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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희 강동구청장의 '새로운 6천년, 다시 뛰는 강동'

이수희 강동구청장의 '새로운 6천년, 다시 뛰는 강동'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하는 이수희 서울 강동구청장. 강동구청 제공CBS 노컷뉴스와 인터뷰하는 이수희 서울 강동구청장. 강동구청 제공
요즘 나라경제가 말이 아니지만 서울 강동구에서는 새로운 활력이 꿈틀거린다. 강동지역 시민들의 삶과 대한민국 시민들의 삶이 크게 다를리 없겠지만, 도시의 발전 측면에서 '꿈틀거린다'라는 표현만큼 어울릴 단어는 없을 것 같다.
 
말 그대로 서울 강동 지역의 경제지도가 바뀌고 있다. 새해 벽두엔 세종-포천고속도로가 뚫렸다. 올림픽대로와 수도권1순환고속도로,서울양양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 등 이 지역엔 광역고속도로만 5개에 이른다. 사통팔달로, 전국 어디든 접근성이 뛰어난 도시가 됐다. 올림픽대로 강동고덕IC 근처엔 '고덕비즈밸리'도 우뚝우뚝 들어섰다.
 
서울 한강구간의 전 지역은 그간 도심과 토끼굴로만 연결됐다. 이제는 올림픽대로 구리암사대교 구간에서 '암사초록길'이라는 이름의 덮개 보행길이 3월에 개통될 예정이다. 올림픽대로 위로 길을 건너 한강 광나루 공원에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강동구의 남동쪽에선 전국 최대 규모의 재건축정비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입주를 시작했다. 세대 수만 무려 1만 2천여 세대에 이르는 또하나의 도시가 만들어진 셈이다.
 
서울 강동구 행정을 이끌고 있는 이수희 구청장은 "파독 광부의 딸'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4년차를 맞이한 이 구청장은 현장스타일의 정치력을 지닌 행정가였다. 조직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시민들을 만나기를 좋아했다. 삼척,강릉 출신인 것을 감안해, '신사임당 리더십'에 대해 그에게 물었다. 이 구청장은 "구청장 일은 마치 친정 엄마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소탈하고 꾸밈없는 답변이었다.
 
구청장 1기의 비전을 물었다. 이 구청장은 "가장 큰 숙제가 강동의 한강이고, 두 번째는 도심지역에 과거의 역사성을 지닌 골목상권을 부활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강동지역의 한강은 여의도,반포,잠실의 한강과 다르다. 상수원보호구역,군사구역으로 보존된 천연의 한강이다. 강동구 고덕의 가래여울마을 강둑에서 바라 본 한강은 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 멀리 바라다보이는 팔당쪽 전경은 서울 도심에서 결코 만끽할 수 없는 빼어난 자연환경이다. 자연과 주거,산업이라는 삼박자를 갖춘 강동구가 사람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문화와 식도락만 업그레이드 한다면 넘사벽 도시가 될 것 같다.
 
암사초록길은 올림픽대로로 단절된 암사동 암사역사공원과 한강을 녹지로 연결한다. 폭 50M 규모로 도시와 한강의 연결성을 높여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한강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강동구청 제공암사초록길은 올림픽대로로 단절된 암사동 암사역사공원과 한강을 녹지로 연결한다. 폭 50M 규모로 도시와 한강의 연결성을 높여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한강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강동구청 제공
다음은 이수희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요즘 강동구가 시끌벅쩍 합니다. 고덕비즈밸리 업무단지를 비롯해 암사역사공원, 암사초록길, 고덕천 정비 등 큰 공사들이 즐비합니다. 올해 강동구의 가장 큰 변화로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요?
 
A. 손꼽을 수 있는 큰 변화는 고덕비즈밸리의 완성이지 않을까요. 지난해 18개 기업이 입주했고, 올해 6개 기업이 들어오면 입주가 대부분 완료돼요. 이미 1만 여명이 상주 근무하고 있어요. 특히 4월 말엔 서울에서 처음으로 이케아가 입점하는 대형 종합쇼핑몰인 '강동아이파크더리버'가 문을 엽니다. 영화관,이마트,체육시설이 구비돼 강동의 랜드마크가 될 거에요. 한강뷰와 멋진 야경을 서울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할 겁니다. 고덕비즈밸리는 동부 수도권의 중심지가 될 거로 기대해요. 또 고덕비즈밸리와 연결되는 고덕천, 망월천 정비사업도 내년 2월까지 마무리 될 예정이어서 새로운 강동의 한강이 고대됩니다.
 
다음으로는 천호동 지역이에요. 과거에 유흥가가 많던 곳인데, 15년 이상 걸려 재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입니다. 올해 말, 내년 초에 입주가 다 끝나는데요. 여기 중장년층이나 젊은층이 많이 오실 것 같아요. 주변 생활환경 개선이 무척 중요합니다. 예를들어 마사회 발매소가 있는데 교육적 문제나, 환경 문제가 있기 때문에 주민들을 위한 생활환경 개선에 역점을 둘 예정입니다.
 
Q. 강동구의 큰 숙제인 한강 얘기로 더 들어가보죠. 강동구의 한강은 서울 도심에 없는 자연의 한강이에요. 그런데 이용하기가 힘들다는 중평입니다. 그동안 강동구의 한강변 대부분이 그린벨트였는데 이제 업무단지나 주거지로 개발됐지 않습니까? 강동의 한강 매력을 어떻게 만들면 뽐낼 수 있을까요?
 
A. 강동구 지역 한강 상류는 수중보,취수장 등으로 인해 상수원 보호구역,군사보호구역 등 여러 규제로 묶여있었어요. 그러기 때문에 그간 잠실까지만 개발이 됐습니다. 그런데 암사 선사유적지와 한강을 잇는 암사초록길이 다음달에 개통이 돼요. 올림픽도로 최초의 덮개 길인 셈이죠. 보행길로 역사공원과 한강을 잇는 거에요. 서울에서 가장 빼어난 석양 명소 중 하나가 될 지역입니다.
 
초록길을 통해 한강으로 가면 고덕.하남방향의 한강은 원시 자연 그대로입니다. 생태공원들 이에요. 지금은 자전거 길하고 좁은 보행길만 있는데 걸어보시면 아주 절경입니다. 남양주,팔당 방향으로 보이는 강과 산이 기막힙니다. 굳이 양수리까지 안 가셔도 돼요. 자연 한강입니다.
 
강동구 가래여울마을 강둑에서 바라 본 한강이다. 강 건너 맞은편이 남양주시 미음나루이고, 더 멀리 보이는 산들은 와부읍에 위치한 적갑산 등 줄기들이다. 강동의 한강은 도심에서 볼 수 없는 자연그대로의 한강이다. 강동구청 제공강동구 가래여울마을 강둑에서 바라 본 한강이다. 강 건너 맞은편이 남양주시 미음나루이고, 더 멀리 보이는 산들은 와부읍에 위치한 적갑산 등 줄기들이다. 강동의 한강은 도심에서 볼 수 없는 자연그대로의 한강이다. 강동구청 제공
여기를 강 반대편(강변북로)에서 보면, 물가에 나무들이 무성한데, 마치 맹그로브 숲처럼 보여요. 그런 느낌이에요. 저는 한강 길을 걷다보면 수면 쪽에서 데크라든지, 친환경 시설을 만들어서 한강변을 즐겼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한강 수면을 걷는 것 같은 '수변 산책로'를 구상하고 있는데, 그거는 한강 어디에도 없어요. 물론 상수원보호구역이니까 환경문제를 소홀히 하면 안 되죠
 
이런 한강에서 뛰고 걷고 달릴 수 있다면 멀리 차를 타고 교외로 굳이 나갈 필요가 없죠. 시간도 절약되고요. 우리 구가 서울시 등과 협의해서 친수공간으로, 시민들이 접근하기 좋은 자연 그대로의 한강공원으로 개발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암사역사공원을 거쳐 쭉 올라가서 고덕생태습지,고덕비즈밸리를 지나 고덕천으로 들어오시면 중단거리 마라톤 코스도 될 수 있거든요. 강변 고덕비즈밸리에는 JYP 신사옥도 들어올 예정이기 때문에 문화까지 가미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습니다.
 
단지 안타까운 사실은 강동구 한강수변 앞으로 상수원보호구역이 그어져 있다는 점이에요. 기술발전이 됐기 때문에 충분히 극복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고덕비즈밸리는 유통판매, 상업.공공시설 시설용지로 나누어 조성됐다. 한강변 유통판매시설에는 이케아와 영화관, 인피니니풀, 카페 등 다양한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강동구청 제공고덕비즈밸리는 유통판매, 상업.공공시설 시설용지로 나누어 조성됐다. 한강변 유통판매시설에는 이케아와 영화관, 인피니니풀, 카페 등 다양한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강동구청 제공
Q. 아까 천호동 등 도심 개발과 상권 부활에 대해서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A. 솔직히 송파구에 잠실이 있다보니까, 지금까지는 송파의 영향력이 컸어요. 그런데 재개발도 속속 진행됐고, 고덕비즈밸리도 들어섰고, 강동구도 다른 상권이니까 개성 있는 골목 상권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도심에 역사성과 과거의 기억을 지닌 개성있는 골목상권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암사동 지역은 암사역사공원이나 한옥마을이 들어서고 새로운 콘텐츠들이 계속 들어올 거에요. 실제로 8호선이 남양주 별내까지 연결됐어요. 연장선이 개통하고 남양주 구리에서 우리 암사전통시장으로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암사전통시장이 꽤 커요. 강동구에 지금 사방에서 길이 뚫렸잖아요. 포천-세종고속도로도 그렇고,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거고, 지하철이 됐든 도로가 됐든, 그 물리적 변화를 우리만의 콘텐츠로 키워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남 모란에서 남양주 별내까지 지하철 8호선이 연장되면서 최근 남양주와 구리쪽에서 암사전통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 강동구청 제공성남 모란에서 남양주 별내까지 지하철 8호선이 연장되면서 최근 남양주와 구리쪽에서 암사전통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 강동구청 제공
Q. 지난 3년간 구정 경험을 했는데, '구청장'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구청장을 하면서 깨달은 거는 '(주민들이) 이런 것도 민원을 넣나'할 정도의 얘기를 할 때가 많다는 거에요. '이런 것도 해달라'고 하지만 '이런 얘기도 좀 들어달라'는 말씀이죠. 민사 개인문제도 있고 그래요. 그런 민원을 접하면 구청장 일이 '친정 엄마와 같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돼요. 구청을 어떤 문제를 풀어줄 것같은 친정처럼 생각한다는 거죠.
 
우리나라의 특유의 정서인 것 같고, 우리 공공행정 서비스도 거기에 맞춰 발전해왔기 때문에 대한민국처럼 친절한 행정기관은 없을 거에요. 그래서 저는 구청은 '친정'이고, 구청장은 '친정 엄마와 같다'고 그런 생각을 가졌어요. 주민들도 바라는 게 그거 아닌가 싶습니다.
 
Q. 구청장으로 정치인생을 본격적으로 살게 됐는데, 어떤 정치인이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까?
 
A. 개인적으로 이재오 전 의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MB때 이재오 의원이 실세였잖아요. 언론에서 '점령군'이라고 표현할 정도였죠. 한 번은 회의가 있었는데, 속된 말로 제가 좀 '싸가지'없이 솔직하게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그 점을 잘 봤나 봐요. 그래서 정치를 시작한 거죠.
 
구청장에 당선되고 "덕분에 제가 구청장까지 합니다"라고 인사했더니, "내가 한 게 뭐 있냐, 그거는 네가 그만큼 쌓아왔으니까 기회를 잡은 거지. 열심히 해라"라고 격려해 주더라구요. 저도 그런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하하하…
 
Q. 마지막으로 중고교 졸업식이나 학교 행사를 많이 가는데,,청소년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시는가요?
 
A. 우리 강동구에 명문 학교가 많아요. 하지만 명문이라는 것이 무얼까요. 사실 즐겁게 학교 다니면 그런 학교가 명문이지요. 대학 잘 보낸다고 좋은 학교냐라고 따지면 한도 끝도 없어요. 우리 구청에서 '더 베스트 강동교육 벨트'라는 제도를 만들었어요. 고교학점제로 바뀌었으니까 그 제도에 맞게 학교들이 커리큘럼을 좀 만들 수 있게 도와주려는 제도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살아라, 어떻게 살아라"라고 얘기하기가 더 어려운 세상인 것 같아요. 우리가 살아보지 않은 세상이 펼쳐지고 있잖아요. 답을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구요. 다만 청소년기는 누구나 불안한 시대이고 불안한 나이라고 위로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돌아보면 그때처럼 찬란한 때도 없고 다시 오지 않는 시대이니까, 좋아하는 일 열심히 찾아보고, 그리고 자신감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주로 얘기합니다.
 
이수희 구청장은 선사시대 유적이 있는 암사역사공원을 들어 강동구는 '새로운 6천년'을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기에 1만 2천 명 넘게 근무하는 고덕비즈밸리라는 새 업무단지를 한강변에 갖게 된 것은 새로운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6천년 선사시대의 역사성을 가진 도시를 업무시설과 문화가 융합된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시켜 '다시 뛰는 강동'을 만들겠다는 포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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