명의 의원이 법안 발의에 함께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이제는 약속을 지킬 시간"이라며 "12만 간호대학생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간호법 공포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호협회는 이날 간호법 제정을 요청하는 파멜라 시프리아노 국제간호협의회 회장의 서신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국제간호협의회는 세계 135개국 약 2800만 명의 간호사와 각국의 간호협회를 대표하는 조직이다.
파멜라 회장은 서신에서 "인구의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로 인해 90여 개 이상의 국가들이 간호법을 제정하고 있다"며 "간호법이 환자 안전을 보장하고 간호사의 채용과 근속을 개선하며 적절한 근무 환경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간호법 제정안에 반대하는 의협 등 의료단체 13개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이날 오후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1일 2차 부분파업에 대한 대국민 설명회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