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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러시아

    <우크라사태> "불안정 오래 지속할 것"< FT>

    • 2014-03-05 10:52

    "러, 우크라 서방 견제수단으로 여겨…영향력 행사하려 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첫 공식 언급을 내놓으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정치적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서방을 견제할 수단으로 여기고 있어 우크라이나 불안정은 오랫동안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우크라이나 위기:모스크바의 태도가 신속한 해결에 대한 희망을 억제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러시아 관료와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에 대해 극도로 회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회견을 통해 "군사력 사용이 가능할 수도 있었던 크림의 긴장상황은 해소됐으며 이제 그런 필요성이 사라졌다"며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병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력 사용을 상원에서 승인받아 크림반도에 병력 1만6천명을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우크라이나가 전군에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하는 등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푸틴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를 기대하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서방의 계속되는 러시아 권력 약화 시도를 막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final straw)로 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위기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미트리 트레닌 모스크바 카네기센터 소장은 "정치적 해결은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적은 시나리오"라면서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불안정한 상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단, 첫 번째 장애물은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축출되고 나서 기존 야권이 구성한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를 바라보는 러시아와 서방의 시각이 극명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서방은 과도정부를 대화의 상대로 여기지만, 러시아는 과도정부가 '반헌법적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했다면서 여전히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합법적 대통령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러시아 정부가 기꺼이 해결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하원 세르게이 나리슈킨 의장이 우크라이나 의회 의장겸 대통령 권한 대행인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와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와 실무 접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서방의 간섭으로 악화된 위기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친러 성향의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친서방 성향 야권 시위자들에 의해 쫓겨나고 서방 국가들은 야권이 차지한 현재의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를 지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 서방 국가들을 겨냥, "우리의 파트너들, 특히 미국은 항상 자신들의 지정학적 이익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서 그것을 확고한 태도로 추구해 왔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 같은 강경한 입장이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된 후 러시아 지도자들이 서방 국가와 공존하기 위한 여러 시도들을 했으나 퇴짜를 맞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미국에 공식적 동맹을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첫 임기 초반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려 했으며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러시아-나토 미사일 공동 방어 시스템을 제안했다.

    트레닌 소장은 "이러한 시도를 한 뒤에, 푸틴은 서방이 자신을 쫓아내려 하고 있다고 봤다"며 푸틴 대통령이 재임 성공 뒤에는 서방을 적대적 세력으로 여기며 서방에 대한 경멸을 키워갔다고 분석했다.

    FT는 이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서방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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