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불이 나자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화재가 발생해 약 4시간 만에 초기 진압이 완료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문화재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용산소방서 김명완 재난관리과장은 1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더 이상 화재 연소 확대는 없을 것으로 판단 된다"며 "12시 31분 부로 초진 됐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불이 난 직후 '월인석보', '정조의 편지' 등 지정 문화유산 26건(257점)을 인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이던 8만 9천여 점의 자료 역시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증축 공사가 진행 중이던 박물관 3층에서 발생했다. 당시 박물관 내부에 있던 작업자 6명 중 4명은 스스로 대피했고, 나머지 2명은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진화 작업 및 인명 검색 과정에서 소방대원 1명이 철근 낙하물에 맞아 약 2미터가량 추락했다. 해당 소방대원은 가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오전 9시 30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76대와 인력 260명을 동원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 과장은 "지금 (박물관은) 공사 중이라 천장에서 떨어진 낙하물이 많고 가연물이 쌓여있어 다 들어내야 한다"며 "완진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박물관이) 공사 중에 스프링클러를 중지한 걸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제연 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연 설비는 화재 시 연기가 복도나 계단 등 피난 경로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인 박물관은 2014년 한글과 한글문화를 알리기 위해 개관했으며, 조선 제22대 임금인 정조(재위 1776~1800)의 편지와 글씨를 모은 '정조 한글어찰첩', 한국 최초의 가집 '청구영언' 등 다양한 보물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박물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지난해 10월부터 '교육공간 조성 및 증축' 공사를 진행 중이며, 1년간 휴관한 상태다. 재개관은 올해 한글날인 10월 9일 이전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