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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한계…'尹 출당' 타이밍 놓치고 친윤계에 휘말려

국회/정당

    한동훈의 한계…'尹 출당' 타이밍 놓치고 친윤계에 휘말려

    초유의 위헌 상황…韓, 계엄 비판에도 '탄핵 불가' 직면
    "위법한 계엄"이라더니…친윤계 돌파 못한 韓 정치력
    대통령 탈당 요구도 거절 당해…출당, 탄핵 저울질하다 둘 다 놓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조경태 의원이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조경태 의원이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이 5일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거부했다. 윤 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많아 한동훈 대표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은 상태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령을 내린 직후 "위법하다"고 했던 한 대표의 말과는 사실상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한 대표로서는 탄핵에 쉽사리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었다. 야당의 윤 대통령 탄핵 시도에 동참했다가 여권의 분열을 자초하면서 정권을 넘겨줄 것이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반면 탄핵에 반대한 이날 결정으로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는 모순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 대표가 흔들리면서 명실상부한 탄핵용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던 친한계 역시 당내 주류인 친윤계의 벽에 가로막히게 됐다. 쇄신을 부르짖다가 좌초되는 듯한 모습이 계엄 국면에서도 되풀이되면서 한 대표에 대한 실망감은 다시 한 번 고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내 탄핵에 반대하는 관성이 생기면서 종국적으로는 계엄 사태에 대해 동반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당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비장했던 韓…'분열하면 진다'는 친윤계 설득에 '주춤'


    한 대표는 비상계엄 선포부터 해제안이 가결되는 과정에서 "위헌·위법한 계엄 선포", "자유민주주의를 반드시 지키고 국민과 함께 잘못된 계엄 선포를 반드시 막겠다"라고 하는 등 윤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쇄신을 강조하면서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던 국민의힘 의원 18명이 계엄 해제안에 가결표를 던지면서, 한때 '탄핵안 통과는 시간 문제'라는 예측도 쏟아졌다.  

    한 대표는 4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 탈당 요구, 김용현 국방장관 해임,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같은 한 대표의 기세는 그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 대표는 의총에서 대통령 탈당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친윤계 의원들을 필두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가 거론됐다고 한다.
     
    친윤계 중진의원들이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우리가 탄핵해서는 안 된다", "분열하면 또 지게 된다"는 취지로 한 대표 설득에 나섰고, 결국 한 대표도 수긍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실시된 2017년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득표율 41.08%로 당선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4.03%,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1.41%,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6.76%를 기록했다. 단순 산술로는 보수 진영 후보가 단일화했다면 대선에서 이겼을 수 있기 때문에, 이날 의총에서도 '단합'을 강조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논리는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주자인 한 대표로서는 외면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결국 국민의힘은 이날 밤 의총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당론으로 반대하기로 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김용현 국방장관 탄핵안에 대해서도 "하나하나씩 논의하지 않았다. 또 이야기 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김건희 특검법처럼…친윤계 압박 못 견딘 韓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를 마치고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를 마치고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황진환 기자
    한 대표가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상황에 당초 입장보다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윤 대통령은 더욱 완고한 입장을 견지했다.
     
    한 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비서실장에게 윤 대통령 탈당 요구를 전했지만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련 기사: 한동훈 "총리 통해 尹 대통령 탈당 요구"…사실상 거절)

    친윤계의 호위에 힘입은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에 대해 '야권의 폭거를 알리기 위한 경고였다'는 적반하장식 인식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탄핵에는 선 긋고 대통령 탈당만 요구하는 어정쩡한 정국을 자초한 데 대해 "총선부터 특검 재표결 국면과 달라진 게 없다"는 자조도 나온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증폭될 때마다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 왔고 최근에는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이탈표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 이전에는 윤 대통령에게 개각과 대통령실 인사 쇄신을 요청해놓고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는 선에서 타협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하기도 했다.
       
    한 대표가 정무적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되풀이하는 데 대해 친한계 내에서도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일부 나온다. 계엄 해제안에 상당수 국민의힘 의원들이 동참하면서 윤 대통령의 위헌적 행위에 선을 그을 수 있었는데, 이날 결정으로 비상 계엄에 일부 면죄부를 주는 듯한 인상을 남기게 됐기 때문이다.

    한 친한계 초선의원은 "타협점을 모색해야 할 때와 싸우고 승부를 걸어야 할 때를 분간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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