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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딴 성폭행 발생 인도, 해법은 가해자와 결혼?"



사건/사고

    "잇딴 성폭행 발생 인도, 해법은 가해자와 결혼?"

     

    -인도 성폭행, 낮은 여권의식이 문제
    -여전히 통용되는 '카스트'도 성폭행 부추겨
    -성범죄는 '행실탓'으로 생각하는 이 많아
    -여성 홀로 인도 여행할 땐 조심 또 조심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미 국제문제전문 피디


    오늘 화제인터뷰는 우리나라가 아닌 저 멀리 인도 얘기를 해 볼까합니다. 인도에서 잔인한 성폭행 사건이 연달아 벌어지면서 또 한 번 세계적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16살 소녀가 버스에서 집단성폭행을 당한 뒤 불태워져 살해를 당했는데 하루 뒤에 인도로 여행을 온 폴란드 여성이 택시 타고 가다가 기사에게 성폭행 당한 후 벤치에 버려집니다. 여러분 기억하실 거예요. 재작년에도 버스 타고 귀가하던 여대생이 집단성폭행 당한 뒤 숨진 소식. 이건 전세계적인 분노를 일으키기도 했었는데요.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비슷한 성폭행 문제가 벌어지는 이유 도대체 뭘까요.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PD죠. 김영미 PD 연결해서 현장의 생생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김영미 PD님 안녕하세요.

    ◆ 김영미> 안녕하십니까. 김영미 PD입니다.

    ◇ 김현정> 참 인도의 성폭행 사건은 하도 많아서 최근의 것부터 차근차근 짚어보죠. 지난주 폴란드 여성 같은 경우는 심지어 2살 아기를 데리고 택시를 탔는데 기사에게 성폭행 당했어요?

    ◆ 김영미> 그것도 업무차 뉴델리로 가는 택시 안에서 성폭행을 당했는데요. 인도경찰은 아마도 택시기사가 마취제 같은 것을 사용해서 150km의 여정 중에 수차례 걸쳐서 강간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마취제를 먹인다든지 뿌린다든지 한 뒤에 수차례 성폭행을 했다?

    ◆ 김영미> 그것도 아기가 있는 상황에서 그랬기 때문에, 또 외국인 여성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이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 전날에도 믿지 못할 소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16살 소녀가 집단성폭행을 당한 다음에 살해까지 당했잖아요.

    ◆ 김영미> 살해까지 당하는 것은 대부분 성폭행에 관한 증거인멸 그런 것 때문에 아마 그렇지 않았나라고 현재는 추정하고 있는데요. 역시 인도 성폭행 사건이 가장 이슈화됐던 건 지난 2012년 12월에 수도 뉴델리에서 여대생이 버스 안에서 남성들에게 집단성폭행 당하고 치료를 받다 숨진 사건이죠. 한국 여대생도 그와 비슷한 시기... 작년 1월이었습니다. 인도 정부의 리조트에서 호랑이 사파리 관광하다가 현지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건도 있었고요.

    ◇ 김현정> 그때 음료수 주는 것 들이마셨다가 그랬던 걸로 제가 기억을 하는데. 맞죠?

    ◆ 김영미> 네, 맞습니다. 호의로 생각해서 마셨던 것이 문제가 돼서 그런 불행한 사고가 났는데요. 인도 정부 집계에 따르면 수도인 뉴델리에서만 2010년에 507건, 2011년에 572건, 2012년에 635건 이렇게 성폭행이 계속 발생을 했다고 발표가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통계에 잡힌 것만 그 정도잖아요.

    ◆ 김영미> 네, 통계에 잡힌 것만 이 정도고 그나마 이게 계속 늘고 있는 건 그나마 신고를 하고 있어서 그렇지, 원래 좀 많이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맞아요. 그래서 결국 2012년 말에는 전세계적인 지탄을 받고 인도 내에서 전국적인 항의시위가 지금도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 김영미> 지금도 시민단체하고 야당의 주도 하에 계속 시위가 열리고 있었고요. 그리고 2012년 당시에는 아주 어마어마한 시위가 수도 뉴델리에서 일어나기도 했었죠. 그래서 그때 인도에서 성폭행사건에 항의해서 시위가 이루어진 게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그전에는 이런 사건이 시위까지 갈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 김현정>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이게 시위를 해야 될 거리냐 마냐 이게 논란이 될 정도로.

    ◆ 김영미> 지금도 시위를 하는 사람을 보고 시위까지 할 일이냐고 따지는 어른들도 계시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런 사고방식이 문제인 것 같아요. 도대체 왜 인도에서는 이런 끔찍한 성폭행사건이 벌어지는데도 개선이 안 되는 걸까요?

    ◆ 김영미> 일단 여성에 대한 인권의식이 전반적으로 낮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폭행을 당해도 어디 가서 말도 꺼내지 못하고 또 인도 같은 경우는 피해자를 탓하는 문화가 많이 퍼져 있고요.

    ◇ 김현정> 피해자를 탓해요? 피해자가 행실이 어땠으면 저랬겠느냐 이런 식으로?

    ◆ 김영미> 그렇죠. 그래서 옷이나 행실, 약간 서구적인 스타일 이런 것을 빌미삼아서 여성의 문제라고 인식을 합니다. 그래서 성폭행 피해자가 오히려 가해자와 결혼을 해야 되고 그게 바로 해법이다, 성폭행의 해법이다, 라고 제시되기도 합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니까 성폭행 피해를 당하면 피해자가 가해자와 결혼하는 게 제대로 된 해법이다?

    성폭력 규탄집회를 열고 있는 인도여성들 (BBC홈페이지 캡쳐)

     



    ◆ 김영미> 그래서 최근에도 집단성폭행 당한 17세 소녀가 있었는데요. 자기 사건에 대해서 찰이 좀 많이 모욕을 주고 그랬던 부분들도 있겠지만 경찰이 고소를 취하하자고 합의하는 과정에서 가해자 중 한 명하고 결혼하라고 계속 종용을 했답니다. 그래서 17세 소녀가 자살까지 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이건 듣고도 참 이해하기 어렵네요. 사실 인도에는 카스트제도라고 불리는 계급제도가 있었다가 그게 공식적으로 폐지가 됐지 않습니까?

    ◆ 김영미> 공식적으로는 폐지는 됐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이 카스트제도라는 게 암묵적으로 허용이 되는 거죠. 그래서 어느 가문은 어떤 카스트고 또 누구는 어떤 카스트이기 때문에 같은 계급하에 결혼을 해야지 계급이 다르면 결혼하지 못하는. 그리고 또 계급이 낮은 여성들은 더 인권의식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런 카스트제도의 잔재가 여전히 성폭행에도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 김영미> 충분히 영향을 미친다고 현지에서는 보고 있고요. 아무래도 그런 낮은 계급의 여성이 혼자 밤에 돌아다닌다는 것은 그것 자체가 그 여성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거죠.

    ◇ 김현정> 저도 인도 두어 번 다녀왔습니다마는 ‘달리트’라고 불리잖아요, 불가촉천민. 그러니까 접촉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천민들. 그런 경우는 우리가 성폭행을 한들 뭐가 문제냐, 이런 인식이 있다는 거예요.

    ◆ 김영미> 그 불가촉천민뿐만 아니라 평민계급에 있는 여성들이라도 옷을 좀 서구식으로 입거나 아니면 혼자 다니거나 이랬을 때 성폭행의 표적이되는 거죠.

    ◇ 김현정> 인도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이런 성폭행사건 어떻게 바라보고 있던가요?

    ◆ 김영미> 나이 드신 분들은 대부분 성폭행 당한 여성이 가정교육에 문제가 있거나 행실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심지어는 라자스탄의 한 의원은 사립학교 여학생의 치마교복 때문에 성폭행이 계속 나고 있다. 그래서 이를 금지하자고 제안도 했었습니다. 이런 걸 국회의원이 얘기했다는 것 자체가 인도의 낮은 여성의식을 보여준다고 생각되고요. 그런데 그나마 다행인 건 재작년 벌어진 여대생 버스성폭행 사망사건 그 이후로 성폭행도 범죄라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젊은 세대는 성범죄도 강력처벌해야 된다는 생각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어떤 구체적인 대책은 정부에서 내놓은 건 없나요?

    ◆ 김영미> 버스 여대생 성폭행 사건 이후에 피의자들이 아주 중형을 받았어요. 그래서 4명에게 이례적으로 사형이 선고됐는데요. 이런 경우는 아주 희귀한 경우입니다.

    ◇ 김현정> 인도에서는 드문 케이스라는 말씀이지요.

    ◆ 김영미> 그리고 한국 여대생 성폭행, 아까 말씀드렸던 거. 그것도 피의자가 10년형을 받았고요. 이렇게 중형이 선고되는 이유는 국제적 여론이 집중이 됐고 또 시민들의 공분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이런 중형이 선고된 근거는 성폭행 관련자 처벌법이 통과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성폭행 피해자가 죽거나 아니면 식물인간이 되거나 이랬을 때 가해자한테 사형도 선고할 수 있도록 만든 법안이고요. {RELNEWS:right}

    ◇ 김현정> 알겠습니다. 법은 좀 정비가 된 것 같네요. 인식의 문제네요, 인식의 문제.

    ◆ 김영미> 인식도 문제이고 또 성폭행의 범위가 어느 정도고 성추행이 어느 정도까지 범위고 이런 것들도 인도 여성들이 아직은 잘 모르는 것, 그런 것도 상당히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인도 여행 하는 여성분들은 굉장히 조심해야겠군요?

    ◆ 김영미> 국제 사회가 인도의 성폭행문제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바로 인도로 여행가는 국제 관광객이 많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인도에서 외국여성이 성폭행당하는 사건이 계속일어나는데 외국 여성은 성적으로 개방적일거라는 인도 남성들의 착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폴란드 여성의 경우도 인도에서 의류 사업차 거주중이고 인도를 오래 다닌 외국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에서 불행한 일을 겪은 것이지요. 인도라는 나라를 여행하는 것은 분명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여성 혼자 여행하려면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수도 델리를 빼면 대부분 밤거리는 어둡습니다. 공중 화장실이나 골목을 갈때는 반드시 일행과 같이 가야하고 낯선 남자들의 호의를 거절해야 합니다. 음료수나 맥주에 마취제를 타거나 혹은 납치를 해서 강간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밤에 버스나 택시를 홀로 타는것도 삼가야 합니다. 숙소에 혼자 투숙할 때는 반드시 잠금장치를 확인해야하고요, 아주 시골을 가야한다면 한국 대사관에 행선지를 알리는 것도 좋습니다. 혹시라도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연락할 비상 연락망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조심해서 인도로 여행가서 좋은 추억만 쌓고 오는 것이 인도를 오래도록 추억할 수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 김현정> 너무 먼 나라의 얘기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팔짱끼고만 있을 일은 아닌 것 같고요. 우리 관심, 나아가서 전세계의 관심이 모아질 때 인도를 움직일 수 있을 거라 이런 생각이 듭니다. 김영미 PD 오늘 소식 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영미> 감사합니다.

    ◇ 김현정> 프리랜서 PD 김영미 PD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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