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학생군사학교를 방문한 김선호 국방부 차관. 연합뉴스국방부는 단기복무 장교의 70%를 차지하는 학군(ROTC)장교 지원율이 폭락하고 있는 현실에 대처하기 위해 해외연수와 공수훈련 기회 확대, 군사교육체계 개선, 필기시험 폐지, 처우 보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보생들이 장교로서 자긍심과 사명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국방예산을 확보해 해외연수 기회를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ROTC 후보생들이 외국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연간 40여명을 선발해 미국 대학에 3주 동안 해외 연수를 보내 왔는데, 이를 올해 40명에서 내년에 160여명으로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ROTC 지원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필기시험도 올해부터 폐지되고 면접 점수와 대학교 성적으로 선발한다. 김 차관은 "자긍심과 도전정신, 열정을 가진 사람을 면접으로 선발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방부는 ROTC 지원율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단기복무장려금을 1200만원으로 작년보다 300만원 인상하고, 후보생에게 지급하는 생활지원금도 올해부터 연간 180만원으로 작년보다 배 가까이 늘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원자가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 ROTC 경쟁률은 2015년 4.8대 1에서 2017년 3.3대 1, 2020년 2.7대 1, 2023년 1.8대 1로 급감했다.
김 차관은 이러한 현상의 이유에 대해 "사회적 명예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 군이 충족시켜 주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관점과 함께, 병사들의 복무 기간 단축·여건 개선과 연계되어 장교들에게 상응하는 여건 보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를 함께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차관은 지원율 제고를 위해 ROTC의 복무기간을 단축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방부에선 정책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밖에 국방부는 ROTC 후보생들도 원하는 경우 기본공수훈련을 받을 수 있게 참가 기회를 올해 120명에서 내년 15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공수훈련은 육군사관학교와 3사관학교 생도들에게는 의무이지만 ROTC 후보생들에게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