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이야, 숙소야' 2015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선수촌 숙소는 아파트나 콘도형 대신 이동식 카라반으로 해결했다. 주변 문경 산세와 맞물려 흡사 캠핑장 같다.(문경=임종률 기자)
'2015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를 보름 앞두고 준비가 한창인 17일 경북 문경 선수촌. 여느 국제종합대회 선수촌과 달리 문경에는 높은 숙소 건물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거대한 캠핑장을 연상시키는 광경이 눈에 띈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 대부분 종합대회는 선수단 및 관계자를 위한 아파트형 숙소를 신축하고 대회 뒤 일반에 분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소치동계올림픽이 열린 러시아,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 등 외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다르다. 10만㎡가 넘는 넓은 부지에 이동식 숙소(카바란) 350동이 늘어서 있다. 아파트식 건물이 들어섰다면 가려졌을 문경의 산세가 훤히 트인 시야에 들어온다. 기존 대회들에 비해 색다른 모습이다.
가장 큰 원인은 비용 절감 때문이다. 기존 종합대회들이 엄청난 시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적자에 허덕인 점을 교훈삼은 것. 때문에 아파트나 콘도형 선수촌 신축 대신 카라반을 택했다.
김상기 대회 조직위원장은 "선수촌 신축을 하면 800억 원이 투입되지만 이동식 숙소는 34억 원의 예산만 들어가 700억 원 넘게 비용을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카라반 개당 제작비는 2650만 원이지만 이미 분양이 완료돼 1650만 원에 팔려 실제 조직위는 1000만 원의 비용만 들었다.
물론 카라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천과 괴산에는 기존 군부대 시설을 개보수했다. 4층 빌라로 이뤄진 영천 육군 3사관학교 간부 숙소는 페인트와 벽지를 새로 했다. 문경(2000명), 영천(2500명), 괴산(4500명) 등 숙소를 분산해 해결했다.
'숙소도 군대식?'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이동식 숙소 내부. 절도 있는 배치와 흡사 군대 내무반 같은 내부가 군인대회임을 상기시켜준다.(문경=임종률 기자)
카라반이라 해도 일반 숙소와 큰 차이가 없다. 일반 캠핑용 카라반의 4배 크기로 특수 제작돼 좁지 않다. 가로 12m, 세로 3m 대형 크레인 크기다.
일반 카라반은 4명이 1동을 쓴다. 4개 침대마다 놓인 이불과 베개가 군인 특유의 각이 잡힌 채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가정용 식탁과 옷장, 냉장고와 에어컨, 빨래건조대까지 일반 숙소와 다를 게 없다. 베란다가 없는 대신 야외 테이블이 마련됐다.
화장실과 욕실까지 구비돼 있다. 이동식 숙소지만 하수도 배관이 임시로 연결돼 있어 일반 건물처럼 쓸 수 있다. 상이 군인을 위한 특수동은 3인 1실 기준이다. 화장실과 욕실까지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준비됐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 120여개, 7500여 명 선수단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진다. 10월2일부터 11일까지 10일 동안 각 나라 군인의 자존심을 건 열전이 이어진다.
축구, 농구, 배구 등 일반 종목 19개와 육·해·공 3군의 5종 경기를 비롯해 고공강하, 오리엔티어링 등 5개 군사 종목도 펼쳐진다. 문경과 김천, 안동, 영주, 영천, 상주, 예천, 포항 등 경북 일대 8개 시·군에서 열린다.
비용 절감과 함께 최대한 효율적인 대회를 다짐한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과연 소기의 목적으로 거두고 성공적인 마무리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