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통일부는 지난 21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서기의 북한 방문에 대해 시기적으로나 일정상으로나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며 "상황을 엄중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쇼이구 서기의 방북은 시기적으로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의 방북 후 불과 4일 만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구병삼 대변인은 또 쇼이구 서기가 "일정상으로는 당일 일정으로 방북"했다며 "이 또한 북한과 러시아 간의 거리를 고려할 때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구 대변인은 "쇼이구 서기가 국방장관이던 지난 2023년 7월 북한의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직후인 그 해 9월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북·러 정상회담을 개최한 바 있고, 지난해 9월 쇼이구 서기가 방북한 뒤에는 그 다음 달부터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본격화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방북에서도 양자 간 주요 협의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상황을 엄중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통일부도 이례적으로 평가했지만, 쇼이구 서기가 루덴코 외무차관 방북 4일 만에 모스크바로부터의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당일 일정으로 푸틴 대통령의 '중요 친서'를 들고 북한을 방문한 데는 그렇게 해야만 하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루덴코 외무차관의 방북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파병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기술 등 각종 대가 지원이 지연됐을 가능성, 미국과 러시아의 부분휴전 및 종전협상 과정에 대해 북한이 불만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러시아의 상황설명이 필요했을 가능성, 북한군 포로의 신병처리 문제에 대한 북한의 불만 가능성 등 다양한 요인이 거론된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 조정과 함께 추가 파병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쇼이구 서기를 접견하고 나눈 담화에서 "조로 두 나라의 안전 이익과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중요문제들, 지역 및 국제정세에 관한 양국 지도부의 견해와 의견들이 폭넓게 교환되었으며 완전 일치한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시간 이상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담화에서 북·러 양측의 이견이 해소됐음을 알리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앞으로도 국가주권과 영토완정, 안전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러시아의 투쟁을 변함없이 지지하려는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선택이며 견결한 의지"라고 강조하면서 지속적인 지원방침을 확인했다.
아울러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 조약 조항들을 '무조건적으로 실행'하고, 안전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교류 협력을 확대 강화하는 사업에 대해서도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