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가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해 전략공천을 하는 대가로 김지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여론조사를 가져오라고 했다'는 녹취가 21일 공개됐다.
강혜경씨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공개한 녹취본에서 명씨는 지난 4월 3일 강씨와의 통화에서 "(경남 창원) 의창은 전략공천 지역"이라며 "이준석한테 사정사정해서 (김 전 의원에 대한) 전략공천을 받았다"고 말했다.
명씨는 강씨에게 "나보고 (이준석 의원이) 이기는 여론조사 몇 개 던져 달래. 그러면 그 사무총장에게 던져서 끝내주겠대"라고 말했다.
명태균씨 페이스북 캡처명씨는 이날보다 하루 앞선 강씨와의 통화에서는 여론조사 방식에서 유선전화 비율을 조정하라고 지시했다. 명씨는 "이준석이 우리 공표 조사나, 비공표라도 김지수(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것(여론조사)을 가져오면 전략 공천을 준다고 했다"며 "유선전화를 섞어야 되겠다. 7 대 3"이라며 구체적인 비율을 제시했다.
명씨가 "이번에 이길까?"라고 묻자 강씨가 "네. 이깁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강씨는 "유선 전화를 많이 넣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명씨 질문에는 "의창구는 우리가 100%를 신청했다. 근데 100%를 해도 이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명씨는 "8대 2도 섞어서 (결과 차이를) 벌려가지고 홍보용으로 때려야 되겠어"라며 여론조사 목적에 대해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후 국민의힘은 5월 10일 경남 창원 의창에 김 전 의원을 공천했다. 김 전 의원은 그해 경남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지수 민주당 후보를 이기고 당선됐다.
강씨의 주장에 대해 이준석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명씨에게 창원 의창 지역 여론조사를 요청할 이유도 없었고, 미공표 여론조사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김영선 전 의원과 김종양 의원 양측에 '전략공천'의 취지가 상대당 후보 대비 월등한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언급한 사실에 대해서만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