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병원의 간호사가 일명 '무증상 확진자'로 드러나면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의 전염 여부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이 병원 간호사인 182번(27·여) 환자가 무증상인 상태에서 전수 검사를 통해 확진자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현재 보건당국은 메르스 확진자와 접촉해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바이러스 보유 및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82번 환자의 사례로 미뤄볼 때,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당국의 감염 의심자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바이러스 보유자들이 추가로 더 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들의 확진 판정이 늦어질수록 바이러스 전파 범위 역시 넓어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실제로 전체 확진자들 가운데 일부 환자들은 아직까지 어디서 누구로부터 감염됐는지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평택 지역 경찰인 119번(35) 환자,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외래를 방문했다가 감염된 115번(77·여) 환자, 삼성서울병원 암병동에서 가족을 간병했다가 감염된 166번(62) 환자 등이다.
최장 잠복기 14일에 따른 격리 기간을 넘긴 뒤에야 증상이 발현돼 유전자 검사를 받은 환자들까지 더하면,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환자들은 줄잡아 20명이 넘는다.
이처럼 증상 발현과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사례가 다수 있는 만큼, 메르스 검사를 더 포괄적으로 실시해 확진자를 가려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최재욱 교수는 최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메르스 접촉 경험이 없더라도 발열 등의 유사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메르스 확진 검사를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상 발현 후에야 검사를 하는 현재의 방역 체제로는 불확실한 메르스 전파를 충분히 예방하기 역부족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