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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축구' 표방하던 조광래 감독은 왜 경질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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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축구' 표방하던 조광래 감독은 왜 경질됐나?

    ㅇㅇ

     

    조광래 감독이 목표로 했던 ‘만화축구’는 1년 5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짧은 패스를 위주로 경기를 지배하는 스페인식 축구를 펼치겠다던 그의 노력은 결국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지난해 7월 당시 기술위원회의 만장일치로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조광래 감독의 임기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표팀 감독의 임기가 통상 2년이었다는 점에서 조광래 감독의 임기는 사실상 2+2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결국 조광래 감독은 1년 5개월 만에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신세가 됐다. 그의 도전이 실패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조광래 감독은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인해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내년 2월에 쿠웨이트와의 마지막 경기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경질의 이유가 될 수는 없었다.

    단순한 위기감이 목표를 향하고 있는 감독의 경질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하게 한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끌던 축구대표팀은 그 동안 여러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 문제들이 한데 모여 중도 경질이라는 결과를 이끌어 낸 것으로 보여진다.

    조광래 감독이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해외파 위주의 선발 출전이 계속되며 내부 구성원 간의 신뢰가 무너졌고, 이는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선수단 소집기간이 길지 않은 탓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하지만 조광래 감독은 선수들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든 역할을 하고 말았다.

    어렵게 대표팀에 승선한 K리거들은 제대로 된 출전기회도 얻지 못하며 불만이 쌓여갔다. 점차 국내파 선수들은 찬밥 신세가 됐고, 해외파 선수들은 조광래 감독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부담스러워 했다. 선수 개인이 처한 상황에 개의치 않는 차출에 반발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조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운영했지만 최근 들어 해외파 선수들의 차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며 성적이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급격한 하락세의 출발선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밴쿠버)의 대표팀 은퇴. 이후 이청용(볼턴)까지 부상을 당하며 부동의 주전 3명의 공백이 발생하자 이를 대신하기 위한 과정이 시작됐고, 이 때부터 대표팀은 고전이 시작됐다.

    코칭스태프와 대한축구협회와의 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과 중복된 선수의 차출을 두고 이회택 전 기술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며 대한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미운 털까지 박혔다. 지난 1년 5개월 동안 쌓여온 갈등이 한 번에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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