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이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완화되면서 안정세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러시아와 서방의 일촉즉발 위기로 급락했던 미국과 러시아, 유럽 증시는 이날 급반등했고 미국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의 가격은 하락했다. 원유와 밀 등 일부 곡물 가격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전보다 호전됐지만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아 앞으로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美 다우 227p 상승…러시아 증시 5% 이상 급등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27.85포인트(1.41%) 뛴 16,395.88에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28.18포인트(1.53%) 높은 1,873.91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74.67포인트(1.75%) 오른 4,351.97을 각각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2.43% 오른 9,585.95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도 1.67% 상승한 6,820.30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 역시 2.45% 뛴 4,395.80에 각각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50지수는 2.68% 오른 3,135.855를 기록했다.
전날 11% 이상 하락했던 러시아 증시의 MICEX 지수는 5.3% 증가했다. 2010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였다.
아시아 증시는 소폭의 강세와 약세가 엇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금값 0.9% 하락…국제유가 1% 이상 떨어져
위기가 완화되면서 금과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의 가격은 내렸다.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12.40 달러(0.9%) 내린 1,337.90 달러에 거래를 마감됐다.
미국의 국채도 가격이 하락해 수익률(금리)이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0.089%포인트 오른 2.692% 선에서 움직였다. 5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도 0.072∼0.081%포인트 올랐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59 달러(1.5%) 떨어진 103.33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2.07 달러(1.86%) 내린 배럴당 109.13 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곡물 가격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과 콩, 옥수수의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98∼2.92%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우크라이나는 주요 곡물 수출국 중 한 곳이다.
위기가 완화하면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됐던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아시아 신흥국 통화도 약세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긴장 완화됐지만 완전하게 끝난 것 아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지만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JP모건의 조셉 타니어스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상황이 이전보다 나아졌지만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이 급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