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3시간 기다리라고요?"…'역대급 독감'에 늘어선 병원 대기줄

보건/의료

    "3시간 기다리라고요?"…'역대급 독감'에 늘어선 병원 대기줄

    '대기인원 80명'에 다른 병원 발길 돌려
    1시간 대기는 기본…"그나마 오늘은 없는 편"
    질병청 "설 연휴 전 백신 접종 받아달라"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8일 경기 안양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정성욱 기자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8일 경기 안양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정성욱 기자
    "3시간은 기다리셔야 할 것 같아요."

    8일 오전 10시 경기 안양의 한 소아과병원은 진료를 기다리는 어린이 환자들로 가득 찼다. 병원 내 전광판에는 대기 인원 80명이라는 숫자가 찍혔다.

    자녀 손을 꼭 잡은 부모들은 하염없이 순번을 기다렸다. 진료 가능 여부를 묻는 질문에 병원 관계자는 "지금부터 3시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하지만 환자가 너무 많아서 정확히 얼마나 걸릴지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부 환자들은 대기 시간을 들은 뒤 진료를 포기하고 다른 병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안양의 또다른 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마스크를 쓴 환자들이 대기석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환자들이 진료를 마치고 처방전을 들고 나올 때마다 그만큼 새로운 환자들로 병원이 들어찼다.

    진료를 마친 한정은(가명·68)씨는 "1시간 정도 기다렸는데 그나마 오늘은 사람이 없는 편"이라며 "이틀 전에는 환자들이 더 많아서 내부가 꽉 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은 평소에도 다니던 병원인데 요즘처럼 환자들이 많은 건 처음 봤다"며 "우리 딸도 감기에 걸려서 약국에 갔더니 30분이 걸린다고 해서 기다렸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점심 시간에 짬을 내 병원을 찾은 직장인 환자들은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낮 12시 30분쯤 성남의 한 이비인후과를 찾은 직장인은 "병원 점심 시간이 겹쳐서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밥 먹고 다시 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역대급으로 증가하면서 병원에는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천명 중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지난해 마지막 주(2024년 12월 22~28일) 73.9명으로 전 주 31.3명보다 약 2.4배 증가했다. 이는 2016년 최고 정점(86.2명) 이래 최고 수준이다.

    의료진들은 이같은 호흡기 바이러스가 급성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속한 예방접종을 권하고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유행하는 A형 독감 바이러스는 H1N1, H3N2 등 2개이기 때문에 하나에 걸렸더라도 다음에 (다른 바이러스에) 또 걸릴 수 있다"며 "오는 2월 이후에는 B형 독감도 유행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독감이 걸렸더라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청 역시 집단 활동이 활발한 오는 설 연휴 전에 백신을 접종하기를 권고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다가오는 설 연휴 기간 동안 이동량이 많고 집단 활동이 활발해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감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65세 이상, 임산부, 어린이 등 고위험군은 설 연휴 전 미리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으시기를 적극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