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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반도 '통일대박'에서 개성공단 '전면중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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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한반도 '통일대박'에서 개성공단 '전면중단'으로

    • 2016-02-11 11:17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오전 춘추관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달 신년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의 담화와 회견이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의 복선(伏線)이 됐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제재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개성공단 관련) 추가 조치를 할 필요가 있는지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개성공단도 대북 제재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또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을 감안해 가면서 안보와 국익에 따라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북한이 7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후 실제 현실이 됐다.

    정부는 7일 '주한미군 사드배치 관련 한미 공동발표문'을 통해 주한미군의 사드배치 가능성에 대한 공식 협의의 시작을 한미동맹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10일에는 남북한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자 남북관계의 '마지막 안전판'인 개성공단의 전면 중단 조치를 결정했다.

    북한의 핵도발 야욕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확고한 의지라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자칫 남북한이 전면 대결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정부가 10일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발표한 가운데 11일 오전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에 차량들이 철수작업 등을 위해 개성공단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더욱이 2004년 생산활동을 시작한 이래 2013년 한 차례 개성공단이 중단된 적은 있지만 우리 측의 일방적 결정으로 공단이 사실상 폐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향후 파장을 놓고 적지 않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첫째는 북한의 반발 여부다.

    당장 북한은 2013년 8월 14일에 맺은 '남북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합의' 위반이라고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당시 합의안 1항은 "남과 북은 통행 제한 및 근로자 철수 등에 의한 개성공단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남측 인원의 안정적 통행, 북측 근로자의 정상 출근, 기업 재산의 보호 등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고 규정돼 있다.

    때문에 우리 측의 일방적 전면중단 조치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라는 합의를 먼저 거둬들인 모양이 되고 말았다.

    둘째는 공단에 체류중인 우리 근로자들 184명의 안전이 걱정이다.

    정부는 10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조치 발표에 앞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 명의로 북한에 우리 국민의 안전 귀환을 위해 협력해달라는 통지문을 보냈다.

    그러나 북한이 공단 중단조치에 따른 반발로 우리 자산을 동결 몰수할 가능성이 있고, 최악의 경우 인질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북한은 2013년 개성공단 운영중단 때도 미수금 문제를 이유로 우리 기업인의 귀환을 차단한 전례가 있다.

    셋째는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엄청난 피해다.

    지금까지 개성공단의 누적 생산액은 31억여달러(3조 5600억원)이며, 이 가운데 북한의 누적 현금유입액은 5억6000만달러(6160억원)로 집계된다. 즉, 단순비교만으로도 공단 중단조치로 인한 피해가 북한보다 우리가 더 큰 것이다.

    또한 2013년 개성공단 중단 당시에 우리 기업들이 정부에 신고한 피해액은 1조566억원이었지만 정부는 7,067억원만 인정함으로써 124개 남한 기업과 5000여개 협력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부당조치'라고 규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넷째는 법적근거와 적법성 여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11일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와 관련해 정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민변은 기업활동과 재산권을 직접 제약하는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에는 법적근거와 법적절차가 수반돼야 하는데 헌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긴급 재정경제 명령이나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른 통일부장관의 협력사업 정지조치가 모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RELNEWS:right}남북 화해와 협력의 '마지막 보루'가 폐쇄된 이후 한반도 안보 상황은 한 치 앞도 모를 안갯속이 됐다.

    북한의 핵도발 야욕을 꺾기 위한 정부의 의지와 노력을 이해하면서도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가 불러올 파장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는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통일대박'을 외쳐왔지만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서 대통령의 입에서 통일은 사라졌고, 남북관계는 반목과 갈등, 제재와 반발의 대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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