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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암치료 어떻게 할까? ④ 대장암

    [CBS노컷뉴스·국립암센터 공동기획]

    암은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균수명(2010년 기준 남자 77, 여자 84세)까지 살 경우 남자는 3명 중 1명, 여자는 4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

    100세시대를 공공연히 말하는 요즘, 무병장수의 최대 걸림돌인 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한국인에서 발생이 잦은 각종 암에 대한 최신 진단·치료법을 국립암센터 의료진의 도움으로 시리즈로 살펴본다.

    한국인의 암 발생 패턴이 급변하고 있다.

    2009년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인을 괴롭히던 위암, 간암, 폐암은 발생이 점차 줄어드는 반면 갑상선암, 대장암, 유방암의 발생률은 치솟고 있다.

    서구식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암 발생이 '선진국형'을 빠르게 닮아가고 있는 것. 변화의 중심에 대장암이 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 대장암 발병률은 10만 명당 46.9명으로 아시아에서 1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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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암센터 대장암센터의 오재환 박사에 따르면 그러나 '대장암 비관론'은 섣부르다.

    최근 들어 대장암의 진단과 치료기술이 좋아지면서 치료성적이 날로 좋아지고 있어서다.

    1993~1995년 54.8%이던 국내 대장암 5년 생존율이 2004~2008년 70.1%로 급등한 것도 낙관론의 배경이다.

    오재환 박사에 따르면, 대장암 수술에서는 복강경으로 대표되는 최소침습수술이 대세다.

    수술시 절개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 수술은 통증 발생을 줄이고 회복기간을 앞당겨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다빈치 로봇 수술도 큰 흐름에서 보면 복강경의 한 갈래다.

    최근 들어 신경외과 영역에서 주로 쓰이는 내비게이션 수술로 시술의 정확도를 높이면서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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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암은 대장벽의 4개 층(점막층, 점막하층, 고유근층, 장막층) 중 가장 안쪽의 점막에서 생기는 선암이 대부분이다.

    선종(腺腫)이라는 암의 전 단계를 거쳐 5~10년의 긴 시간 동안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암이 생겨났더라도 초기에 발견해 수술로 절제하면 대개 완치가 된다.

    대장암 수술에서도 '구획절제'가 일반적이다.

    수술시 암 덩어리만 잘라내지 않고 주변 조직까지 광범위하게 잘라냄으로써 재발을 막는 것이다.

    예외도 있다.

    오 박사에 따르면 'SM1캔서'가 이에 해당한다.

    암세포가 점막하에 국한돼 있으면서 임파절 절이가 안 돼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경우다.

    오 박사는 국소절제의 적응증에 대해 "점막하 조직을 3분의 1로 나눴을 때 상부 3분에 1 넘지 않고 위험인자가 없는 매우 조기암일 경우"라고 선을 그었다.

    대장암 중에서도 항문과 연결된 직장에 생겨난 암종이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깔때기 구조의 직장 중에서도 밑으로 내려갈수록 수술 난이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해부학적으로 딱딱한 골반 안에 자리한 데다 주변에 비뇨생식기, 배변신경 지나가는 탓이다.

    오 박사는 직장암 수술의 어려움에 대해 "깔때기 아래에 당구공이 박혀 있다고 가정해보라. 딱딱한 조직의 골반에 갇혀 있는 구조여서 꿰맬 수도, 뽀개서 끄집어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직장암 수술시 복강경이 더욱 적당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논쟁은 국립암센터와 서울대의 '직장암에서 항암방사선 치료 후 복강경과 개복 수술의 효과 비교' 공동연구 결과가 나오는 오는 8월께 결말이 날 전망이다.

    앞서 가설은 '복강경의 경우 개복에 비해 종양학적으로 동등하거나 나쁘지 않고, 회복에 훨씬 도움을 준다'며 복강경에 힘을 싣고 있다.

    '뜨거운 감자'에 대한 해법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직장암에 많이 진행돼 절제가 불가능할 경우 혹은 암종이 항문 가까이에 있어 항문을 보존하기가 어려운 경우, 수술 전 화학방사선 치료를 먼저 시도하는 방법이다.

    방사선과 항암화학치료로 암의 크기를 충분히 줄인 다음에 수술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오 박사는 이와 관련, "방사선화학치료를 미리 하면 암종의 크기가 줄어들어 수술하기에 좋은 조건이 된다"며 "이에 따라 비뇨생식기와 배변신경 등의 손상을 막고 항문괄약근을 살려 항문의 기능을 보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선(先) 방사선화학요법-후(後) 수술을 시행한 결과, 암의 병변이 사라지거나 병세가 호전되는 비율이 5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오 박사는 말했다.

    수술후 항암화학치료 여부는 재발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보조화학요법 중 재발 감소 효과가 가장 높다고 알려진 것은 이른바 '폴폭스 요법'으로 항암제인 5-FU에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을 추가하는 방법이다.

    분자표적치료제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재 2가지 약제가 대표적인데, 암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표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를 차단하는 세툭시맙(제품명 얼비툭스)과 암의 성장과 전이에 필요한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억제하는 베바시주맙(제품명 아바스틴)이 그것이다.

    이들 신약을 항암제와 함께 사용할 경우 병세의 진행을 늦추고 생존율을 30% 이상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두 약제 모두 재발 및 전이암에서만 효과가 증명됐고, 세툭시맙의 경우 종양 조직에 KRAS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경우에만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졌다.

    대장암 발생을 가장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예방법은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이다.

    대장암의 대부분이 선종성 용종(폴립, polyp)이라는 암의 전 단계를 거치기 때문인데, 정기 검진을 통해 용종이 보일 때마다 제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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