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과 하대성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FC서울은 윤일록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자료사진=FC서울)
FC서울에게 2014년은 고생이 뻔히 보이는 한 해였다.
앞서 6시즌 동안 간판공격수로 활약했던 데얀(장수 세인티)은 물론, 주장이자 미드필드의 중심을 맡았던 하대성(베이징 궈안)이 이적했고, K리그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로는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던 아디마저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한 긴급 수혈은 뒤따랐지만 워낙 팀 내 존재감이 상당했던 만큼 완벽하게 대체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결국 서울은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부진한 모습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새 시즌 개막 후 고된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서울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극적인 무승부로 마무리하고, 비교적 열세가 예상됐던 경기는 대등한 양상으로 치렀다. 오히려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선수들은 실전을 통해 경기감각을 빠르게 되찾고 있다.
2014년 서울을 이끄는 중심에는 단연 윤일록이 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확실한 주연 자리를 꿰차지 못했던 윤일록이지만 2014년에는 마땅한 경쟁자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팀 내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나란히 2골씩 넣으며 시즌 초반 해결사 부재에 시달리는 서울의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다.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1-1 무승부로 끝난 전북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6라운드에서도 윤일록의 분명한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상대 수비수에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의 빌미를 제공했던 윤일록은 전반 27분 단독 돌파에 이은 깔끔한 슈팅으로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에도 윤일록은 과감한 공격 시도로 전북 수비를 괴롭혔다. 추가 골은 넣지 못했지만 전북은 군에서 전역한 최철순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자칫 적지에서 무릎을 꿇을 수도 있었다.
최용수 감독은 "팀이 힘든 상황에서 (윤일록의) 득점을 통해 정상적인 경기운영을 할 수 있었다"면서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모습은 분명히 칭찬을 받아야 한다. 다만 골을 넣고 나서 또 따른 기회가 왔을 때 더 욕심을 내야 한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