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일부 아파트 현관문에 의문의 표시가 잇따라 발견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광주 북구에 사는 주부 A(32)씨는 도둑이 들었던 자신의 집에 지난 4일 이상한 낙서가 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사를 고민하는 글을 광주·전남 주부 회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A씨는 "잠시 외출했다가 오후 1시께 집에 돌아와 현관을 보니 누군가 X자로 표시해놔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도 현관문 옆에 표시돼 있어 다른 모양으로 그림을 그려 대충 지웠는데 또다시 표시가 돼 있는 것을 보자 A씨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1층부터 다른 집들을 확인해보니 어떤 집에는 표시가 있고 어떤 집에는 없었다.
A씨는 '오전에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기에 집에 없는 척을 했다. 전에 집에 도둑이 든 적이 있어서 무서웠는데 이사를 하여야 하는 건지 무섭다'고 호소했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광주 서구 풍암동과 북구 운암동, 광산구 신가동 등에서도 유사한 표시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주부 B(23)씨는 옆집에 항상 숫자 2와 △표시, III 표시가 돼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회원들은 전기나 가스 검침, 우유·신문 판매, 종교인 방문 등의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범죄 피해에 노출된 것은 아닌지 불안해했다.
회원들은 과거 언론보도 등을 토대로 X는 사람이 없는 상태를, ㅡ표시의 개수는 방문 횟수, ○는 여성, △는 남성을 가리킨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09년 서울과 인천 등지에서도 혼자 사는 여성이 많은 오피스텔과 원룸을 중심으로 현관문 초인종 옆에 'α,β, J, K, X, XX' 등 낙서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강·절도 범죄를 위한 표식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당시 표식들을 놓고 α,β는 거주자의 성별을, X는 여성 혼자 있는 것을 목격한 횟수이거나 집 안 거주자 숫자라는 해석이 나오는 등 온라인상에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폐쇄회로(CC)TV를 통해 낙서를 남긴 사람에 대한 추적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노후한 아파트에는 CCTV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아파트 1층 출입구에만 CCTV가 설치된 곳이 많아 결국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광주에서 현재까지 관련 피해 신고가 접수된 적은 없으며 사실 확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6일 "낙서가 발견된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하고 강·절도 연관성이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