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이 자리에 앉으려 의자를 빼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이사장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동시 교체에 나서면서 절차를 지키지 않거나, 감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해임을 추진하고 있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방통위는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을 KBS 이사회 이사로 추천하는 안과 차기환 변호사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5인체제지만 여권 추천인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상임위원 2인만 회의에 참석해 가결시켰다.
차 변호사는 곧바로 방문진 이사로 임명되고, 서 전 재판관은 KBS 이사 후보로 추천돼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서 전 재판관과 차 변호사는 공영방송 이사진에 진입할 경우 각각 KBS 이사장과 방문진 이사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KBS 남영진 이사장과 김찬태 이상요 류일형 정재권 조숙현 이사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강중묵 김석환 김기중 박선아 윤능호 이사 등 12명은 9일 기자회견을 열어 "방통위가 'KBS와 MBC 이사장의 동시해임'이라는 한국언론사에 유례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며, "공영방송 장악 음모 포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KBS 이사회 총원은 11명으로 여4, 야7의 구도였지만 윤석년 이사의 해임에 이어 남영진 이사장이 해임될 경우 여6, 야5로 구도가 바뀌게 된다.
9일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관계자가 취재진의 퇴장을 요청하고 있다. 가운데는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 연합뉴스 MBC 방문진 이사는 9명으로 여권 인사 3명, 야권 인사가 6명이었는데, 방통위가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에 대한 해임 절차를 추진 중인데, 이들의 자리를 여권 인사가 채우면 여 5대 야 4 구도로 바뀌게 된다.
KBS와 MBC 방문진 이사들은 "이사장과 이사들의 해임에 이어 자신들의 뜻에 맞는 이사들로 빈자리를 채우고 나면, KBS와 MBC 사장의 교체에 나설 게 분명하다"며, "공영방송의 토대를 뒤흔드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 등의 조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통위 회의 운영규칙에는 위원회 회의 소집 48시간 전에 회의 일시와 장소, 상정안건을 각 위원에게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방통위 사무처는 7일 오후 5시가 지나서 KBS 보궐이사 추천과, 방문진 보궐이사 임명 안건을 상정했다."며, "두 안건은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