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불이나 9시간 넘게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건물 안 연기를 빼는 작업 도중 폭발이 일어나면서 소방대원 14명이 다쳤다. 주민 35명도 연기를 흡입했지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파악됐다.
건물 내부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고, 화재경보기도 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그간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서울 양천소방서는 이날 오전 8시 2분쯤 서울 양천구 목5동의 지하 6층, 지상 23층짜리 주상복합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지하 2층 재활용수거장에서 시작된 불은 오전 8시 48분쯤 어느 정도 잡혔다가 환풍구를 타고 지하 1층 체육관 화장실로 번졌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37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292명과 장비 78대를 동원해 화재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23층짜리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오전 8시께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9시간 넘게 진화 작업에 나선 가운데 소방관들이 오후 5시 40분께 인근 도로에서 진화 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오후 3시쯤에는 큰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다. 지하에서 연기를 빼내는 작업 도중 지하 1층에서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폭발이 일어나면서 배연 작업 중이던 소방대원 14명이 머리와 팔, 다리, 발 등에 부상을 입었다. 건물에 들어갔던 전 대원은 긴급 탈출했다.
양천소방서 긴급구조통제단 이은와 소방행정과장은 오후 4시 20분 진행한 4차 언론브리핑에서 "다친 대원 중 지금까지 긴급하거나 중상인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폭발 원인에 대해선 "불꽃이나 가스 냄새 등의 요인은 없었기 때문에 고열과 수증기 등 화재 현상에 의한 폭발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재 진화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화재가 케이블, 스프링클러 반자 등 구조상 보이지 않는 곳을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쉽게 잡히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폭발 이후 양천구청 안전 전문가가 긴급 투입돼 구조상 안전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소방대원들이 다시 투입됐다. 하지만 낙하물 등 위험성이 있어 다시 대피와 진화·배연 작업을 반복하는 상황이다.
이 불로 주민 등 118명(자력대피 40명, 대피유도 73명)이 대피했다. 오후 4시 20분 기준 주민들 가운데는 연기를 흡입한 35명 이외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건물 안에 남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한편 소방당국 관계자는 "건물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화재 당시 건물의 화재경보기가 울리지 않았다는 주민 증언도 나왔다.
해당 건물 10층에 사는 성모씨는 "밖을 지나던 아들 친구의 연락을 받고 바깥에 나와봤다"며 "현관문을 열자마자 연기가 뿌옜지만, 별다른 안내방송이 없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가 지금까지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양천구청은 인근 주민에게 재난 문자를 발송하고 주변 차량은 우회하고 연기흡입이 되지 않도록 창문을 닫아 달라고 당부했다. 소방 당국은 불길이 잡히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