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롯데 신임 감독.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각오를 하고 왔습니다."
롯데는 지난 8일 이종운 감독을 경질하고 SK 수석코치였던 조원우 감독을 제17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앞서 김시진 감독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 롯데 감독은 그만큼 성적에 대한 부담이 있는 자리다. 신임 조원우 감독도 마찬가지다. 팀을 추스러야 하는 상황이지만, 성적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조원우 감독은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사실 성적이 나쁘면 그만 두는 것이 프로 아니냐. 각오를 하고 왔다. 성적을 내려고 노력하겠다. 감독 생활을 하려면 첫 번째는 성적 아니겠냐"면서 "팀 분위기를 말하는데 내가 가려는 방향대로 원칙을 세워서 선수단을 끌고 가려 한다"고 말했다.
조원우 감독은 부산고-고려대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2008년까지 쌍방울, SK, 한화 등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2011년 롯데 외야 수비코치로서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프로코치상'을 받은 경험도 있다.
계약기간은 2년.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등 총 7억원에 사인했다.
조원우 감독은 앞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수들에게 세 가지를 강조했다. 첫 번째는 '팀 퍼스트'로 팀을 희생정신을 언급했다. 두 번째는 학연, 지연을 모두 떠나 백지 상태에서 '선의의 경쟁'을 강조했고, 세 번째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해 롯데를 상대가 힘들고 피곤한 팀으로 만들자는 주문을 했다.
계속해서 선수들에게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경기장에 들어가면 고개를 들고, 두려움 없이 할 것"이라면서 "책임은 감독이 진다. 변명이나 핑계를 대지 않고, 남자다운 야구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원우 롯데 신임 감독과 일문일답
▲초보 감독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초보 감독이 됐는데 책임감이 있다. 롯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야구를 펼치겠다기보다는 선수단을 잘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현안이 많다. 코치 선임도 해야한다. 마무리 훈련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그 이후에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경솔한 것 같다.
▲SK 소속으로 본 롯데는
전임 이종운 감독이 좋은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준 것은 사실이다. 밖에서 봤을 때도 좋았다. 다만 끈기, 열정, 근성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좋은 분위기에서 성과가 났으면 좋은 팀이 됐을 것이다. 그런 부분이 조금 약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떤 방식으로 끈기, 열정, 근성을 심어주려 하나
선수들에게 원칙을 정하겠다. 경기 중에 일어나는 플레이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하겠다. 전력 질주를 안 하고, 베이스 커버 안 들어가는 등 기본적인 플레이를 간과하면 팀 기강이 무너진다.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겠다.
▲롯데로 오게 된 계기
사실 제의를 받았을 때는 상당히 얼떨떨했다. '감독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특히 롯데라서 더 그랬다. 나에게는 상당히 좋은 기회였다. 모든 코치들이 '감독을 못하겠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코치 생활을 하면서 봤던 많은 감독들의 지도 사항을 생각하면서 소신껏 하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 많은 감독들 중 인상 깊은 감독은
가장 기억에 남는 감독은 가장 오래했던 김성근 감독이다. 또 선수 말년에 만나 도움을 많이 준 김인식 감독, 지도자 생활하면서 좋은 길 열어준 양승호 감독도 많이 생각난다.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선수단을 장악했다. 물론 김성근 감독은 훈련을 많이 시켰다.
▲구체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과 강점은
다른 팀에서 경기를 하다보면 롯데는 역시 장타력, 한 방을 치는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기동력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각 팀을 돌아다니며 코치 생활을 하면서 야구는 투수 놀음이구나 생각했다. 선발도 중요하다. 또 마무리, 필승조가 약해 역전패를 당하면 후유증 2~3경기 간다. 롯데가 뒤에 투수가 헐거웠던 것이 사실이다. 공격력은 상위 클래스다. 이종운 감독이 만들어준 좋은 분위기가 최대 장점이다.
▲지향하는 야구와 등번호의 의미는
74번은 지도자 생활하면서 계속 달았다. 속옷 등도 다 74번이 써있다. 다 바꾸기 그래서 74번으로 했다. 초보 감독인 것이 사실이다. 귀를 열고 소통은 하지만, 결정은 감독이 하는 것이니까 소신있게 팀을 이끌어나가려 한다.
▲성적에 대한 부담은
사실 성적이 나쁘면 그만 두는 것이 프로 아니냐. 각오를 하고 왔다. 성적을 내려고 노력하겠다. 팀 분위기를 말하는데 내가 가려는 방향대로 원칙을 세워서 선수단을 끌고 가려 한다. 감독 생활을 하려면 첫 번째는 성적 아니겠냐.
▲손아섭,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는데
황재균 이야기는 어제 들었고, 손아섭은 감독된 뒤 부산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 입장에서는 좋은 선수와 함께 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선수의 꿈과 미래도 있다. 무조건 가지말라고 할 수는 없다. 첫 번째로 할 일은 손아섭, 황재균과 면담이다. 선수 입장을 심도있게 들어보고, 구단과도 상의를 해야 한다.
▲감독을 맡은 소감은
사실 감독 계약을 하고 나서 3~4일 붕 떠있었다. 부산 내려와서 현안들이 하나씩 생기니까 현실이구나 느꼈다. 걱정도 된다. 그래도 어쩌겠냐. 감독이 짊어져야 하는 일이다. 슬기롭게 헤쳐나가겠다 .감독 자리가 어려운 자리는 맞는 것 같다.
▲코칭스태프 구성은
구단과 상의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몇몇 코치들에게 말은 했다. 각 팀마다 코칭스태프 구성이 쉽지 않다. 능력있는 코치들은 각 구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녹록치 않다. 능력있는 코치를 모셔달라고 했다. 내가 추천한 코치들도 있다. 진행이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외국인 선수와 모두 재계약을 했는데
3명 모두 기량도 우수하고, 인성도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올해 만큼만 해줬으면 좋겠다. 기대치가 높을 수록 실망이 커진다. 상위 클래스에서 잘 해준 선수니까 올해 만큼 해줬으면 한다.
▲FA 영입 요청 계획은
일단 내부 FA는 최선 다해서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외부 FA는 좋은 선수 많이 나오니까 구단에 더 강력하게 잡아달라고 읍소하겠다.
▲선발 투수를 만들기 위한 방향은
일단 선수단 파악을 해야 할 것 같다. 코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해야 한다. 투수 코치와 몇 번 이야기를 했지만, 박세웅, 고원준 등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가 많으니까 눈으로 보고 판단하겠다. 스프링캠프 가서는 보직을 정확히 정해서 오려고 한다.
▲뛰어난 선수가 뛰어난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닌데 감독으로서 목표는
가장 곤란한 질문이다. 그냥 감독을 오래하고 싶다. 오래하고 싶은데 현실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노력하고 소신껏 열심히 하다보면 장수할 수도 있다.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잘 뛰어놀 수 있게 환경을 잘 만들어주고,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잘 해보겠다. 결과는 시즌 후에 평가 받는 것이니 최대한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