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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大法 앞 비정규직 문화제 강제해산…2명 병원 이송



사건/사고

    경찰, 大法 앞 비정규직 문화제 강제해산…2명 병원 이송

    경찰, '대법원 앞 비정규직 문화제' 30여 분만에 강제 해산
    해산 과정에서 노동자 2명 기절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총 3명 다쳐
    참가자들, 대법원 맞은편으로 강제로 옮겨져…경찰, 주변 봉쇄

    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2차 노숙문화제를 진행하던 비정규직 노동자와 예술인들이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 당하고 있다.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2차 노숙문화제를 진행하던 비정규직 노동자와 예술인들이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 당하고 있다.
    경찰이 2주 만에 대법원 앞에서 열린 야간문화제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강제 해산한 가운데, 문화제에 참가한 노동자 한 명이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행동(공동행동)은 9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2차 노숙문화제를 열고 2주 전 진행된 경찰의 야간문화제 강제해산을 규탄했다.

    애초 해당 야간문화제는 불법파견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국지엠과 현대제철, 아사히글라스, 현대기아차 등 기업들의 재판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대법원에 촉구하며 약 3년 동안 이어져왔다.

    공동행동은 이날도 오후 6시 반부터 다음날인 10일 오전 10시까지 대법원 앞에서 노숙 문화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에 대비해 경찰은 이날 12개 기동대 소속 600여 명의 경찰 인력을 현장에 배치했다.

    앞서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쯤 주최 측에 공문을 보내 '미신고 집회를 개최할 경우 해산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문화제가 시작되자 3차례에 걸쳐 경고 방송을 한 경찰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부터 참가자들이 앉아 있던 인도를 경찰 바리게이트로 둘러싸기 시작했다.

    10분쯤 후 경찰은 대법원 앞에서 야간문화제를 진행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문화 예술인들을 끌어내기 시작한 지 30여 분만에 문화제를 강제 해산했다.

    참가자들은 경찰관들의 두 손에 붙들린 채  "우리는 문화제를 하고 있는데 경찰이 폭력적이고 불법적으로 해산시키고 있다", "왜 통행을 막냐", "경찰이 왜 불법촬영을 하냐"며 목소리를 높여 경찰에 항의했다.

    주최 측은 경찰이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강제해산하는 이유로 "(노조)조끼를 입어서"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2~30여 명의 참가자들이 대법원 맞은편인 서울지하철 2호선 서초역 3번 출구 앞으로 강제로 옮겨졌고, 경찰은 주변을 포위해 대법원으로 향하는 길을 통제했다.

    끌려가던 여성 참가자 1명이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자리에 주저 앉았고, 의식이 없는 참가자를 끌고가던 경찰을 발견한 시민은 "의식이 없다"며 소리치기도 했다.

    특히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지회 차헌호 지회장은 여러 경찰관들이 문화제 현장에서 강제로 끌고 나간 바람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고, 현재 의식을 회복한 상태다.

    다른 남성 1명도 횡단보도에서 경찰에 밀려 넘어져 병원으로 옮겨졌고, 호흡 곤란을 호소하던 여성은 출동한 119 구급차량에서 치료를 받았다.

    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2차 야간문화제를 진행하던 중 경찰에 의해 강제로 끌려나온 시민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2차 야간문화제를 진행하던 중 경찰에 의해 강제로 끌려나온 시민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문화제를 진행하는 동안 참석한 시민 200여 명은 집회·시위가 아닌 정부가 평화로운 야간문화제까지 탄압한다며 이날 경찰의 행동을 주시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금속노조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지회 진환 교육선전부장은 "2주 만에 다시 대법원 앞에서 야간문화제를 진행한다. 2주 전을 기억하실 것이다. 평화롭게 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는데 경찰이 들이닥쳤다"며 "경찰은 오늘 노동자의 문화제를 다시 가로막을지 두 눈을 뜨고 지켜보자.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후퇴해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야간문화제에는 문화 예술인들도 참석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채훈 시인은 정부의 노동탄압을 규탄하며 분신 사망한 양회동 열사를 위한 시를 낭송하며 운을 뗐다. 김 시인은 "더 이상 노동자를 죽이지 말라. 더 이상 노조를 탄압하지 말라"며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을 묵과할 수 없다"며 참가한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25일에도 오후 8시 55분쯤 대법원 앞에서 야간문화제를 진행하던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노동단체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공동투쟁)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 해산을 시작해 20분 만에 문화제 참여자 90여 명을 전부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참가자들 간 대치가 1시간 가량 이어졌고, 경찰은 참가자 3명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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