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인규 (항공대 비행교육원 원장)
어제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 참사, 181명 가운데 단 2명 생존했습니다. 11년 만에 발생한 우리나라 국적기 참사인데 그때는 아시아나항공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사고를 당한 거였고요. 사고 장소를 국내로만 한정하면 이번 사고가 역대 최악 최대 희생자를 낸 사고로 기록이 될 겁니다. 목격자도 꽤 많고 또렷한 영상도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아한 점들이 있죠. 앞으로 어떤 부분들이 규명돼야 할지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항공대학교 비행교육원의 김인규 원장 연결을 해 보죠. 원장님 나와 계십니까?
◆ 김인규> 안녕하세요, 김인규입니다.
◇ 김현정> 가장 중요한 게 사고 원인일 텐데 원장님도 역시 1차적인 원인은 조류 충돌, 즉 버드 스트라이크라고 보십니까?
◆ 김인규> 저는 사실은 이게 정확하게 조류 충돌인지도 아직은 명확하게 밝혀진 상황이 아니라서 1차원인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고요. 예를 들어서 이 동체 착륙으로 인한 사고이기 때문에 랜딩 기어가 안 나온 상태에서 착륙한 게 일단은 원인이라고 봐야 됩니다. 그런데 그 원인이 기계적인 결함인지 조종사의 절차 미숙인지 이런 부분은 나중에 따져봐야 되겠죠.
◇ 김현정> 그 말씀은 그러니까 직접적으로 폭발하고 화재가 나게 된 그 원인, 마지막 원인은 랜딩 기어가 안 나온 거고 그전에 조류 충돌 때문에 랜딩 기어가 안 나온 건지 아니면 랜딩 기어가 원래 고장이 나 있었던 건지 등등등등은 더 따져봐야 된다. 그 말씀이시죠?
◆ 김인규>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조류 충돌이 1차 원인이 아니었겠나, 즉 랜딩 기어가 안 나오게 한 원인이 아니었겠나 보시는 분들이 얘기하는 근거가 몇 가지 있더라고요. 우선 목격자들이 찍어놓은 영상을 보면 엔진에서 하얀 연기와 불꽃이 납니다. 이게 조류 충돌일 경우에 발생하는 현상은 맞습니까?
◆ 김인규> 조류 충돌로 볼 수 있는 근거는 거의 확실시 될 수도 있는데요. 사실은 저 동영상을 보면 상태에서도 사실 랜딩 기어가 안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조류 충돌로 인해서 랜딩 기어가 안 나왔다기보다는 이미 벌써 랜딩 기어는 들어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저 상태에서 랜딩 기어가 조류 충돌돼서 안 나오게 됐다는 거를 같이 연결해서 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고요.
◇ 김현정> 잠시만요. 잠시만요. 지금 저희가 영상 보여드리고 있는데 그러니까 이미 쾅쾅쾅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막 나오는, 저때가 조류 충돌 상황이었을 것 같은데.
◆ 김인규> 만약에 조류 충돌이라 전제를 한다면 저때가 조류 충돌이 발생한 시점이 거의 맞을 거고요. 그리고 이거는 지금 아마 첫 번째 접근하고 복행하는 시점에서 조류 충돌이 이렇게 조우한 상황으로 보여지거든요.
◇ 김현정> 그럼 저 정도 높이였다면 이미 랜딩 기어는 지금 나오고 있었어야 된단 말씀이세요?
◆ 김인규> 원래 착륙을 하기 위해서는 랜딩 기어가 나와야 되죠. 그런데 어떤 사유로 복행을 했기 때문에 그 사유는 아직 모릅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보여드리는 영상, 저 정도 고도라면 이미 랜딩 기어는 나와 있어야 되는데 안 나와 있는 걸 보면 꼭 조류 충돌 때문에 랜딩 기어가 안 나온 것인가? 좀 의아하다 이 말씀이시네요.
◆ 김인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부분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 같습니다. 랜딩 기어가 애초에 고장이 난 상태에서 조류 충돌은 또 별개로 있었을 수도 있다는 지금 가정 하나를 더해 주신 건데 지금 조류 충돌이 있긴 있었던 것 같은 게 탑승객이 사고 직전에 가족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가 있어요.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잠깐 있어. 새가 날개에 끼어서'라고 했더니 공항에서 기다리는 가족이 '헐'. '착륙 못하는 중'. 그러자 가족이 '언제부터 그랬는디?' '방금. 유언해야 하나'. 이게 지금 9시 1분 메시지입니다. 그러자 가족이 어쩐대. 왜 전화가 안 돼?라고 보내는데 거의 동시에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1자가 없어지지 않은 걸로 봐서 9시 1분, 그러니까 유언해야 하나라는 글을 보낸 후부터는 카톡을, 휴대폰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걸로 지금 보이죠. 그 9시 3분에 폭발을 했으니까요. 지금 이걸 보면 이 승객이 자신이 추정을 해서 새가 날개에 끼었다는 얘기를 했을 리는 없고 기내 방송이 나왔던 걸로 추정이 되죠? 원장님.
◆ 김인규> 이거 저도 봤는데요. 이런 증거라든가 아니면 공항 당국에서 그때 조류 충돌 경보를 냈던 것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워낙 또 무안공항 자체가 조류 활동이 빈번한 곳이라서 조류 충돌의 가능성이 높다고는 저희가 추정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관제탑에서 8시 57분께에 조류 충돌 경고 보낸 거, 그러니까 관제탑에서 아무 때나 그냥 선제적인 예방 차원에서 조심해라라고 보내는 게 아니라 실제로 큰 새나 새떼를 레이더에서 발견했을 때 보내는 거라고요?
◆ 김인규> 네, 수시로 조류 활동이 이렇게 감지되거나 목격이 되면 관제탑에서는 통상적으로 조류 충돌 경보를 내줍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저는 여기서 의아한 게 물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조류 충돌 때문에 랜딩 기어가 안 나온 건지 랜딩 기어가 애초에 고장 난 건지는 들여다봐야 된다고 하셨습니다만 저는 조금 의아한 게 뭐냐면 8시 54분에 착륙 허가가 떨어지고 57분, 그러니까 3분 뒤에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경고를 보내요. 그리고 2분 뒤인 59분에 기장이 메이데이 선언합니다. 이건 최악일 때 긴급 조난 선언을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개요 그래픽 : 정차영 오퍼레이터◆ 김인규> 메이데이는 그렇습니다.
◇ 김현정> 관제탑에서 새떼 조심하세요 하는 경고를 조금 일찍 보낼 수는 없었을까. 물론 지금 랜딩 기어 안 나온 게 새떼 때문인지 아닌지 아직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만 새떼일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제가 질문 드립니다. 새떼 경고를 좀 미리 줄 수는 없었는가, 이게 조금 의아하더라고요. 어떻습니까?
◆ 김인규> 관제탑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조류 활동이 목격되거나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그 시점에 경고를 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게 사고와 같이 연계해서 보면 그것보다 미리 좀 냈으면 미리 선제 조치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저희가 이렇게 생각할 수는 있는데 사실은 순서상으로 보면 조류 충돌이 먼저 발생했고 조류 충돌 경고가 났고 그다음에 메이데이 선언이 나중에 났을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조류 충돌, 레이더에서 보기보다 먼저 사고가 났을 수도 있다. 충돌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요?
◆ 김인규> 예. 왜냐하면 조류 충돌이 딱 되자마자 조종사가 바로 해야 될 것들은 항공기를 안정시키고 그다음 후속 조치들을 하고 그다음에 마지막으로 하는 게 메이데이나 이런 관제 기관에 통보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 시간이 경과했을 가능성이 있죠. 조종실에서 벌어진 일은 저희가 모르기 때문에.
◇ 김현정> 그렇죠.
◆ 김인규> 그래서 메이데이 선언이 나중에 나오긴 했지만 사실은 그 부분이 먼저 조종실 내에서는 경험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관제탑보다 비행기 내에서 먼저 발견했을 수도 있군요. 조류를.
◆ 김인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비행기 안에도 다 레이더는 있으니까, 관제탑 레이더만 있는 게 아니니까 비행기 안에서 발견했을 수도 있다.
◆ 김인규> 실제로 엔진에 부딪혔다 하더라도 바로 부딪히자마자 메이데이 선언을 하는 게 아니고 거기에 따른 상황 판단도 하고 다른 체크리스트라든가 조치를 하고 그다음에 그 ATC에다가 상황을 통보하니까 시간이 조금 경과했을 수도 있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저기가 저희가 아까 지도로도 보여드렸습니다마는 주변에 새 군집지역, 서식지가 많아요. 저희가 여러분 아시겠지만 무안 근처가 갯벌도 있고 새들이 서식하기 좋은 지역이어 가지고 이런 상황이라면 평소에 어떻게 이 관리를 합니까? 조류 충돌을 막을 수 있도록. 괜찮습니까?
◆ 김인규> 사실은 모든 공항에 조류 퇴치 팀이 있습니다.
◇ 김현정> 퇴치팀?
◆ 김인규> 버드어택 팀이라고 해서 조류 퇴치를 위해서 공항 당국에서 그런 팀을 운영하면서 수시로 조류 퇴치 제거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사실은 지금처럼 이렇게 사방에 새 군집 지역이 이렇게 쌓여 있는 이런 공항 환경에서는 사실 그러한 활동만으로는 조류를 완전하게 제거하기는 좀 어렵고요. 그리고 그 조류 퇴치 팀의 활동이 공항 내에서만 사실은 이루어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렇게 주변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경우는 사실은 좀 한계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청취자 로지 님 같은 경우도 무안은 유명한 새 서식지인데 왜 여기에 공항을 설치했을까? 좀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하신 분도 계시긴 합니다. 여하튼 국내 공항에서 지난 5년 6개월간 발생한 조류 충돌 사고가 총 623건인데 그중에 심각한 사고로 연결된 건 5%다, 이렇게 조사가 됐더라고요. 그러면 엔진으로 들어가는 경우 말고도 조종사의 유리창에 부딪힌다든지 날개에 부딪힌다든지 이런 거 다 합쳐서 623건이라는 얘기인데 엔진으로 들어가면 무조건 결함이 발생하는 건가요? 아니면 들어간다고 해도 무조건 고장은 아닌가요?
◆ 김인규> 저희가 국내에 제일 많이 활동하고 있고 또는 조류 충돌에 제일 많이 조우하게 되는 새 종류 같은 경우는 황조롱이라고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활동도 빈번하긴 한데 사이즈가 작습니다. 그런 경우는 사실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도 그냥 예를 들어서 갈려 나간다고 할까요? 그래서 바로 그냥 엔진 후방으로 빠져나갈 수 있어서 엔진에 큰 손상이 안 이루어질 수 있는데.
◇ 김현정> 작은 새.
◆ 김인규> 바닷가이다 보니까 예를 들면 갈매기라든가 이런 좀 더 큰 새가 엔진으로 직접 들어갔을 경우는 이번처럼 크게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엔진 한쪽이 고장 났더라도 조류 충돌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쪽 엔진이 있지 않습니까? 엔진이 2개 있었으니까 그럼 한쪽 엔진으로 구동하면서 랜딩 기어 펴고 착륙했으면 됐을 텐데 왜 랜딩 기어를 못 폈는가, 바로 이 부분이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인규> 저도 계속 사실은 그 부분이 좀 의아한 부분인데요. 사실 시스템적으로는 엔진하고 랜딩 기어 시스템하고 전혀 별개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랜딩 기어를 구동하는 그런 그 동력을, 유압이라고 하는 부분을 엔진 구동에 의해서 생성되는 부분이긴 한데 사실은 한쪽 엔진이 나가도 다른 쪽 엔진에서 그 부분을 백업으로 들어올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인규>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이게 결코 기계적인, 아니면 시스템적인 결함이 아닐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도 저는 이렇게 반대로 생각하면서 좀 저도 고민하게 되는데요.
◇ 김현정> 지금 원장님 머릿속에 있는 그 가정은 어떤 건가요?
◆ 김인규> 가정도 사실은 여러 가지, 워낙 많은 가정들이 있어서 섣불리 좀 얘기하기도 좀 조심스럽긴 한데.
◇ 김현정> 조심스러우신 건 압니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사고가 발생한 29일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습작업을 벌이고 있다. 무안(전남)=황진환 기자◆ 김인규> 그런데 만약에 엔진 하나만 정말 문제 있었다면 다른 엔진이 가동되거나 아니면 아까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 얼터네이트 절차가 또 있고 최후에 마지막 안 될 경우는 수동으로 내릴 수 있는 최후의 어떤 수단까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거를 안 하거나 아니면 못하고 급히 내렸다 하는 부분 때문에 저도 조금 이 상황이 이해하기가 좀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래서 나오는 이야기가 한쪽 엔진에 문제가 생기면서 그 유독가스가 기체 내부로 들어갔을 가능성, 그러니까 그 안에서 버틸 수 없기 때문에 빨리 좀 일단은 착륙을 해야 되겠다라고 기장이 결심했을 가능성. 그리고 수동 장치를 펴는 데 30초 이상 걸리는데 그 정도 시간도 확보가 안 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 하나, 또 하나는 엔진에 불꽃이 보였어요. 즉 화재가 발생하면서 공중 폭발할 수도 있겠구나. 그럴 바에는 일단은 동체 착륙을 부지런히 해야겠다라고 판단했을 가능성 없겠습니까?
◆ 김인규> 물론 다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 그렇긴 한데 먼저 엔진 화재로 인해서 유독가스가 기내로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고요. 그렇긴 한데 항공기가 유턴하듯이 180도 돌아서 정상적으로 정확히 활주로의 센터라인에 착륙하는 걸 보면 또 조종사한테 그렇게 아주 급박하게 조종실 내에 연기나 유독가스가 차 있지는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 김현정> 활주로에 지금 비교적 정확하게 잘 착륙한 거예요? 바퀴만 안 나왔을 뿐이지.
◆ 김인규> 그렇죠. 지금 사실은 그렇게 수동 조종으로 해서 180도 턴 해서 그렇게 딱 한 번에 정대 해서 내리는 거는 사실 쉽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을 보면 사실은 조종실에 예를 들어서 연기가 꽉 찼다든가 유독가스 가스로 꽉 차서 사실은 호흡하기 어렵거나 아니면 정신이 혼미하거나 하면 그런 조작을 하기는 어렵거든요.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좀 의아하다 이 말씀이신 거군요.
◆ 김인규> 네.
◇ 김현정> 그렇다면 막 유독가스가 꽉 차 가지고 이도 저도 못 할 상황이 아니라면 수동 장치 정도라도 내릴 수 있었을 텐데 왜 그걸 못 했을까.
◆ 김인규> 그래서 저도 굉장히 사실은 조종사가, 순직하신 분한테 혹시 누가 될까 봐 조심스럽기도 한 부분인데 이게 만약에 급히 서둘렀거나 어떤 패닉에 빠졌거나 해서 그런 절차를 생략했든지 아니면 잘못된 판단을 했든가 하면 그런 것들을 생략하고 내릴 수도 있죠. 그런데 사실은 굉장히 좀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게 만약에 말씀드린 것처럼 조종실에서 그런 걸 판단할 수 있는 어떤 그런 여건이 아니어서 내가 무조건 급히 내려야만 했다 그러면 그 상황 자체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데 정확히 저렇게 또 정비해서 내리는 거 보면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 김현정> 그 부분이 제일 핵심적으로 규명이 돼야겠네요.
◆ 김인규> 네.
◇ 김현정> 왜 랜딩 기어를 못 내렸는가. 그런데 전문가가 보시기에는 저 정도로 안정적으로 착륙을 하는 걸 보면 수동 장치 내릴 정도 시간은 됐다고 보는데 왜 수동 장치를 못 내렸는가. 수동 장치도 내려봤는데 그것조차 들지 않았던 것인가. 아니면 조종사가 패닉 상태에서 좀 잘못된 순간적으로 판단한 건 아닌가 등등등을 규명해봐야 된다는 말씀.
◆ 김인규> 다 하나의 여러 가지 과정 중에 하나로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워낙 조심스러워서 저희가 지금 가정이라는 거는 계속 강조를 하고 있습니다. 원장님 워낙 큰 참사가 벌어지다 보니까 국민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이럴 수는 없었을까, 저럴 수는 없었을까 여러 가지 의견들을 쏟아내고 계세요. 제가 그중에서 몇 가지 좀 질문을 드려도 될까요?
◆ 김인규> 예.
◇ 김현정> 아주 비상 상황에 하는 동체 착륙을 하더라도 딱딱한 활주로보다 그 근처에 바다가 있으니 바다로 착륙했으면 어땠을까요? 이런 질문이 들어옵니다. 이건 아마 2009년에 미국 허드슨강의 기적, 그 허드슨강에 비상 착륙하면서 전원이 살았던 그걸 생각하면서 여러분들이 질문 주시는 것 같아요. 이 근처도 바다니까 바다로 착륙했으면 어땠을까, 이거 어떻습니까?
◆ 김인규> 허드슨강의 기적을 만약에 다시 생각해 본다면 사실은 그 설리 기장이 정상적인 활주로에 내릴 수 있었으면 반드시 거기 내렸을 겁니다. 그런데 거기까지 갈 수 있는 여력이 안 됐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지만 순간적으로 판단해서 허드슨강에 어쩔 수 없이 내렸던 거고요. 이번 케이스 같은 경우는 사실은 분명히 내가 내릴 수 있는 활주로가 버젓이 있기 때문에 거기 내리는 게 맞고요.
◇ 김현정> 활주로가 있으면 활주로가 무조건 제1순위인가요?
◆ 김인규> 그렇죠.
◇ 김현정> 그렇군요. 아니, 또 언뜻 생각하면 활주로 말고 그 옆에 이 풀밭이나 이런 데로 내렸으면 조금 더 제동이 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그냥 문외한으로서는 들거든요.
◆ 김인규> 그거는 우리가 결과를 알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고요. 사실은 조종사가 판단해서 다시 돌아서 내리고 할 때는 사실 그 조종사가 이렇게 오버런해서 사고까지 이어질 거라고 만약에 예상을 했다면 또 다른 어떤 조치를 했겠죠. 설리 기장처럼. 하지만 이번 케이스 같은 경우는 기장이 정상적으로 런 웨이에 내리는 게 일단 최우선이라고 판단했을 것이기 때문에 아마 어느 조종사도 그런 식으로 판단을 했을 거라고 믿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들의 질문 지금 들어오는 거 정리하고 있는데, 두 번째 질문은 이런 게 많이 들어옵니다. 영상을 보면 이 조종사가 활주로에 착륙한 뒤에 쭉 끌면서 속도를 죽이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랜딩 기어에 브레이크가 달려 있는데 랜딩 기어가 안 들다 보니 결국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부딪히게 되는데 그 활주로가 조금만 더 길었다면, 말하자면 인천공항 3.7km, 김포공항 3.6km, 김해공항 3.2km처럼 조금 더 길었다면 그 안에 설 수 있진 않았겠는가, 이런 질문 들어옵니다. 어떻게 보세요?
◆ 김인규> 저희가 계속 만약에라는 어떤 그런 가정을 하고서 이 사건을 보는데요. 만약에 그 400미터건 얼마든 간에 더 여유가 있었다면 발생을 안 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피해를 줄였을 수도 있었겠죠. 아니면 제가 또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그 활주로 끝에 있는 그 둔덕이 없었다면 이런 사고나 폭발도 덜 했을 수도 있고 그렇다면 그런 전제가 다 사실은 만약에 기어가 정상으로 나왔으면 이렇게까지 다 되기 때문에 지금 있는 상황에서는 이 활주로가 규정에 맞느냐 적법하냐 하는 것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일단 2800m, 그러니까 2.8km는 규정상은 문제가 없다는 거죠?
◆ 김인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제일 많이 들어오는 질문이 지금 조금 전에 언급하신 둔덕 이야기인데 결국은 이 비행기가 둔덕과 그 뒤에 설치된 외벽에 부딪히면서 폭발했습니다. 이게 그러니까 꼭 외벽이 있었어야 되는가? 혹은 둔덕이 있었어야 되는가? 이런 질문이 제일 많이 들어와요. 어떻습니까?
◆ 김인규> 보통 공항의 외벽에는 이중 펜스로 해서 펜스로 쭉 두르기도 하고요. 일부 공항에서는 이렇게 이 콘크리트로 외벽을 쌓기도 합니다. 브로크담이라고 하죠. 그런데 사실은 저는 처음부터 이 사건을 보면서, 영상을 보면서 좀 의아했던 게 사실 여기 끝에 있는 둔덕이 어느 공항에서 저는 사실 본 적이 없거든요. 이런 높이에 있는 둔덕이. 그렇기 때문에 영상을 보신다면은 마지막 단계에서 그 둔덕에 부딪히면서 굉장히 큰 충돌이 일어납니다. 그걸 넘어서면서 동체가 동강이 나면서 바로 화재가 발생하고요. 그래서 만약에 우리가 이것도 가정인데 저 둔덕이 없었다면 이 항공기는 계속 밀고 나가서 그 벽까지 치고 그다음에 거기를 넘어설 수 있었겠죠. 그런데 아마도 항공기는 지금보다 좀 더 온전한 상태로 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럼 그 둔덕은 왜 설치해 놓은 거죠?
◆ 김인규> 그건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이게 보니까 거기에 로컬라이저라고 안테나를 거기에다가 설치해 놨더라고요.
◇ 김현정> 그거는 비행기 착륙 돕는 장치인 거죠? 레이저 장치.
◆ 김인규> 수평 방향의 안내를 돕는 안테나인데요. 보통은 이런 것들이 다 평지에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제 영국 스카이뉴스에 있는 전문가의 어떤 분석한 것도 좀 이렇게 봤는데 그분 얘기도 그렇습니다. 자기가 여태까지 공항을 설계하고 여러 군데를 봤지만 이렇게 활주로 끝에 이런 둔덕이 있는 거는 자기는 어디에도 본 적이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저도 사실은 어디 국내 어느 공항에도 사실 이런 데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왜 이런 거를 설치해 놨을까 하는 것도 저는 생각이 좀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둔덕에 부딪히고 그다음 그 뒤에 있는 외벽에 부딪히고 그런데 하나만 좀 없었더라도 그냥 외벽을 뚫고 갔을 거다 이렇게 보신단 말씀이세요?
◆ 김인규> 그렇죠.
◇ 김현정> 이런 부분들이 다 규명이 돼야 됩니다. 제가 여러분들한테 들어오는 질문들 중에 많은 것들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질문 위주로 여러 질문을 지금 원장님께 드리고 있는 상태인데요. 그 새떼 이야기로 잠깐만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렇게 조류 충돌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하나는 도시화 때문에 새들이 자신의 서식지 혹은 산 같은 데서 살 수 없어서 공항 인근으로 많이 온다, 이런 이야기도 있고 또 항공기 운항이 편수가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기 때문에 그런 거다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두 가지가 다 맞습니까? 조류 충돌이 더 예전보다 많아진 것도 맞고요?
◆ 김인규>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개가 다 원인이 되고요. 그다음에 일단은 공항이라는 자체는 특히 저희 나라 같은 경우 공항들이 거의 무안도 마찬가지지만 부산, 김해도 그렇고 울산이나 포항이나 그다음에 제주도 마찬가지고 또 인천, 김포도 마찬가지 다 해안가에 접해 있습니다. 김포는 조금 안쪽이긴 하지만. 그래서 왜 해안가에 줘야만 되는가 하는 부분을 또 살펴볼 수가 있는 게 대부분이 다 평지에 가깝고요. 해안으로 갈수록. 그다음에 또 중요한 게 이 소음 관련된 문제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 김현정> 민가에.
◆ 김인규>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동안에. 그래서 이 인구 밀집 지역이 점점점점 밀려나가면서 공항도 점점 그 외곽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고 그래서 지금 아까 앞서 말씀하신 그런 이유하고 제가 지금 말씀드린 이런 내용들이 같이 복합돼서 그런 조류 충돌의 위험성을 안고서 자꾸만 그래도 해안 쪽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그런 사유가 되기도 하는데요.
◇ 김현정> 그런 또 피치 못할 사연이 있는 거군요. 해안으로 가야 되는. 그럼 새떼와 충돌을 막을 조금 더 적극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되지 않나요?
◆ 김인규> 물론 공항에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조류 퇴치 팀이 활동을 하긴 하는데 그게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습니다. 일단 지역적으로도 그렇고 공간적으로도 고도에 얼마 이상 올라가서는 도달할 수 없는 그런 범위까지 다 활동하기에는 좀 제약이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 공항 같은 경우는 사람은 잘 못 듣지만 새들만 듣는 그런 주파수대가 있습니다. 새들이 아주 싫어하는 데시벨의 소리를, 소음을 계속해서 공항 주변에다가 이렇게 뭐라 그럴까요? 작동을 시킨다고 할까요? 그래서 새들이 아예 접근을 안 하도록 공항 주변으로, 그런 방법을 쓰는 경우도 있고요.
◇ 김현정> 우리는 안 해요? 그거 없어요, 우리는?
◆ 김인규> 저희도 일부 사용하는지는 제가 정확히 모르겠는데 제가 다른 공항의 사례로서 제가 지금 살펴본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희도 참고해서 필요하다면 할 필요는 있고 그다음에 이런 저런 것들 이렇게 여러 가지 고민을 하는데 이거는 저희만의 문제는 아니고 해외 모든 공항들도 다 안고 있는 숙제이기도 합니다.
고개숙여 사과하는 제주항공 경영진 (출처: 연합뉴스)◇ 김현정> 그러니까요. 제가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 엔진으로 새가 들어갈 경우에는 작은 새면 상관없지만 큰 새일 경우, 이번처럼 큰 새일 경우에는 이게 방법이 없다. 그냥 엔진 고장 나는 거다, 그렇게 말씀하셨단 말입니다. 그런데 발생률이 많진 않지만 한 번 발생하면 이렇게 엄청난 사고로도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조류 충돌에 관한 조금 더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되지 않을까 이 생각이 들고요.
지금 막 속보가 들어왔는데요. 참사 하루 만에 제주항공 동일 기종, 그러니까 737, 800기종을 말하는 거겠죠. 동일 기종에서 또 랜딩 기어에 이상이 발생해서 회항을 했다는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오늘 오전 6시 37분 김포를 출발해서 제주로 가던 제주항공 씨 C7101편, C7101편 이거 역시 모델이 같다는 얘기입니다. 이륙 직후에 랜딩 기어에 이상이 발생해서 다시 김포공항으로 회항을 했다는 속보가 들어와 있습니다. 지금 이 기종의 문제를 좀 살펴봐야 될 것 같은데 737, 800이라는 기종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혹시 15년이라면 기령이 너무 오래된 것인가. 아니면 가동 시간이 너무 길었던 것인가? 어떻게 보십니까?
◆ 김인규> 기령 자체는 아까도 앞에서 말씀하시던데요. 15년이면 물론 짧은 시간은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아주 노후 항공기라고 보기는 조금 애매한 그 시간이고요. 저희가 통상 20년부터 노후 항공기로 분류를 하니까. 그런데 문제는 15년이라는 그런 시간보다 사실은 꾸준히 그다음에 주기적으로 정비를 얼마큼 잘해 왔는가가 중요한 부분이지 사실은 15년이라는 시간은 그게 큰 이슈는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기령이 15년 된 거면 노후 항공기로 치지는 않는다는 말씀. 그렇다면 구동시간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지금 보니까 이 제주항공이 한 대당 월 418시간을 운영합니다. 대한항공이 355시간, 아시아나가 335시간, 진에어가 386시간 운행하는데 이 제주항공 같은 경우에는 1대당 평균 418시간 운행하더라. 그게 좀 뭔가 비행기에 스트레스를 준 건 아닌가,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김인규> 그런 개연성은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사실은 조종사도 마찬가지지만 항공기도 터널 하드 타임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부분들을 인터벌을 짧게 하면 짧게 할수록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시간이 물론 법적으로 정해진 최소 시간은 지킬 겁니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이 반복되다 보면 정비의 어떤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 생존자가 딱 두 분 있죠. 남녀 승무원 1명씩인데 아마 그 항공기의 꼬리 부분, 맨 후미에 탑승했던 것 같습니다. 그 항공기에서 물론 이런 사고가 벌어지면 안 되겠습니다만 사고가 났을 경우에 그래도 가장 안전한 곳은 후미 쪽이다. 이게 맞습니까?
◆ 김인규> 그렇게 보기는 좀 어려운 것 같고요. 어떻게 보면 만약에 그렇게 말씀드리자면 무조건 손님들이 앞으로는 후미가 안전하니까 뒤로 가야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저희가 그 어떤 예로 보면 이전에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나 사고 같은 경우는 사실은 접근하면서 동체 후미가 지상을 치면서 후미에 있는 승객들만 또 빠져나와서 사망했던 사고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항공기에 어느 좌석도 사실은 사고 유형에 따라서 손상을 입을 수 있는 거지 어느 자리가 안전하고 어느 자리가 불안정하고 이렇게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겠네요. 사고의 케이스, 사고의 상황에 따라 그건 다 다를 수 있는 문제다 이런 말씀. 알겠습니다. 한 30초 남았는데요, 원장님. 이번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우리가 규명해야 될 부분 한 부분만 짚어주신다면요?
◆ 김인규> 일단은 돌아가신 분들한테 이렇게 저렇게 얘기하는 게 참 굉장히 조심스럽기도 합니다만 이런 과정을 저도 이렇게 좀 지켜보면서 굉장히 풀리지 않는 의구심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단계적으로 조류 충돌 시점부터 시작해서 항공기 랜딩기어를 왜 못 냈던가 아니면 왜 안 냈을까 그다음에 공항의 설계라든가 아니면 둔덕에 대한 이런 부분들, 이런 것들은 왜 이렇게 필요했을까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번 이 사건을 사고를 계기로 조사를 좀 이렇게 너무 여론에 휘말리지 않고 그런 것들을 차분하게 이렇게 좀 단계적으로 조사를 해서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김인규 원장님 고맙습니다.
◆ 김인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항공대학교 비행교육원의 김인규 원장 만나봤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